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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애런 헤인즈(SK)가 점점 더 무결점 선수로 향해가고 있다.

올드 농구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인 조니 맥도웰을 밀어내고 헤인즈가 KBL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등록된 것도 벌써 3년 전의 이야기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했던 맥도웰과 달리 헤인즈는 만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기량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과거보다 더욱 매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장 기록에서도 이같은 상승 곡선이 잘 드러난다. 올시즌 헤인즈는 평균 24.1점 10.4리바운드 7.0어시스트 1.2블록을 기록 중이다. 득점은 커리어 3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리바운드는 두 번째에 해당된다.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정점에 도달했던 2011~12시즌(27.6점 11.8리바운드) 평균 38분51초를 소화했음을 감안하면 평균 32분42초를 뛰고 있는 올해가 실질적인 효율성은 더욱 좋다.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어시스트다. 올시즌 헤인즈는 평균 7.0어시스트를 배달해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KBL에 처음 입성한 2008~09시즌만 하더라도 헤인즈의 평균 어시스트는 1.3개에 그쳤고, 6년 차까지도 평균 3.3개가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동료들의 기회를 살피는 부분보다 스스로 해결을 짓는 스타일의 선수였다.

하지만 헤인즈는 최근 5년 동안 2.2개-3.8개-3.9개-4.6개-7.0개로 매시즌 어시스트 숫자를 급격히 늘렸다. 김선형이 시즌 두 번째 경기부터 부상으로 팀을 떠난 상황에서 최준용과 함께 그 빈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주고 있다.

어시스트가 늘어나면서 헤인즈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한 차례에 불과했던 트리플 더블을 올시즌에만 벌써 3차례나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 20점-10리바운드-7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고 크리스 윌리엄스(2005~06시즌 25.4점 10.0리바운드 7.2어시스트) 단 한 명 뿐이며, 앨버트 화이트(2003~2004시즌 26.2점 8.8리바운드 7.5어시스트)가 이에 근접한 기록을 남긴 정도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현주엽 감독(1999~2000시즌 23.7점 6.0리바운드 7.6어시스트)이 현역 시절 포인트 포워드로서 명성을 떨쳤다.

어시스트 외에도 헤인즈는 올시즌 3점슛 0.4개를 38.1%의 성공률로 기록하면서 이 부문에서도 데뷔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확실한 옵션으로 자리 잡은 수준은 아니지만 패스 뿐 아니라 외곽슛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수비수들에게는 재앙 그 자체다.

헤인즈는 30대 중후반을 향하고 있음에도 변함없이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운동 능력보다는 BQ를 활용하다보니 큰 어려움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 시즌부터 자유계약제가 도입돼 더욱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리그에 입성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최고를 다툴 헤인즈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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