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보스턴 셀틱스의 16연승을 뛰어 넘는 시즌 연승 기록을 휴스턴 로켓츠가 세웠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은 110-99로 밀워키 벅스를 따돌리며 17연승을 쌓았다. 이로써 올시즌 현재 가장 긴 연승 기록을 갖게 됐고 NBA 전체 역사에서는 공동 8위의 장기 연승을 쌓게 됐다.

마침 휴스턴은 역사에서 4번째로 긴 22연승을 10년 전인 2007~08시즌에 달성했던 적이 있다. 마침 그 긴 연승의 시작 시점도 올시즌과 비슷하다. 2007~08시즌 22연승이 1월30일 경기에 시작됐었다면 올시즌은 1월29일 경기부터 시작이다.

한 달이 넘도록 계속되는 휴스턴과 제임스 하든의 연승은 결코 반짝 현상이 아니다. ⓒAFPBBNews = News1
그런데 10년 전의 22연승과 현재 진행 중인 17연승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휴스턴이 리그에서 위치했던 입장이다. 2007~08시즌 당시 휴스턴의 22연승은 어떤 놀라움의 분위기가 강했다. 물론 어느 팀에게나 20경기가 넘는 연승은 놀라운 일이지만 당시 휴스턴은 뜻밖의 결과라는 분위기였다.

반면 올시즌 휴스턴은 20연승을 넘기더라도 크나큰 놀라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현재의 휴스턴은 그만큼의 위업을 이룰 만큼 탄탄한 전력을 보여줘 왔기 때문이다.

▶2007~08시즌 휴스턴과 2017~18시즌 휴스턴

2007~08시즌 휴스턴은 55승27패(승률 67.1%)로 서부지구에서 4번째로 높은 승률로 마감했다. 당시엔 디비전 1위가 상위 플레이오프 시드를 받던 때여서 노스웨스트 디비전 1위인 54승 팀 유타 재즈에 밀려 5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그 유타에게 2승4패로 패하며 물러나고 말았다.

당시 22연승이 시작되기 직전 휴스턴은 24승20패(승률 54.5%)로 지구 10위에 그쳐 있었다. 승률 자체는 괜찮았지만 서부의 경쟁도가 상당했다. 어쨌든 결국 지구 10위 팀이 이룬 22연승이었다. 그렇기에 놀라움이 컸다.

반면 2017~18시즌 휴스턴은 8일 현재 51승13패(승률 79.7%)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2007~08시즌 휴스턴이 22연승을 막 달성했던 당시 41승20패(승률 67.2%)로 리그 6위였던 상황과 차이나는 입지다. 그리고 현재의 17연승이 시작되기 직전 34승13패(승률 72.3%) 휴스턴은 리그 1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4.5경기차의 리그 2위였다.

또한 올시즌 휴스턴은 이미 전에 6연승과 14연승이라는 장기 연승을 쌓은 바 있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의 그 14연승 동안에는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이 동시에 한 팀이 있는 위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현재 휴스턴의 전력 숫자

8일 현재 휴스턴의 경기 당 점수 마진은 8.9점차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이다음이 토론토 랩터스와 골든스테이트의 8.6점차다. 이 세 팀 다음의 보스턴은 4.3점차로, 꽤 차이나는 선두권을 휴스턴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득점력 측면에서 NBA닷컴에 따르면 휴스턴은 100포제션 당 113.5득점을 올리며 골든스테이트(114.0)에 이어 리그 2위의 공격지표를 기록 중이다. 한편 수비지표는 리그 9위(104.4)로 역시 상위 10위 안에 올라 있다. 공수 양 부문 지표에서 동시 리그 10위 안에 드는 일은 우승후보 예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척도다. 현재 이에 해당하는 팀은 휴스턴과 골든스테이트 그리고 토론토, 3개 팀이다.

이렇게 휴스턴은 같은 지구 안에 있는 골든스테이트와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한편 3경기로 마쳐진 이 두 팀 사이의 시즌 맞대결에서는 휴스턴이 2승1패 우위를 가졌다. 때문에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6승3패의 하든-폴 조합

이번 시즌 휴스턴의 승리를 방해하고 있는 요소는 무엇보다 부상이었다. 현재 유력한 MVP 후보 하든은 평소 시즌과 다르게 7경기의 결장을 거쳤다. 그리고 폴은 18경기를 빠졌다.

올시즌 한때 5연패 수렁을 포함 휴스턴이 당한 13패 안에는 이 두 선수의 공백과 큰 연관성이 있었다. 또한 63경기 개근 출전의 PJ 터커를 제외하면 모두 각자 6경기 이상씩 결장하며 휴스턴의 라인업은 종종 이가 빠졌다.

그래도 모였을 때의 전적은 대단하다. 우선 하든-폴이 동시에 출전한 경기에서 36승3패다. 현재 17연승 중에는 폴이 한 경기만 빠졌다. 하든과 폴이 코트 위에 있을 때 둘 사이의 기가 막힌 연계 플레이 같은 장면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각자 스스로 일을 내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 번갈아 쉴 때 팀을 이끌며 전력 공백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힘이 크다.

올시즌 휴스턴의 정예 인원 조합에서는 무시무시한 전적이 나오고 있다. ⓒAFPBBNews = News1
그리고 3인 조합에서 놀라운 전적이 나온다. 하든-폴 조합에 센터 크리스 카펠라가 더해졌을 때다. 이때 34승1패의 전적이다. 휴스턴의 라인업 조합에서 카펠라는 결정적이다. 센터 한 명을 제외하면 빅맨을 넣지 않는 스몰 라인업을 많이 기용하기 때문에 카펠라는 코트 균형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4년차인 올시즌 상당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17연승 동안 모두 출전한 선수는 하든과 터커 그리고 룩 음바아무테, 3명이다. 터커와 음바아무테는 포워드로서 스몰 라인업에서 맡는 역할이 크다. 그리고 폴과 카펠라가 1경기씩 빠진 바 있다. 이다음으로 제럴드 그린이 15경기, 네네가 13경기, 라이언 앤더슨이 11경기, 에릭 고든이 10경기 출전했다. 인원 변경이 제법 있었음에도 핵심 전력이 유지됐기에 연승이 나왔다 볼 수 있다.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많은 연승은 이번처럼 팀의 전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전력이 강하다 해서 꼭 연승이 계속되리라 보기는 힘들다. 아무리 강팀이더라도 안 풀리는 날이 이따금씩 찾아오기 마련이다.

실제 NBA 역사에서 손꼽히는 연승 팀들도 연승이 멈춘 당시의 상대방이 딱히 강해서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손과 발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17연승까지 온 휴스턴이 당장 다음 경기에서 초라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런데 일단 상대팀 측면에서 당장 휴스턴에게 고비가 오긴 한다. 현재 4연속 원정길에 올라 있는 휴스턴은 오는 10일 3번째 경유지로 토론토에 방문한다. 반대 지구에 있는 토론토와는 11월에 홈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있고 당시 113-129로 패했었다. 폴이 없었다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동부지구 1위 토론토는 부담스러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휴스턴에게는 이번 토론토전이 연승의 연장이라는 의미보다 어쩌면 플레이오프의 높은 무대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팀이라는 의미가 크다. 때문에 2전 전패의 전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겨야할 동기는 충분하다. 즉 휴스턴의 다음 경기는 주목할 가치가 높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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