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인원 변경을 거친 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진군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상대로 120-112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이었다. 마침 3연속 원정길의 마지막 일정이자 올스타 휴식기 전의 마지막 일정이었기에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기분 좋은 분위기의 일단락을 맞이했다.

4연승 직전 32점차 및 18점차로 2연속 대패를 당했던 당시와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은 팀의 중심 르브론 제임스(34)다. 14일 경기에서 60.9% 야투율로 37득점을 올린 제임스는 다시금 한껏 기세가 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제임스와 함께 클리블랜드의 오랜 구성원 JR 스미스(33)도 최근 눈여겨볼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4연승 동안 평균 15득점을 올린 스미스는 큰 숫자는 아니더라도 승리에 요긴한 활약을 하며 왜 자신이 팀에서 2번째로 많은 시간을 뛰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새 인원들의 에너지가 전이된 것인지 한껏 달라진 모습의 스미스다. ⓒAFPBBNews = News1
다만 이전까지의 스미스는 올시즌 클리블랜드가 부진할 때마다 떨어진 에너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곤 했을 정도로 코트 위 모습이 불안했었다.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의 인원 대폭 물갈이는 스미스에게 자극이 됐던 것일까.

▶4명 남은 우승 멤버 중 한 명

클리블랜드는 창단 후 46번째인 2015~16시즌에 구단의 첫 NBA 파이널 우승을 거뒀다. 그리고 당시에 있던 선수들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인원은 단 네 명이다.

2011~12시즌부터 뛴 트리스탄 탐슨(27), 2014~15시즌 시작부터 뛴 제임스와 케빈 러브(30), 그리고 2014~15시즌 1월부터 합류한 스미스다. 이 외의 우승 멤버들은 계약 만료와 트레이드 등으로 현재 클리블랜드에 있지 않다. 9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는 무려 6명이 나가고 4명이 들어오는 대형 인원 변동이 있기도 했다.

어찌 보면 길다고 할 수도 있고 짧다고 할 수도 있는 기간 동안 클리블랜드는 큰 인원 변경을 가진 셈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스미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자신과 같이 뉴욕 닉스에서 건너왔던 이만 셤퍼트도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나갔지만 스미스는 이 소용돌이를 피했다.

사실 스미스는 계약상 트레이드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2019~20시즌까지 계약이 유지되기 때문에 탐나는 기량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쉽게 받아줄 팀이 없다. 올시즌 전반기 스미스가 보여줬던 모습이라면 더욱 힘들다.

▶떨어진 에너지, 독단적 슈팅 성향을 뒤로 할까

올시즌 스미스는 공격과 수비 양쪽에 있어 팀의 승리에 마이너스의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30세를 훌쩍 넘긴 나이를 감안해도 수비에서 스미스는 아예 한눈을 판다거나 의지가 결여된 모습들이 종종 나왔다.

공격에서는 굳이 저런 상황에서 슛해야 하나 싶은 장면들을 종종 보여줬다. 물론 스미스는 리듬을 탈 경우 수비수가 붙어 있어도 슈팅을 꽂아 넣는 폭발적 득점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격권을 허탈하게 소비하는 모습의 경기들이 많았다.

수비에서 스미스의 구멍은 숫자로 나타났다. NBA닷컴에 따르면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2698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9.8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스미스가 코트 위에 있던 1636분 동안엔 113.2실점을 허용했다. 1000분 이상 뛴 클리블랜드 선수들 중 가장 안 좋은 개인 수비지표다.

그런데 인원 변경 과정에서 자극을 받은 것일까. 최근 스미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숫자로 잘 나타나지 않지만 분명 최근 스미스의 움직임은 팀이 승리하는 데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절제된 공격 그리고 허슬 플레이

최근 4연승 동안 스미스는 59.5%의 야투율과 59.3%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이미 4연승 직전 경기부터 5경기 연속 50% 이상 야투율을 보여준 스미스는 자신이 던져야 할 상황에서 던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한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85.7% 및 60.0%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주로 3점 슈터로서 활약한 스미스는 12일 보스턴전에서 3점슛 4회 시도 중 3개를, 14일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는 9회 시도 중 6개를 꽂아 넣었다.

스미스의 열정적인 모습은 클리블랜드가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한 필수 요소다. ⓒAFPBBNews = News1
특히 스미스가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장면이 14일 경기에서 나왔다. 8점차로 끝난 이 경기는 종료 23초 전만 해도 5점차까지 좁혀졌었다. 그리고 종료 15초전 오클라호마시티의 3점슛이 실패했을 때 리바운드 과정에서 밖으로 나갈 볼을 스미스가 몸을 날려 잡은 뒤 곧바로 반대 코트로 던졌다.

이 장거리 패스는 상대방 코트의 자유투 라인 앞쪽에 떨어졌고 이를 래리 낸스 주니어가 잡아 덩크로 연결시켰다. 이 경기의 승부가 완전히 결정 난 장면이었다. 이 경기에서 스미스의 3어시스트 모두가 후반전에 나왔고 그 중 2어시스트가 앞의 허슬 플레이를 포함 4쿼터 후반에 나왔다.

이 외에도 스미스는 자신의 신체 능력이 닿는 한계까지 수비에서 힘을 쓰고 있다. 비록 상대 공격수의 드리블 돌파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쏟는 노력은 올시즌 한때 보여줬던 모습과 크게 달라졌다.

▶코칭스태프의 신뢰 증명할 수 있을까

올시즌 스미스는 출전 54경기 중 51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평균 출전시간도 팀에서 제임스(37.0분)에 이어 스미스(29.7분)가 2위에 있다. 그만큼 터런 루 감독 주도하에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이는 고집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성과가 좋다면 신뢰로 표현할 수 있다. 사실 얼마 전까지 스미스의 계속된 기용은 고집으로 보였다. 이것이 믿음의 열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근과 같은 성과가 필요하다. 2월23일부터 재개되는 시즌 나머지 26경기 일정과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다면 얼마 전까지 클리블랜드에 대해 쏟아졌던 비판은 한때의 일로 묻힐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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