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타 재즈의 화력이 놀랍도록 높은 대역을 형성하고 있다.

53경기 동안 평균 103.4득점을 기록했던 유타가 최근 4경기에 걸쳐 120득점 이상씩 올리고 있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상대 원정 경기에선 시즌 최고 득점을 올리며 133-109 대승을 거뒀다.

또한 이런 높은 화력의 경기들에 더해 그 전의 2경기에선 100득점 미만임에도 2연승을 거뒀던 유타는 최근 6연승 중이다. 11월말과 12월초에 이어졌던 6연승과 함께 팀 시즌 최다 연승이다.

리키 루비오의 부쩍 좋아진 경기력이 최근 유타의 6연승에 큰 힘이 됐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렇게 급상승의 물결을 타고 있음에도 6일 현재 유타는 25승28패(승률 47.2%)로 NBA 서부지구 10위에 그쳐 있다. 6연승이 시작되기 직전 19승28패(승률 40.4%) 때도 마찬가지로 10위에 있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 8위에 있는 뉴올리언스를 상대해 꺾었지만 아직 3경기차다.

그러나 시즌 종료까지 29경기가 남아 있는 현재 충분히 순위 상승의 가능성은 있다. 다만 현재 유타가 보여주고 있는 상승세는 지금까지 유타가 보여줬던 실적과는 어딘가 괴리감이 있을 정도로 높다. 즉 앞으로 유지될 수 있느냐가 큰 관건이다.

▶연승과 큰 인연이 없었던 유타

두 차례 6연승을 거뒀음에도 유타의 승률이 5할 밑인 이유는 6연승 외에는 연승과 큰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6연승 외에 유타가 거둬본 연승은 10월말 무렵의 3연승이 전부였다.

반면 3연패 이상은 6번이며 4연패도 두 차례 경험했다. 즉 나머지 유타의 10승은 모두 패전과 패전 사이의 단발성 승리들이었다. 팀으로서 유타는 어떤 승리 후의 기대감을 크게 갖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런 흐름에는 공격과 수비 양 진영에 있어 경기력이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크게 작용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유타는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5.8득점 및 104.5실점을 기록했다. 6일 현재 공격지표 리그 13위와 수비지표 리그 9위다. 현재 낮은 승률과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로 좋은 편의 성과다.

다만 시즌 공격지표와 비슷했던 경기들은 꽤 적은 편이다. 100포제션 당 100득점 이상 및 110득점 이하 경기는 20회에 그친다. 100포제션 당 110득점 이상 경기 17경기에서는 단 3패만 기록했으며 114득점 이상의 14경기에서는 전승이다. 반대로 100포제션 당 100득점 이하의 13경기에서는 2승만 거뒀다.

실점 측면도 기복이 큰 그림이다. 100포제션 당 100실점 이상 및 110실점 이하 경기는 14회에 그친다. 100포제션 당 110실점 이상의 21경기에서는 5승만 건졌다. 100포제션 당 100실점 이하의 15경기에서는 3패만 기록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원정 승리

최근 유타의 6연승 중 5승이 모두 원정에서 나왔다. 6연승 바로 전의 패배가 6일 현재 리그 최하위 16승37패(승률 30.2%)의 애틀랜타 호크스 상대의 원정경기였음을 생각하면 더욱 이질감이 느껴진다.

6일 현재 유타의 47.2% 승률은 리그 19위다. 이에 비해 원정 승률 34.5%(10승19패)는 리그 20위다. 6연승 전까지 유타의 원정 전적은 5승19패(승률 20.8%)로 리그 29위였다. 즉 유타는 현재 시즌 전체 경향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월23일부터의 3연속 원정길과 3일부터 시작돼 진행 중인 4연속 원정길에서 유타는 단 1패만 기록했다. 이런 이질감 느껴지는 성과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좋은 수비 성과의 지속성

앞서 언급했듯 유타는 100포제션 당 100실점 미만의 경기에서 12승3패의 훌륭한 전적을 거뒀다. 그리고 최근 6경기 중 앞선 4경기에서 100포제션 당 95.9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최근의 2경기는 100포제션 당 111.1실점 및 102.1실점을 기록했지만 120득점을 넘는 화력으로 상대를 눌렀다.

이 같은 수비 안정세의 원인을 찾자면 올시즌 원래의 제 전력으로 돌아온 것, 더 구체적으로 주전 센터 루디 고베어의 복귀를 꼽을 수 있다. 올시즌 고베어는 무릎 쪽에 문제를 겪으며 긴 공백 기간을 두 번에 걸쳐 가졌다.

앞으로 유타의 성공 여부는 고베어의 건강과 큰 관계가 있을 것이다.ⓒAFPBBNews = News1
11월의 11경기 연속 결장, 12월부터 1월까지의 15경기 연속 결장을 가졌던 고베어는 팀의 현재까지 일정 중 절반가량을 빠진 셈이다. 유타의 수비 실적이 들쑥날쑥했던 것도 고베어의 부상과 연관이 컸다.

고베어가 복귀한 1월20일부터 9경기 동안 유타의 경기별 수비지표는 안정세를 찾고 있다. 100포제션 당 110실점 이상 경기는 단 2경기이며 최근 9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01.4실점을 기록 중이다.

▶3점슛 호황

올시즌 유타는 경기 당 3점슛 시도에서 리그 12번째(29.4회)에 있다. 전체 야투 시도 중 3점슛 비중에 있어서는 더욱 높은 리그 8번째(35.4%)에 있다. 유타는 2010년대 초만 해도 리그에서 3점슛과 매우 친하지 않은 팀이었지만 올시즌 3점슛 활용도가 부쩍 높아졌다.

이런 팀에게 있어 3점슛 성공률은 공격 진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1월말부터의 6연승과 현재 진행 중의 6연승에도 3점슛은 큰 몫을 하고 있다. 리그 5위의 3점슛 성공률(37.7%)을 기록 중인 유타는 최근 6경기 동안 무려 절반 확률에 육박하는 49.0%를 기록 중이다.

11월말부터의 6연승 때도 46.0%의 높은 성공률을 거뒀다. 유타는 3점슛 성공률 40% 이상 22경기에서 18승을 거뒀다. 반면 40% 미만 21경기에서는 7승만 거뒀고 30% 이하 13경기에서는 전패다.

최근 4경기 동안 매번 120득점을 넘기는 데에는 50% 이상씩 기록 중인 3점슛의 힘이 크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경기마다 그 뜨거운 3점포의 주인공들이 바뀌고 있다.

3점슛 적중 팀 최다에 있어 1월31일 골든스테이전에서는 조 잉글스가 6개를, 3일 피닉스전에서는 도노반 미첼이 7개를, 4일 샌안토니오전에서는 로이스 오닐이 4개를, 6일 뉴올리언스전에서는 잉글스 및 후드가 각각 4개씩 기록했다.

또한 시즌 평균 12.1득점에 3점슛 성공률 32.2%의 리키 루비오가 최근 6경기 동안 3점슛 57.9%로 19.3득점을 올리는 깜짝 활약을 하고 있다. 평균 어시스트도 동료들의 야투 호황과 맞물려 시즌 5.2어시스트 대비 8.5어시스트로 상승했다.

2연승을 달렸던 토론토전에서 유타는 막판까지 뒤지고 있다가 종료 5초전에 역전해내며 승리했다. 그때 그 역전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3점슛을 넣은 루비오였다. 상승 분위기의 전조였던 셈이다.

최근 독감으로 고생중이긴 하지만 신인 도노반 미첼은 유타의 큰 버팀목이었다. ⓒAFPBBNews = News1
▶지속 가능성

일단 시즌 전체적으로 유타가 보여줘 왔던 모습을 돌아본다면 크게 낙관적이진 않다. 워낙 기복이 있는 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베어의 복귀 후 보여준 수비 안정세는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3점슛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 수 있다. 3점슛처럼 원거리 화력은 언제든 푹 꺼질 수 있다. 12월초 6연승이 끝난 후 유타의 3점슛이 그러했듯 말이다.

다만 현재의 높은 기세가 누그러들더라도 경쟁 팀들의 상황을 보면 PO 진출은 노려볼 만하다. 드마커스 커즌스의 시즌 아웃 부상 후로 8위 뉴올리언스는 1승3패를 기록 중이다. 9위 LA 클리퍼스는 본격적인 재건을 위한 주 전력 해체 단계에 접어든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때문에 유타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진지하게 바라본다면 가능성은 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현재의 수비력 유지, 그리고 최근처럼 드높진 않더라도 적정선의 득점력 유지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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