시즌 종료를 이제 약 한 달 남긴 현재 어떤 기적이 일어나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불가능한 팀이 나올 때가 됐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NBA 경기 일정을 통해 서부지구에서는 4개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각각 21승45패(승률 31.8%) 새크라멘토 킹스 및 댈러스 매버릭스, 19승49패(승률 27.9%) 피닉스 선즈, 18승48패(승률 27.3%)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탈락 확정 딱지를 달게 됐다. 이제 앞으로 자신들의 전승도 다른 팀들의 전패도 소용이 없다.

물론 동부지구에는 새크라멘토 및 댈러스보다 낮은 성적의 팀들이 있지만 아직 탈락 확정은 아니다.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이 현재 서부보다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벌써부터 탈락을 확정지은 팀들에게 이번 시즌은 어떤 의미였을까. 또 남은 한 달은 어떻게 보낼까. 그저 드래프트의 높은 순위만 바라보고 보내야 할까. 그럴 수도 있지만 현재의 암울한 성적 와중에도 희망을 볼 구석은 있다. 즉 젊고 유망한 선수라는 희망의 빛줄기다.

이런 선수에 더해 앞으로 또 좋은 신인을 뽑게 된다면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현재 서부지구 하위 4팀에게는 이런 희망이 있을까.

12년째 플레이오프 가뭄을 겪게 된 새크라멘토에게 디애런 팍스는 희망을 빛줄기가 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새크라멘토 킹스

새크라멘토에서 가장 먼저 꼽을 희망이라면 어린 신인 포인트 가드 디애런 팍스(21)다. 2017년 드래프트 5순위로 뽑힌 팍스는 이미 기대치가 높은 터였다. 포인트 가드로서 좋은 190cm 신장을 갖춘 팍스에게서 눈에 띄는 재능은 어려운 슈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재주다.

상대 수비가 앞에 있어도, 팔을 뻗어 오는 와중에도 팍스는 점프슛을 넣을 수 있다. 특히 막판 초박빙의 승부에서 빛난 적이 제법 많다. 경기 종료 마지막 1분 안에 3점차 이내의 승부에서 팍스는 9회의 야투 시도 중 6개(66.7%)를 성공시켰다. 이는 리그 전체에서도 공동 9번째에 달하는 막판 승부처 야투 성공이다.

다만 어려운 슈팅을 즐겨 던지는 선수로서 결과가 불안정한 경향이 크다. 경기 당 10.7회 야투 시도에 41.4% 야투율을 기록 중인 팍스는 출전 57경기 중 야투율 33.3% 이하가 20경기에 달한다. 아직 신인이라 개선의 여지는 크지만 정체될 경우 불안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될 수 있다.

한편 신인이긴 하지만 어리지 않은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6)가 향후 2시즌 더 팀과 계약이 남아 있어 중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야투율 45.6%와 3점슛 성공률 39.9%로 11.7득점을 올린 보그다노비치는 때때로 팀의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활약을 했다. 여기에 2년차 버디 힐드(25)도 슈팅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야투율 45.3%와 3점슛 성공률 38.2%로 슈터로서 충분히 위력을 낼 수 있다.

3년차 센터 윌리 콜리스타인(25)의 경우 공격 진영 성과는 발전이 나왔지만 수비 진영 활약에서 아직 의문 부호가 있다. 앞으로 1시즌 계약이 더 남은 가운데 계속 같이 할 수 있는지 미지수다. 보그다노비치, 힐드, 콜리스타인 모두 마냥 어리진 않기에 서둘러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11일 현재 리그에서 공동 5번째로 낮은 승률을 기록 중인 새크라멘토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픽 1장과 2라운드 픽 2장을 행사할 수 있다. 2019년 드래프트의 픽들은 다른 팀에 넘어가 있는 만큼 이번 드래프트에서 확실한 구심점이 될 선수를 뽑아야 하는 당위성이 크다.

▶댈러스 매버릭스

댈러스에서 미래에 초점을 맞출 경우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1)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계약에 있어서나 나이에 있어서나 기량 발전 가능성에 있어서나 팀과의 관계에 있어서나 스미스만큼 미래가 열려 있는 선수는 없다.

사실 신인 포인트 가드로서 스미스가 올시즌 보여준 성과는 그렇게 좋진 못하다. 워낙 베테랑이 많은 팀인 댈러스는 스미스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점수 이득을 많이 냈다. 스미스가 없을 때 더 점수를 잘 냈고 스미스가 없을 때 더 점수를 적게 내줬다.

드래프트 전부터 기대가 컸던 스미스가 향후 개선과 발전을 거둬야 하는 당위성은 크다. ⓒAFPBBNews = News1
우선 평균 15득점에 담긴 야투율 39.2% 내용이 좋지 못하다. 신체 능력 등 득점원으로서 잠재력이 큰 스미스는 신인 시즌 동안 딱히 장점을 보여준 구역이 없다. 코트 위 거의 모든 구역에서 리그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야투 성공률을 보여줬다.

그래도 때때로 보여준 강심장의 승부사 기질은 스타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로써 기대를 걸 대목은 스미스가 공격의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돋보이는 움직임이다.

이외 어린 유망주는 센터 널렌스 노엘(24)이 있지만 계약이 딱 1년짜리이며 올시즌 팀과 원만하지 못한 관계를 보여준 바 있다. 때문에 계속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새크라멘토와 같이 리그 공동 5번째로 낮은 성적인 댈러스도 각각 1장씩의 드래프트 1라운드 및 2라운드 픽을 갖고 있다. 해리슨 반스(26)를 제외한 주요 선수들이 노장 대열에 속하는 만큼 어린 주축 선수의 수급이 중요하다.

▶피닉스 선즈

피닉스에는 올시즌 망신을 톡톡히 당한 경기들이 있었다. NBA 시즌 개막전 역사에서 가장 큰 48점차로 패했고, 2월에 또 48점차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는 올시즌 11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시카고 볼스의 143-94, 49점차 승부 다음으로 큰 점수 차다. 이를 포함 피닉스는 40점차 이상 대패를 4번 당했다. 승률로는 리그에서 2번째로 낮지만 경기 당 -8.9점차는 리그에서 가장 낮다.

피닉스가 이런 수모를 당한 데에는 젊은 유망주 수급에 실패한 이유가 크다. 최근 몇 시즌 연속 상위 드래프트 픽을 행사했지만 기대를 채운 적은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가 슈팅 가드 데빈 부커(22)다.

부커는 이제 득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경기를 전체적으로 이끄는 모습도 기대 받고 있다. ⓒAFPBBNews = News1
부커는 올시즌 현재 평균 34.6분 동안 25.3득점 4.7어시스트 4.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번 올스타 3점슛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한 부커는 2점 및 3점 야투 모두에서 발전을 거두며 이전 두 시즌 연속 42.3%에서 43.6% 야투율로 향상됐다. 페인트 구역 밖 외곽 슈팅에서는 수비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득점 외의 경기력 부문들에서도 성장을 거뒀다.

다만 일찍 NBA에 입성했기에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계약은 올시즌 포함, 2시즌밖에 남지 않았다. 부커에 대한 계약에 피닉스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편 야투율 50.0%로 평균 19.7득점을 올리고 있는 TJ 워렌(25)의 경우 득점 측면에서는 괜찮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3점 라인 밖에서는 위력이 없다는 점, 그리고 4년차 포워드로서 득점 외의 기여는 미진하다는 점이 미래를 기대하기에 애매한 사항이다. 그래도 일단 계약은 2021~22시즌까지 맺어져 있다.

현재 리그에서 2번째로 낮은 성적의 피닉스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픽 3장과 2라운프 픽 1장을 행사할 수 있다. 원래 자신들의 픽과 함께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의 1라운드 픽들을 갖고 있다. 마이애미의 픽은 7순위까지 보호돼 있으며 밀워키 픽은 11순위에서 16순위 이내에 있어야 피닉스가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밀워키 픽은 다음 년도 드래프트로 미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의 멤피스는 현재의 선수단 기준으로 앞을 내다봤을 때에도 매우 암울한 상태다. 왜냐하면 미래의 가능성을 가진 선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팀의 중심 마크 가솔(33)도 마이크 콘리(31)도 이제 하향 곡선을 그릴 나이에 있다. 팀에서 2번째로 높은 년 당 샐러리를 받는 챈들러 파슨스(30) 역시 전혀 이전의 기량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콘리와 파슨스가 2019~20시즌까지, 가솔은 2018~19시즌까지 거액 계약이 고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도유망한 기량과 실적을 보여준 젊은 선수가 없다는 사실이 문제다. 나름 버팀목 역할을 해줬던 타이릭 에반스(29)마저 부상으로 못 나오는 현재 17연패의 나락에 빠져 있다.

즉 멤피스는 여기에 언급된 팀들 중 가장 2018년 드래프트에 큰 명운이 걸려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높은 순위를 가질 확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다. 이런 멤피스에게 2018년 1라운드 픽은 자신들의 한 장뿐이다. 이외 2라운드 픽 두 장이 있는데 한 장은 31~55순위 사이에 보호가 걸려 있는 피닉스의 픽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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