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커 감독의 말대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선수들이 정말 절뚝거리고 있는 것일까.

최근 3경기의 1승2패 전적과 내용을 놓고 보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언급이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골든스테이트는 덴버 너겟츠 상대의 원정 경기에서 앞서던 경기를 108-115로 패했다. 4쿼터 동안 25-38로 밀리면서 앞선 세 쿼터 동안 쌓은 6점차 우위를 완전 소멸시켰다.

그리고 그에 앞서 1월31일과 3일 경기에서는 각각 20턴오버 및 25턴오버를 범했다. 이런 이유로 3일 새크라멘토전에 119-104로 승리하긴 했지만 커 감독은 경기 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커 감독의 선수들이 다른 시즌에 비해 비교적 피곤한 전반기를 보낸 경향이 있긴 하다. ⓒAFPBBNews = News1
커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죽어가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라는 결승지점 앞에서 절뚝이고 있다”라고 전하며 선수들의 마음상태가 지쳐있다고 언급했다. 빨리 올스타 휴식기가 와서 선수들이 재충전한 후 제대로 싸워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하지만 일정상 골든스테이트는 15일 경기를 마쳐야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하며, 앞으로 5경기가 남아 있다. 커 감독 말대로 만약 선수들이 지쳐있다면 성적 싸움에서 한동안 난관을 거칠 수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 나온 구멍들

우선 앞서 언급했듯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20턴오버 이상의 경기를 두 번 가졌다. 4일 현재 시즌 평균 15.8턴오버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턴오버를 기록 중인 팀이지만 20회를 넘기는 턴오버는 너무 많다.

골든스테이트는 상대 수비의 압박에 의한 턴오버 외에도 자신들의 실수로 인한 턴오버가 많은 편이다. 대신 3일 새크라멘토전처럼 압도적인 슈팅 정확도 우위를 통해 승리를 따내는 등 턴오버 약점을 감출 수 있다. 그래도 많은 턴오버는 분명 승리와 멀어지게 만든다. 올시즌 20턴오버 이상 경기들에서 골든스테이트는 3승3패다.

한편 1월31일 유타전의 99-129 30점차 대패는 많은 턴오버와 함께 슈팅 난조도 한몫했다. 어떤 인원 공백의 변명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25회의 3점슛 시도 중 5개(20.0%) 적중에 그쳤다. 게다가 유타에게 58.2% 야투율을 허용하는 수비 붕괴도 일어났다.

3일 새크라멘토전의 25턴오버는 시즌 중 골든스테이트의 2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10월30일 디트로이트전의 26턴오버가 최다이며, 그 경기는 패했다.

1월31일 골든스테이트의 3점슛 5개 성공은 시즌 중 공동 2번째로 적은 숫자다. 12월24일 27회 시도 중 3개(11.1%)만 적중시켰으며 패배로 이어졌다. 한편 1월13일 밀워키전은 15회 시도 중 3개(33.3%)로 경기는 승리했다.

또한 1월31일 유타 재즈가 기록한 58.2% 야투율은 올시즌 골든스테이트의 상대방이 기록한 최고 야투율이다. 이렇게 앞선 2경기는 골든스테이트가 유독 구멍을 보인 부문들이 나왔다. 커 감독 입장에서 선수들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음을 느낄 만했다.

▶꼬여 들어간 덴버전

한편 이번 덴버 상대의 경기는 순수하게 일정상으로만 보면 여러모로 골든스테이트에게 불리한 점이 있었다.

덴버는 하루 휴식을 거친 후 가지는 홈경기였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3연속 원정길의 마지막 일정이다. 게다가 3일 새크라멘토에서 경기를 치른 다음 바로 덴버로 이동해 휴일 없이 출전하는 불리함이 있다.

여기에다 덴버는 마일하이 시티(Mile-high City)라는 별명답게 해발고도 약 1마일(약 1609m) 상에 있다. 때문에 어쩌다 한 번 오는 다른 팀들에게 어느 정도의 불리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골든스테이트가 리그 최강팀으로 떠오른 2014~15시즌 이후에도 시즌마다 꼬박꼬박 덴버 원정에서 1패씩 기록한 이유에 이런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4일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리드 상태에 있었으며 4쿼터 7분44초 남았을 때 95-88, 7점차 리드를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경기는 묘하게 흘러가며 역전이 나왔다.

판정 측면에서 억울한 법한 장면도 있었다. 닉 영의 3점슛 시도에서 접촉이 있었지만 휘슬이 불리지 않았고 이에 항의한 영에게 테크니컬 파울이 부과됐다.

종료 2분여 남은 동점 상황 때 개리 해리스가 덩크를 실패한 후 크게 튕긴 볼이 하필 코너에 혼자 서있던 니콜라 요키치에게 그대로 날아간 것도 불운이었다. 이때 너키치의 3점슛 성공 후 리드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 4쿼터의 접전 상황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올시즌 리그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보여줬던 불안한 구석들을 꽤 골고루 보여줬다. 이런 점에서 이 경기는 충분히 골든스테이트가 복습을 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코어지만 지원 부대 위력은 하락

에이스 스테픈 커리(30)는 워낙 2015~16시즌 만장일치 MVP이었을 때의 위력이 엄청났던 것이지 올시즌도 MVP 후보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케빈 듀란트(30)도 커리의 부상 공백 동안 팀을 확실히 견인할 수 있는 위력을 보여줬고 시즌 전체적으로 꾸준한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다. 클레이 탐슨(28)은 득점 기회가 줄었을 뿐이지 효율은 커리어 중 최고 상태다.

그럼에도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4시즌 중 가장 빠른 페이스로 12패를 적립했다. 4일 현재 53경기를 치른 골든스테이트는 41승12패(승률 77.4%)다. 올시즌 제외 2014~15시즌 이후 53경기 시점에서 가장 많은 패전 수는 2014~15시즌 때의 43승10패다.

여기에 대한 진단으로 드레이먼드 그린(28)의 영향력 감소를 우선 꼽을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패스를 통해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팀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데에는 그린의 공로가 크다. 또한 시즌마다 강력한 수비지표를 기록한 이유도 그린의 공이 컸다.

그린-이궈달라-리빙스턴 이 세 선수도 이전 골든스테이트의 꾸준한 강력함에 큰 이유였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런 기여도가 올시즌은 줄은 경향이다. 코트 위 마진에서 이전의 3시즌 동안 매번 두 자릿수 흑자를 내던 그린은 올시즌 5.8점차로 크게 줄었다. 팀 내 순위에서도 1,2위에 있던 그린이 올시즌은 4위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전의 3시즌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그린이 코트 위에 있을 때의 공격지표가 팀의 시즌 공격지표보다 높았다. 하지만 올시즌 2254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3.4득점을 올린 골든스테이트는 그린이 뛴 1499분 동안 113.1득점을 올렸다.

수비 진영은 골든스테이트의 시즌 수비지표(103.8)보다 그린이 뛰었을 때의 수비지표(102.5)가 좋긴 하지만 분명 이전 시즌들의 영향력에는 못 미친다.

여기에다 핵심 벤치 인원들인 션 리빙스턴(33)과 안드레 이궈달라(34)의 영향력도 떨어졌다. 하락을 보일 나이에 있긴 하지만 이 두 선수의 기여는 우승을 위해 중요성이 크다.

▶전력 재점검의 시간 필요

막판에 꼬이면서 패배한 4일 덴버전 안에는 이런 핵심 지원 선수들의 위력 감소가 눈에 띄었다. 때문에 커 감독이 말한 정신적 피로도 최근의 패배들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시즌 전체 동안 내재돼 있던 문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리그 1위의 성적이다. 공격지표는 전 시즌보다도 좋다. 다만 커리-탐슨-듀란트의 강력한 견인력 뒤에 숨어있는 약점들은 향후 성적과 플레이오프를 위해 재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

한때 주춤했던 리그 2위 휴스턴 로켓츠가 다시금 4연승으로 본격 발동을 걸고 있다. 4일 현재 38승13패의 휴스턴은 불과 2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이 두 팀 사이의 상대전적에서 골든스테이트가 1승2패로 뒤졌기 때문에 동률일 경우 상위 시드와 플레이오프 홈코트 우위는 휴스턴에게 간다.

때문에 골든스테이트가 현재 마냥 피로를 핑계로 주춤할 여유는 없다. 일정상으로 골든스테이트가 여느 팀에 비해 피곤하게 달린 면은 있다. 53경기가 유난히 빠른 건 아니지만 연일 경기 시리즈와 원정 경기가 다른 팀들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그래도 올스타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재충전을 가지는 시간 동안 코칭스태프는 더 부지런히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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