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선즈 구단의 징계 차원에서 출전을 못하고 있던 에릭 블레드소(28)가 결국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게 됐다.

피닉스는 밀워키 벅스와 몇 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트레이드를 결론지었다. 밀워키로부터 센터 그렉 먼로(27)와 2018년의 각각 1라운드 및 2라운드의 보호조항이 걸린 드래프트 픽들을 받아내며 블레드소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불과 3경기만 치른 뒤 발이 묶여 있던 블레드소가 새 팀에 자리를 잡게 됐다. ⓒAFPBBNews = News1
블레드소는 피닉스의 초라했던 개막 3연패 후 ‘나 여기 있고 싶지 않아’라는 문구를 소셜 미디어에 올린 적이 있다. 이에 팀의 운영단장 라이언 맥도너는 블레드소를 집으로 보낸 뒤 출전을 시키지 않고 있었다. 블레드소는 그저 당시에 있던 미용실에 있고 싶지 않았다는 뜻이라 해명했지만 맥도너 단장은 그 뒤 본격적인 트레이드 모색에 나섰다.

그리고 이런 블레드소를 얻게 된 밀워키는 마침 4연패에 빠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블레드소와 밀워키는 새로운 분위기 전환을 이룰 필요가 있다. 이에 블레드소와 밀워키의 현재까지 내력을 돌아보고자 한다.

▶블레드소는 어떤 선수인가

전 시즌 블레드소는 66경기 평균 33분 동안 21.1득점 6.3어시스트 4.8리바운드 1.4스틸을 기록했다.

최근 NBA가 포인트 가드들의 전성기라 불리는 시기에 맞게 블레드소도 왕성한 활동을 보인 포인트 가드다. 픽앤롤과 아이솔레이션을 통한 돌파 또는 수비수와 대치하며 던지는 점프슛 등, 본인 주도적인 공격 활동을 보였다.

몇 시즌에 걸쳐 블레드소는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성공시킨 야투보다 처음부터 본인 스스로 해결한 야투 성공 비중이 훨씬 컸다. 전 시즌의 경우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지 않은 비중이 79.3%에 달했다. 그리고 초창기 3시즌을 제외하면 모두 70%를 넘겼다.

이 과정을 돌아봤을 때 블레드소가 점프슛이나 레이업을 시도하는 순간 대부분은 수비수가 가까이 붙어 저항하고 있는 때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45% 근처의 야투율이 괜찮은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이와 한편 뛰어난 운동능력을 통해 속공에서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블레드소의 최근 시즌들 득점 중 20%가량 넘는 비중이 속공으로부터 나왔다. 대신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은 시즌을 거치며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그럼에도 전 시즌 득점 중 페인트 구역 비중 36.5%는 가드들 중 높은 편에 든다.

수비에서는 신장 185cm로 포인트 가드 중에서도 작은 축에 들지만 양팔너비는 202cm에 달할 정도로 긴 팔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수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한다면 충분히 팀의 수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침 밀워키의 제이슨 키드 감독은 선수 시절 강력한 수비를 자랑했던 포인트 가드였기에 좋은 궁합을 보일 수도 있다.

▶현재 밀워키 상황

야니스 안테토쿤보가 평균 31득점 9.9리바운드 5어시스트 1.7스틸 1.4블록의 MVP급 개인 기량을 뿜어내고 있음에도 밀워키는 8일 현재 4승6패의 미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엔 최근 4연패가 큰 작용을 했다.

8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당한 119-124 패배를 포함해 4연패 동안 평균 116.3실점을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난관을 거치고 있다. 또한 NBA닷컴에 따르면 8일 현재 밀워키는 100포제션 당 109.5실점을 허용하며 리그 28위의 수비지표에 내려앉아 있다.

수비지표 최하위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밀워키는 100포제션 당 120.2득점에 해당하는 높은 공격지표를 남겼다. 하지만 반대로 100포제션 당 124.3실점의 수비지표를 남겼다.

시즌 공격지표로는 리그 8위에 올라 있는 반면 수비지표가 하위권이기 때문에 성적이 미진한 점이 클리블랜드와 닮기도 했다. 블레드소의 가세가 이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관건이다.

많은 실점 양상은 누구 한 명이 아닌 밀워키 전체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AFPBBNews = News1
▶빅맨 쪽 깊이가 얕아진 밀워키

블레드소를 얻기 위해 보낸 먼로는 이번 시즌 평균 15.8분의 적은 시간을 뛰었고 10월말 당한 종아리 부상으로 당분간 뛸 수 없는 상태다. 그래도 아예 빠졌다는 사실은 현재 밀워키의 상황에서 곤경을 예고할 수도 있다.

주전 센터로 첫 7경기를 나섰던 쏜 메이커는 전 시즌 보여줬던 가능성이 무색하게 2년차 시즌에 들어 부진에 빠졌다. 그리고 존 헨슨이 최근 3경기 선발로 나섰지만 역시 팀의 수비 붕괴를 메우긴 역부족이다. 이 외엔 현재 밀워키에서 정규 출전을 맡을 센터가 없다.

현재 안테토쿤보가 수비에서는 파워 포워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센터가 중심을 잡아줘야 수비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블레드소와 밀워키의 조화 여부

앞서 언급했듯 블레드소는 동료의 패스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아온 선수가 아니다. 이런 성향으로 인해 주로 경기 조립 활동을 맡고 있는 안테토쿤보와의 궁합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 현재 밀워키 선수들은 패스를 통한 플레이로 혜택을 받는 성향이 높다.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48.8%에 달하는 안테토쿤보를 필두로 밀워키의 주요 출전 인원들은 동료의 도움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때문에 블레드소가 수비 전열을 흐트러트릴 수 있는 기량을 다시 보여준다면 공격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성적에 대한 기대

전 시즌 밀워키는 42승40패(승률 51.2%) 성적을 통해 동부지구 6위에 올랐다. 주요 인원들이 젊은 선수들로 이뤄졌기 때문에 올시즌 밀워키의 성적 상승을 예견하는 분위기가 컸다. 하지만 출발이 느린 편이다.

물론 전 시즌도 시즌 전반에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가 후반에 치고 올라갔었다. 하지만 후반기 상승을 이끌었던 인원들이 그대로 이어졌음에도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샐러리 1788만 달러(약 199억원)를 받는 먼로와 1450만 달러(약 162억원)를 받는 블레드소가 서로 교환됐기 때문에 사치세 라인을 살짝 넘기던 밀워키는 사치세 부담을 없애게 됐다. 하지만 올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에 있던 먼로와는 달리 블레드소는 다음 시즌까지 계약이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올시즌 종료 후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자바리 파커와의 계약에서 사치세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밀워키는 선수들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많은 돈을 쏟고 있는 팀으로서 성적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제법 있다. 한편 이미 여름에도 구단주와 트레이드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는 블레드소는 새로운 팀에서 다시 날개를 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팀과 개인 양 측에게 국면 전환의 필요성이 큰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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