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강력했던 앤써니 데이비스(25·뉴올리언스 펠리컨스)지만 빅맨으로서 데이비스는 현재가 가장 강력한 모습으로 보인다.

뉴올리언스의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상대 112-109 승리에서 데이비스는 경기 최고인 30득점을 올렸다. 안타깝게도 3쿼터 5분여 남았을 때 공중 패스를 받다가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리며 빠지게 됐지만 데이비스의 강력함을 보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부상으로 인해 26분46초만 뛴 데이비스는 무려 85.6%의 야투율을 기록하며 30득점을 올렸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뉴올리언스는 데이비스가 코트를 떠나기 전까지 10점차의 리드를 가졌다.

바스켓 근처에서 볼을 가졌을 때 좀체 막기 힘든 데이비스가 됐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 데이비스는 커리어 최고의 득점 효율성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데이비스의 득점 효율성이 가장 높아진 이유는 성공률이 높은 골밑 득점의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높아진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

9일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야투 시도 14회 중 12회를 페인트 구역 안에서 가졌다. 물론 페인트 구역 밖 중거리 점프슛과 3점슛을 모두 성공시키기도 해지만 페인트 안에서 가진 12회의 야투 시도 중 10개를 성공시킨 위력이 컸다.

이를 통해 데이비스는 총 30득점 중 20득점을 페인트 구역 안에서 올렸다. 나머지 10득점은 페인트 구역 밖 5득점과 자유투 5구 성공으로 이뤄졌다. 즉 본인 득점 중 3분의2가 페인트 구역에서 나왔다.

이런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은 이번 시즌 데이비스의 경기들 중 그렇게 유별나지만은 않다. 데이비스의 시즌 34경기 중 9경기에서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이 66.6%를 넘겼다. 그리고 올시즌 현재까지 데이비스의 경기 당 25.8득점 중 54.6%가 페인트 구역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신인 때인 2012~13시즌의 65.7% 이후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전까지 데이비스는 년차가 올라가며 득점 가담 빈도가 올라갈수록 페인트 구역에서의 비중이 낮아졌다. 4년차인 2015~16시즌에는 45.6%로 가장 낮았다.

▶효율성 좋은 구역의 집중 공략

데이비스는 고등학교 시절 가드로 시작했었다. 저학년 때는 신장이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곽에서 플레이하는 스킬을 갈고 닦았던 경험이 프로 무대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외곽에서 드리블로 돌파하기나 외곽에서 드리블 후 슛하기 등 페인트 구역 밖에서도 위력을 보일 수 있다.

다만 페인트 구역 밖의 2점슛은 좋은 정확도라 할지라도 성공률에 한계가 있다. 2년차부터 5년차까지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리그 평균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지만 42%정도에 맴돌기 마련이다.

이전 시즌들과 올시즌의 큰 차이는 미드레인지 구역의 득점 시도와 비중의 큰 감소다. 미드레인지 비중이 감소한 만큼 페인트 구역 비중이 높아졌다. 2015~16시즌 데이비스의 야투 시도 중 미드레인지가 차지했던 비중이 39.6%라면 올 시즌은 26.9%다. 반면 제한 구역 시도 비중은 2015~16시즌 31.6% 대비 42.0%로 크게 늘었다.

올시즌 데이비스의 미드레인지 구역 성공률 36.6%는 신인 때의 29.4% 이후 가장 낮다. 또한 신인 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그 평균(40.1%)보다 낮은 시즌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드레인지 위력 감소를 훨씬 웃도는 위력의 제한 구역 활약이 나오고 있다.

올시즌 데이비스는 제한 구역에서 76.6%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올시즌 100회 이상 제한 구역 야투 시도자들 중 5위의 기록이며, 200회 이상 시도자들 중에선 1위의 기록이다.

한편 2015~16시즌부터 시작된 NBA 3점 구역의 공략이 올시즌 가장 좋은 결실을 보고 있다. 평균 야투 시도(16.7)는 최근 4시즌 중 가장 줄었지만 3점슛 시도(1.9회)는 가장 늘은 한편 가장 높은 성공률 36.9%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에서 수비가 밀착해 있어도 데이비스의 손끝 감각이 경력 중 최고조에 올라 있다. ⓒAFPBBNews = News1
▶포스트에서의 승부 능력 증가

제한 구역 성공률이 부쩍 늘은 한편으로 제한 구역 제외의 페인트 구역 성공률(50.0%)도 크게 늘었다. 리그 평균 39.5%보다 훨씬 높다. 이곳은 수비의 저항을 매번 받기 때문에 미드레인지보다도 리그 평균이 낮기 마련이다.

즉 상대방과 대치하며 시도하는 근거리 점프슛 능력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몸과 대치하며 우위를 갖는 위치 선점과 손끝 감각이 중요하다.

그리고 바스켓을 등진 상태에서 볼을 받아 움직임을 펼치는 포스트업 득점 능력 상승도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포스트업 플레이의 포제션 당 득점에서 올시즌 0.97득점은 최근 3시즌 중 가장 높다. 2015~16시즌은 0.78득점에 그쳤었다.

▶커리어 최고의 득점 효율성

일반 야투율 계산에서 3점슛의 가중치와 자유투 효율성까지 포함해 계산하는 종합 슈팅 효율성 측정법이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다. 이는 해당 득점을 올리기 위해 그 선수가 보여준 효율성을 보는 척도다.

여기에서 데이비스는 커리어 최고의 64.0%를 기록 중이다. 종전 최고치인 2014~15시즌의 59.1%에 비해 큰 상승이다. 커리어 최고의 2점 야투율(58.5%)과 3점 야투율(36.9%) 그리고 7.7회의 자유투 시도 덕분이다.

여기에서 2점 야투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큰 신장의 우위를 제대로 살리느냐를 보여주는 척도는 결국 2점 야투율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6cm 이상의 신장에 평균 25득점 이상인 역대 NBA 선수들의 시즌 중 올시즌 데이비스의 2점 야투율은 117 개인 시즌들 중 7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동료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의 합세가 큰 이유로 작용했을까. 재미있게도 론도가 합류하기 전에도 데이비스의 위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즉 데이비스 자체가 포스트 득점에 대한 위력을 증가시킨 시즌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08.4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6위에 올라 있다. 전 시즌의 26위에 비하면 크나큰 상승이다. 반면 수비지표는 전 시즌 9위에서 24위로 폭락했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 공백과 얕은 선수층으로 인해 일어난 한계다.

동료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도 올시즌 득점 효율성에 있어 최고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중간 발표된 이번 시즌 올스타 팬 투표에서 서부지구 프론트코트 인원 중 데이비스와 커즌스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케빈 듀란트에 이어 각자 2,3위에 올라 있다. 이만큼 주요 선수들이 좋은 공격력을 보이고 있지만 아쉽게도 팀은 5할 근처 승률에서 좀체 큰 상승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데이비스 개인은 올시즌 최고의 활약이다. 수비에 있어서도 뉴올리언스는 데이비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가장 낮은 실점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정점의 나이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남아 있기에 좋은 전력의 팀에 속한 데이비스가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