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넘게 지속됐던 NBA 동부지구 정상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경기 일정을 통해 11월1일부터 동부지구 1위를 지켜왔던 보스턴 셀틱스가 2위로 내려가고 토론토 랩터스가 1위로 올라왔다.

11일 현재 토론토는 4연승에 힘입어 38승16패(승률 70.4%)다. 그리고 보스턴은 40승17패(승률 70.2%)다. 아직은 보스턴보다 3경기를 덜 치른 토론토가 더 따라잡아야 하지만 승률은 토론토가 더 높은 상태다.

마침 12일은 이 두 팀이 동시에 경기를 가진다. 이를 통해 다시 순위가 바뀔 수도 있고 아니면 조만간 다시 보스턴이 1위를 탈환할 수도 있다. 그래도 토론토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성적 페이스는 눈여겨볼 만하다.

토론토가 지구 1위에 오르기까지 벤치 인원들의 공로는 정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AFPBBNews = News1
그런데 최근 4연승 안에 담긴 내용이 재미있다. 간판스타들의 부진에도 팀이 승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득점임에도 철벽 수비를 통해 이기는 것일까. 아니다. 물론 낮은 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자신들의 고득점도 따랐다. 여기엔 주전보다 좋은 마진을 보여주고 있는 인원들의 공로가 컸다.

▶토론토는 얼마나 올라와 있나

토론토는 1995~96시즌에 창단되어 23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구단이 현재까지 가장 높은 성적으로 마감했던 적은 2015~16시즌의 56승26패(승률 68.3%)였다. 당시 68.3% 승률은 시즌 마지막 4연승의 힘이 컸고 시즌 중반기에 접어든 후로 7할 승률에 닿았던 적이 없다.

즉 토론토는 현재 가장 높이 떠올라 있는 상태다. 2014~15시즌까지 6할 승률로 마감했던 적이 없는 팀에게 제법 큰 기대가 걸릴 만한 시즌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보스턴 상대의 승리는 순위 싸움에 큰 힘을 줬다. 현재까지 같은 디비전 소속 보스턴과 시즌 맞대결 1승1패의 동률을 이뤘고 앞으로 두 번의 대결이 남아 있다.

▶최근 부진세의 토론토 스타들

11일 현재 토론토 안에서 최고 득점자 두 명이 평균 23.9득점의 더마 드로잔(29)과 16.5득점의 카일 라우리(32)다. 최근 몇 시즌에 걸쳐 토론토의 득점을 이끌어온 스타들이다.

하지만 최근 4연승 동안 이 두 스타들의 개인 기록은 비교적 초라한 편이다. 드로잔은 최근 4경기에 걸쳐 야투율 37.5%로 평균 17.8득점을 올렸다. 라우리는 야투율 36.2%로 14득점을 올렸다.

각자의 시즌 야투율 46.2% 및 41.5%와 차이나는 낮은 실적이다. 드로잔은 9일 뉴욕전에서 11회 야투 시도 중 2개(18.2%)만 성공시키며 8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라우리도 동일 경기에서 10회의 야투 시도 중 2개(20.0%)만 성공시켜 7득점에 그쳤다. 두 명 모두 최근 3경기마다 야투율 4할 미만에 그쳤다.

하지만 팀으로서 토론토는 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승리했다. 세 경기는 20점차 이상으로 승리했다. 최근 4경기의 평균 마진이 무려 21.3점차다. 드로잔 및 라우리가 동시에 부진했던 가장 최근 뉴욕전은 아이러니하게도 25점차란 대승이 나왔다.

득점도 대단했다. 최근 4경기 평균 득점이 113.8득점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현재 토론토는 리그 4위의 100포제션 당 110.2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가 100포제션 당 111.7득점 이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답은 벤치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토론토의 벤치는 주전보다 더 승리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주전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벤치

최근 4연승 동안 토론토의 주전과 벤치로 나눠 득점을 보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나온다.

한 경기를 제외 모두 벤치가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앞서 언급했듯 드로잔과 라우리가 포틀랜드전을 제외하면 최근 3경기 득점 성과가 평소보다 좋지 못했다.

또한 코트 위에 있을 때의 점수 마진도 벤치 쪽이 좋다. 최근 4경기 개인 평균 점수 마진에서 토론토 내의 5위까지가 모두 벤치 인원들이다. 델론 라이트(19.8점차), 야콥 퍼들(19.8점차), 파스칼 시아캄(19.5점차), CJ 마일스(18.7점차), 프레드 밴블릿(17.8점차) 순이다.

3년차 가드 라이트가 최근 3경기에서 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AFPBBNews = News1
이다음 6위부터서야 주전들이 드로잔(7.3점차)을 시작으로 올라 있다. 앞서 언급된 벤치 인원 5명 중 평균 출전시간에서 마일스(16.6분)를 제외하면 모두 20분 이상의 주력 라인업 배치 인원들이다.

▶시즌 전체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토론토 벤치

10일 현재 토론토는 시즌 동안 경기 당 8.1점차의 마진을 냈다. 이는 휴스턴 로켓츠(8.6점차)에 이어 리그 2위의 실적이다. 그리고 여기에 큰 힘을 실어준 것이 벤치의 활약이다.

주전 인원 기준에서 토론토의 코트 위 마진은 4.5점차로 리그 3위다. 2위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5.7점차)가 있다. 대신 벤치 인원 기준에서는 토론토가 3.6점차로 리그 1위다. 그 뒤로 휴스턴(2.6점차)과 골든스테이트(1.9점차)가 따르고 있다.

이전의 3시즌 동안에도 토론토는 벤치 점수 마진에서 리그 2,3위에 오르는 좋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결국 올시즌 그 꽃을 활짝 피웠다.

물론 토론토가 이번 시즌 지구 1위에도 올라 보는 좋은 성적을 보인 이유를 장기적 차원에서 봤을 때는 주전 인원들의 공이 컸다. 토론토의 정규 출전 인원들 중 개인 점수 마진에서 1,2위가 드로잔(5.4점차) 및 라우리(5.0점차)이며, OG 아누노비(4.9점차)와 서지 이바카(4.7점차)도 각각 4,5위의 높은 순위에 있다.

그래도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벤치의 힘은 토론토의 큰 무기다. 31세 마일스를 제외하면 주요 벤치 인원들이 모두 20대 초중반 활기찬 에너지의 선수들이다. 토론토의 수비지표가 11일 현재 리그 3위(102.6)에 올라 있는 데에는 젊은 벤치 인원들의 공적도 크다.

다만 재능 높은 선수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확실히 스타의 활약이 필요하다. 수비 강도가 올라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그 수비를 뚫어내는 것이 결국 재능의 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토론토 벤치의 힘이 시즌을 꽃피웠다면 플레이오프에서는 스타 주전들이 활짝 꽃필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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