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휴식기 때의 순위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놀라움을 주고 있는 팀이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다.

올스타 휴식기 당시 32승26패(승률 55.2%)였던 포틀랜드는 NBA 서부지구 7위에 있었다. 그리고 당시 최근 전적 6승4패의 포틀랜드에게 강력한 약진의 징후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 후 5승을 더하며 포틀랜드는 37승26패(승률 58.7%)로 지구 3위까지 솟아올랐다. 현재 6연승 중인 포틀랜드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마찬가지로 갈 길 바쁜 지구 7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108-100로 꺾었다.

이제 19경기 일정이 남은 포틀랜드에게 목표는 단순명료해졌다. 현재의 순위 유지다. 4일 현재 지구 2위 49승14패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는 12경기의 따라붙기 힘든 격차가 있다. 대신 바로 뒤의 4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는 불과 0.5경기 차다. 지구 8위와도 불과 2경기 차다.

따라서 포틀랜드에게는 적어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홈코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3위나 4위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상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의 6연승 같은 약진은 아니더라도 꾸준한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일까. 최근의 흐름은 가능하다고 답한다.

테리 스톳츠 감독과 에이스 가드들로 대표되는 공격력도 있지만 최근 포틀랜드의 진짜배기 힘은 수비에 있다. ⓒAFPBBNews = News1
▶에이스의 불꽃 활약에도 뜨겁지만은 않았던 득점력

최근 8경기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35득점 이상씩 올리며 빛나는 기간을 보낸 선수가 포틀랜드의 에이스 대미안 릴라드(28)다. 지난 10일 새크라멘토전에서는 50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릴라드의 고득점 행진에 시선을 빼앗기다 보면 최근 포틀랜드의 득점력이 그렇게까지 높지 않았음을 놓치기 쉽다. 또한 4일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는 릴라드가 20득점을 올렸지만 야투율 27.8%에 그치기도 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포틀랜드는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5.5득점으로 리그 16위의 공격지표를 기록 중이다. 한편 최근 6연승 기간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8.0득점이며, 올스타 휴식기 뒤의 5연승 동안엔 106.0득점이다. 즉 시즌 평소의 성과보다 좋기는 하지만 딱히 눈여겨볼 만큼 팀 공격 성과가 뛰어오른 것은 아니다.

6연승 동안 시즌 공격지표보다 높은 공격지표를 기록한 경기는 3경기다. 리그 20위의 시즌 팀 야투율(45.2%)보다 좋은 성과를 기록한 적은 겨우 두 차례다.

즉 6연승 동안 포틀랜드는 평소와 비교해 유달리 뜨겁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현재의 득점 온도가 뚝 떨어지는 등의 우려는 크게 갖지 않아도 된다. 대신 지켜볼 것은 반대 진영인 수비에서의 경기력 유지 여부다.

▶올스타 휴식기 뒤 짠돌이가 된 포틀랜드

올스타 휴식기 뒤로 4일까지 NBA 30팀들은 불과 4경기에서 6경기만을 치렀다. 때문에 크게 해석하기엔 무리지만 올스타 휴식기 뒤 포틀랜드의 수비는 리그 최고다.

시즌 동안 포틀랜드는 100포제션 당 104.2실점으로 리그 7위의 수비지표를 기록 중이다. 한편 올스타 휴식기 뒤로는 100포제션 당 95.6실점만 허용하고 있다. 해당 기간 동안 리그에서 가장 인색하게 상대에게 점수를 주고 있다.

포틀랜드에게 더 긍정적인 신호라면 올스타 휴식기 뒤의 5경기 내내 유지된 낮은 실점 대역이다. 최근 5경기 동안 최고 실점이 104실점이었던 포틀랜드는 100포제션 당 99실점을 넘긴 적이 없다. 가장 높았던 적이 108-99로 종료됐던 2일 미네소타전의 100포제션 당 98.8실점이었다.

최근 5경기 동안 포틀랜드는 좋은 수비에 필요한 모든 부문 요소를 충족했다. 상대방 야투 단속, 턴오버 유발, 높은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낮은 자유투 허용이 최근 포틀랜드에게서 관측되고 있다.

상대방 야투 단속과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시즌 전체 동안에도 높은 편이었지만 최근은 정상권에 올라 있다. 턴오버 유발과 자유투 허용 부문은 하위권에 있다가 최근 상위권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포틀랜드는 튼튼해진 백업 빅맨진의 힘을 누리고 있다. ⓒAFPBBNews = News1
▶눈여겨볼 선수

4일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를 꼽으라면 50%의 야투율로 28득점을 올린 CJ 맥컬럼(27)이다. 하지만 이런 맥컬럼의 활약은 신선함에 있어 그렇게 부각되진 않는다.

대신 포틀랜드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신인 센터 잭 콜린스(21)였다. 콜린스는 시즌 평균 15.5분 동안 40.1%의 야투율로 4.2득점 3.4리바운드 0.5블록을 기록 중이다. 즉 이번의 12득점이 커리어 최고 경기 득점일 정도로 공격 진영 활약은 크지 않았다.

물론 6회의 야투 시도 중 5개(83.3%)를 성공시키고 2회 3점슛 시도 모두 성공한 득점 활약이 빛나기는 했다. 그러나 더 눈여겨볼 콜린스의 경기력은 기동력과 활동성을 통한 수비 진영 활약이다. 이를 통해 주전 센터 유수프 너키치(24)보다 많은 시간을 뛰고 4쿼터 마무리 때 코트 위에 있을 수 있었다.

또한 최근 백업 빅맨 에드 데이비스(29)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로 동료의 패스를 기회삼아 득점하는 유형인 한편 3경기 연속 두 자릿수의 리바운드 활약이 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올스타 휴식기 뒤의 약진

포틀랜드는 2015~16시즌부터 줄곧 올스타 휴식기 전보다 후의 성적이 좋았다. 2015~16시즌에는 올스타 휴식기 전 50.0% 승률(27승27패) 대비 올스타 휴식기 후 60.7% 승률(17승11패)이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은 약진 그 자체의 변화를 보였다. 올스타 휴식기 전에 승률 41.1%(23승33패)에 그쳤던 포틀랜드는 올스타 휴식기 뒤에 69.2% 승률(18승8패)을 거뒀다. 당시 센터가 너키치로 바뀌면서 확실한 기점이 생겼다.

한편 올시즌도 포틀랜드는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그렇게 기대에 미치는 모습이 아니었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의 55.2% 승률(32승26패)은 전 시즌의 전력을 이어온 팀치고 실망에 가까웠다.

하지만 또 큰 약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릴라드-맥컬럼이라는 에이스 듀오의 득점 활약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포틀랜드에게 계속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좋은 수비 성과 때문이다. 포워드와 빅맨의 분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수비 쪽 성과는 공격보다 지속성이 높은 편이다. 포틀랜드의 현재 순위 유지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