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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스타크래프트가 19년의 세월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오랜 역사를 함께 이끌어왔던 추억의 프로게이머들도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8월15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를 앞두고 30일 부산 광안리 특설경기장에서 리마스터 런칭 이벤트 ‘GG투게더’를 개최했다.

출시 19주년을 맞아 다시 탄생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게임 구조를 최대한 보존했지만 4K UHD로의 그래픽 품질 향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재해석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서는 추억의 프로게이머들이 총 출동해 수많은 팬들 앞에서 달라진 스타크래프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살아있는 히드라’ 국기봉, ‘푸른 눈의 전사’ 기욤 패트리, ‘테란의 황제’ 임요환, ‘폭풍 저그’ 홍진호, ‘천재 테란’ 이윤열, ‘영웅’ 박정석, ‘폭군’ 이제동, ‘택신’ 김택용, ‘최종병기’ 이영호에 이르기까지 모처럼 e스포츠 팬들 앞에 선 총 9명의 레전드들은 본격 경기를 앞두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접하게 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먼저 국기봉은 “너무 뜻깊은 자리에 올라와서 반갑고 너무 좋다”고 인사를 한 뒤 “(기욤 패트리에게) 한풀이를 하러 왔다. 리마스터 첫 경기로 화끈하게 복귀하고 20년 동안 편하게 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에 기욤 패트리는 “은퇴한지 14년이 됐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늙었다는 말을 하더라”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임진록을 앞두게 된 임요환은 “어느덧 아이의 아빠고, 직장인이니까 오늘은 꼭 이겨보도록 하겠다”면서 “8년 만에 왔는데 (홍)진호를 공개 심판할 수 있게 됐다. 벙커를 좀 더 선명하게 보게 돼 진호가 안 된 것 같다”는 농담을 던져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홍진호는 ‘준우승’, ‘콩까지마’와 같은 응원 문구를 발견한 뒤 “준우승도 훌륭한 것이다. 칭찬한다. 시간이 흘렀지만 오늘 만큼은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임요환이 벙커링 전술을 또다시 꺼내들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해 “사실 임요환 선수가 워낙 어떤 전략을 쓸지 예측 불가였다.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막고 왔다. 임요환 선수가 은퇴한 뒤 오래 전부터 손이 고장 났다. 오늘 쐐기를 박겠다”고 전했다.

박정석은 “영업을 시작한지 지금 한 달 가까이 됐다. 자연스러운 모습, 인간미를 보여주며 소통하고 지낸다”고 근황을 밝힌 뒤 “요환이형, 진호 형을 상대로는 조금씩 앞섰는데 유독 (이)윤열이에게 많이 져서 엄청 연습했다. 은퇴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경쟁에서 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윤열은 “34세인데 19년 스타를 했으니 스타로 인생을 더 살았다. 마이 라이프다. 결혼식도 공허의 유산 행사와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다며 “사실은 (박)정석이 형이 연습을 더 많이 했다. 요즘 준비 때문에 연습은 못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천재 테란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스타크래프트의 마지막 세대였던 이제동, 김택용, 이영호 역시 뜨거운 승부를 다짐했다.

이제동은 “새 옷을 입고 탄생한 리마스터에 기대가 크고 들떠있다. 모두 즐겨주면 나도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리마스터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그 이제동도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택용은 “한 명만 이기려고 한다. 프로게이머 때 많이 진 상대이고, 현재도 잘 하는 상대 (이)영호를 이기고 싶다. (이)제동이는 즐기러 온 것 같다”며 이영호와의 승부에 사활을 걸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내심 자존심이 상할 이제동은 “2승을 챙기겠다”고 밝혀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최종 병기’ 이영호는 “이제 26세다.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뒤 절반 정도의 인생이 지났다”며 “리마스터는 기대했던 작품이고, 이런 자리에 올라서서 영광이다. 예전 생각이 나서 떨리는데 마음을 먹고 왔다. 현존하는 최종 병기의 모습을 보여드리러 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며 역시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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