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3년차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2·뉴욕 닉스)의 시즌 11경기 출발이 심상치 않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새크라멘토 킹스 상대로 34득점을 올린 포르징기스는 시즌 11경기 동안 평균 30.4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12일 현재 리그 전체 선수들 중 야니스 안테토쿤보(31.7득점)와 제임스 하든(30.5득점)에 이은 3위의 평균 득점이다.

최근 부상에 의한 결장으로 걱정을 샀지만 다시금 포르징기스가 대체불가의 위력을 선보였다. ⓒAFPBBNews = News1
경기별로 보면 10점대 경기 2회와 38득점 이상 경기 2회를 제외한 나머지 7경기들에서 30득점 근처의 꾸준한 추세를 보였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 평균 30.4득점을 올리는 동안의 야투율이 51.3%에 달했다는 점이다.

전 시즌엔 45.0% 야투율을 통해 평균 18.1득점을 올렸던 포르징기스였으며 출전 시간은 거의 변동이 없음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도약의 전조다.

2015년 NBA 드래프트 무렵부터 NBA 매체들은 포르징기스에게 유니콘이라는 비유를 사용했다. 무려 221cm에 달하는 신장에다 상당한 수준의 스킬까지 갖추고 있기에 독보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케빈 듀란트도 신인 시절의 포르징기스를 두고 유니콘이라 칭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독보적인 재능이 현재 활짝 꽃피는 신호가 보인다. 현실화된다면 이 라트비아 출신 이방인이 뉴욕의 아이콘으로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보인다. 전 시즌까지 스타 에이스로 있던 카멜로 앤써니가 나간 자리를 채우다 못해 흠뻑 넘치게 만드는 공적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코트 어디에서든 득점 가능

현재 포르징기스가 무서운 이유는 코트 어디에서든, 수비가 붙어있든 안 붙어있든 슛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12일까지 포르징기스가 던진 167회의 일반 점프슛 중 82개(49.1%)가 림으로 꽂혀 들어갔다. 또한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은 19회 중 10개(52.6%) 성공이다.

이런 점프슛들이 단순히 오픈 상태에서 던진 것들이 아닌 수비와 대치하며 던진 것들이 상당수이기에 놀라운 기록이다. 애초에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재능인 신장의 우위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셈이다.

전 시즌의 포르징기스는 골밑 제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들에서 리그 평균과 비슷하거나 처지는 정확도를 보였다. 반면 올시즌 현재까지는 제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에서 리그 평균보다 훌쩍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한구역을 제외한 페인트 구역에 주목할 것이 성공률이 높은 것도 있지만 이 구역은 수비의 저항을 가장 격하게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포르징기스는 46회 시도 중 29개를 성공시켰다. 여기에서 쉽게 득점을 올린다면 빅맨 득점원으로서 확고한 이득이다.

한편 이 같은 능력에서 파생되는 효과가 파울 유도다. 12일 현재 포르징기스가 상대방에게서 끌어낸 개인 파울 7.4회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드마커스 커즌스(7.9회)와 앤써니 데이비스(7.8회)에 이어 리그 전체 3위다.

▶팀의 승리로 이어지는 활약

포르징기스가 출전한 11경기 중 뉴욕은 7승4패를 거뒀다. 그리고 포르징기스가 결장했던 9일 올랜도전에서는 99-112 대패를 당했다.

12일 현재 포르징기스는 뉴욕 선수들 중 가장 큰 코트 위 마진(4.8점차)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공수 양면에 걸쳐 포르징기스의 존재는 팀의 경기력을 상승시킨다. NBA닷컴에 따르면 100포제션 당 106.4득점을 기록한 뉴욕은 포르징기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108.8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100포제션 당 106.7실점을 기록한 뉴욕은 포르징기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103.0실점을 기록했다.

막판 승부처에서 포르징기스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올시즌 뉴욕은 종료 5분 이내 점수 차가 5점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 접어든 경기에서 3승1패(승률 75.0%)를 거뒀다. 전 시즌 클러치 상황 전적 19승24패(승률 44.2%)와는 대비되는 호성적이다. 또한 12일 현재 보스턴 셀틱스의 6승2패와 함께 가장 높은 클러치 상황 승률이다.

여기에서 포르징기스는 팀의 득점을 이끌었다. 종료 5분 안의 5점차 이내 상황에서는 41.7% 야투율로 4.8득점을 올렸고 종료 2분 안의 더욱 긴장감 넘치는 때는 야투율 60.0%로 2.8득점을 올렸다.

상대방의 저항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최근 포르징기스의 슈팅 감각이 뜨겁다. ⓒAFPBBNews = News1
▶본인의 고득점 활약이 승리로

시즌 첫 2경기에서 뉴욕은 포르징기스가 30득점을 넘겼음에도 모두 패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포르징기스가 고득점 고효율의 경기를 보일 때마다 승리했고 반대로 부진할 때는 패했다. 이는 당연한 현상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당장 전 시즌의 뉴욕을 보면 팀의 에이스 앤써니가 30득점 이상 올린 15경기에서 6승9패를 거뒀다. 팀 전체로서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올시즌은 초반 부진을 보였던 팀 하더웨이 주니어(25)가 회복세를 보이며 힘을 보태는 등 포르징기스가 외로운 싸움을 하지 않는 양상이다.

▶뉴욕의 대스타 가능성

NBA 통계사이트 바스켓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뉴욕은 17승65패(승률 20.7%)에 그쳤던 2014~15시즌에도 누적 관중에서 리그 4위(81만2292명)에 올랐던 팀이다. 그만큼 미국 최대의 도시 뉴욕이란 시장과 함께 높은 농구 인기가 작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21세기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한 적은 6번에 그쳤고 리그 하위권에 맴돌기 일쑤였다. 당대 리그에서 손꼽히는 슈퍼스타의 등장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포르징기스가 현재의 뜨거운 기세를 꺼트리지 않는다면 슈퍼스타의 위치에 오를 수 있다.

전 시즌까지 뉴욕이 71시즌의 긴 역사 동안 평균 25득점 이상의 대량 득점원을 보유한 적은 불과 13시즌이다. 인원수로 따지면 7명뿐이었다. 포르징기스가 평균 25득점으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8번째 인물로 합류하게 된다. 여기에다 팀의 성적까지 따라준다면 뉴욕 농구계의 아이콘 등극은 수순이다.

물론 유난히 매체와 팬들의 목소리가 강한 연고지이기 때문에 부진에 빠질 경우 가차 없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포르징기스가 성장을 이어간다면 한때 제2의 덕 노비츠키라는 비교가 무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노비츠키가 현재의 포르징기스와 같은 나이를 거쳤던 2000~01시즌 평균 기록은 21.8득점 9.2리바운드 2.1어시스트 1.0스틸 1.2블록이었다. 이에 비해 현재 포르징기스는 30.4득점 7.3리바운드 1.1어시스트 0.4스틸 2.3블록이다. 시즌이 끝난 후 수술의 가능성이 있는 경미한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는 포르징기스가 무사히 시즌을 마감할 경우 큰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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