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모험수를 감행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각각 2연패에 빠져있던 디트로이트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경기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펼쳐졌다. 결과는 90-122, 디트로이트의 완패였다. 서로 갈 길 바쁜 팀끼리의 대결이었지만 승리가 더 아쉬운 디트로이트의 에너지가 오히려 더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로써 6일 현재 NBA 동부지구 9위 디트로이트는 29승35패(승률 45.3%)가 됐고, 8위와 5경기 차다. 18경기가 남은 현재 추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디트로이트의 모습을 보면 매우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올스타 휴식기 후 1승6패다.

블레이크 그리핀 영입 후에도 디트로이트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떨어지기만 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인원 구성은 다르지만 이런 모습은 지난 시즌에서 본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당시에도 디트로이트는 시즌 중반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이 충분해 보였지만 결국 3월 무렵 빈약한 공격력에 빠지며 진출 경쟁에서 낙오하고 말았다.

그리고 현재도 비슷하다. 디트로이트의 공격 엔진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리핀 트레이드 후에도 효과는 미진

토바이어스 해리스와 에이브리 브래들리라는 주전 윙 자원들과 드래프트 1라운드 픽까지 보내면서 블레이크 그리핀을 들여온 트레이드는 성사 직후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리핀이 합류한 2월2일부터 디트로이트는 4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그 뒤로 세 번의 3연패가 나왔고, 현재까지 총 6승9패라는 아쉬운 전적이다. 디트로이트의 시즌 성과에 비교해 공격력도 수비력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NBA닷컴 기준 100포제션 당 득실점의 공격 및 수비 지표를 시기에 따라 나눠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리그 21위의 시즌 공격지표를 기록 중인 디트로이트보다 낮은 공격지표를 기록 중인 플레이오프 진출권 성적 팀은 동부지구 7위 마이애미 히트(104.0)뿐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15경기 495분 동안 그리핀이 코트 위에 있던 동안 디트로이트는 100포제션 당 103.3득점 및 105.7실점을 기록했다. 적어도 공격력 향상을 기대 받았던 그리핀 영입의 의미가 퇴색된 셈이다. 비교 삼아 보자면 100포제션 당 103.3득점은 6일 현재 리그 26위에 해당하는 공격지표다.

2월부터 나온 9패 중 6패에서 100득점 미만이 나왔다. 106-115로 끝났던 지난 3일 올랜도전에서는 연장전 5분 동안 고작 2득점에 그치며 허탈한 패배를 봤다.

▶더 떨어진 그리핀의 기록

팀 성과가 낮아진 한편 우선 그리핀의 개인 기록 자체가 떨어졌다. 전 소속 팀 LA 클리퍼스에서 48경기를 치르며 기록했던 숫자에 비교해 떨어진 것은 물론, 커리어 측면에서도 한껏 낮다.

커리어 년차가 쌓이면서 그리핀의 슈팅 지점이 차차 바깥쪽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최근 그리핀의 야투는 코트 전 구역에 걸쳐 경쟁력이 떨어진다. 바스켓 바로 아래의 제한 구역을 제외하면 모든 구역에서 리그 평균보다 꽤 차이나도록 낮은 성공률이다. 그리고 리그 평균보다 좋은 제한구역에서의 시도 자체가 경기 당 4.3회의 낮은 비중이다.

그리핀은 여름에 클리퍼스와 5년 최대 계약을 맺었고 적어도 2020~21시즌까지 지속된다. 2021~22시즌은 플레이어 옵션이다. 그리고 연봉은 다음 시즌 3187만 달러(약 343억원)에서 시작해 2020~21시즌엔 3660만 달러(약 394억원)까지 치닫는다.

즉 엄청난 기여를 해야 충당할 수 있는 가치의 액수다. 시즌마다 샐러리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이 이렇게 자리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위험부담을 알고 트레이드를 감행했지만 일단 현재는 안 좋은 신호를 보이고 있다.

향후 그리핀의 활약이 미지근하다면 이번의 대형 트레이드는 두고두고 거론될 시행착오로 남을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슈팅 정확도 열세

득점력에 있어 가장 큰 중요성을 차지하는 슈팅 정확도에서 2월부터의 디트로이트는 리그 바닥권으로 떨어져 있다. 시즌 동안 굴곡이 있던 팀이긴 하지만 하필 중요한 때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2월부터의 기간 동안 야투율 리그 26위(44.0%), 3점슛 성공률 23위(34.3%)를 기록 중이다. 해당 기간 동안 디트로이트보다 낮은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과는 거리가 멀다.

11월 동안 디트로이트는 47.1%의 야투율을 기록했었고 9승3패 전적을 거뒀었다. 하지만 그 뒤로 디트로이트는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강력한 공격 진영 스타 부재의 한계가 결국 드러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대형 트레이드도 감행해 봤지만 그 스타도 현재 힘을 못 쓰고 있는 실태다.

▶원정 약세 팀에게 남겨진 잔인한 일정

1월 14일 이후로 디트로이트는 원정 경기 9연패 중이다. 올시즌 홈에서 20승13패(승률 60.6%)를 기록한 디트로이트는 원정에서 9승22패(승률 29.0%)를 남겼다.

홈에서 60.6% 승률은 리그 14위다. 반면 원정 29.0% 승률은 리그 23위다. 이렇게 원정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디트로이트에게 잔여 일정이 험난하다. 우선 홈에서 8경기 대비 원정에서 10경기가 남아 있다. 그리고 당장 오는 14일부터 6연속 서부 원정길이 기다리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그리핀의 거대 계약과 함께 센터 안드레 드러먼드(25)도 2019~20시즌까지 대형 계약이 고정돼 있다. 이 두 명의 시즌 샐러리를 합치면 당장 다음 시즌부터 샐러리캡의 60%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시즌마다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 앞에서 멈춰 서게 된다면 팀의 농구단장 겸 감독인 스탠 밴 건디는 경력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디트로이트는 더 나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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