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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상화가 금메달만큼이나 눈부신 은메달, 그보다 더욱 눈부신 감동의 질주를 펼쳤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100m 구간을 10초20으로 끊는 최고의 출발을 알렸다. 앞선 조에서 10초26를 기록한 영원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의 기록마저 넘어서는 수치였다.

그러나 뒷심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고, 결국 2010 밴쿠버, 2014 소치 올림픽에 이은 올림픽 3연패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경기 후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이상화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본인의 SNS에 몇 차례 글을 남겼다. 그런데 여러 글에서 자주 목격된 해시태그가 있었다. 바로 ‘오천만등에업고’라는 표현이었다.

이는 이상화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얼마나 큰 부담감을 느낀 채로 준비를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면서 사실 그녀의 3번째 금메달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최근 페이스만큼은 고다이라가 더욱 좋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상화는 지난해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를 겪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이상화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요소였지만 동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대회이기도 했다.

무려 ‘5000만명의 국민들’을 등에 업고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다. 하지만 그런 이상화의 질주였기 때문에 메달 색을 떠나 국민들은 그에게 감동을 느꼈고,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가 500m 출전 하루 전 글을 남겼듯 모두가 이상화의 레이스에 소리를 질렀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엔 내 차례다’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을 이상화가 가질 필요는 없다. 5000만 한국인들에게 오늘 밤 주인공은 바로 이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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