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00만불 토너먼트 16강 본선에서 한국인 파이터들이 전패했다. 이제 8강을 치르는 토너먼트에서 한국인 파이터는 ‘끝판왕’ 권아솔이 유일하다. 그런데 몽골인 난딘에르덴이 “나를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과연 무슨 의미일까.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XIAOMI ROAD FC 040이 개최됐다. 100만불 토너먼트 16강 본선이 열린 대회로 8강 대진이 확정됐다. 그 중 난딘에르덴은 토니뉴 퓨리아를 꺾고 8강 진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로드FC 제공
난딘에르덴은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의 파이터다. 한국에 난딘에르덴이 처음 왔을 때는 한국과는 관련이 없었다. MMA를 하고 싶어 김훈 관장이 운영하는 팀 파이터 소속이 되기 전까지 말이다.

난딘에르덴은 김훈 관장의 가르침을 받고 MMA 선수로서 차근차근 성장해갔다. 복싱과 MMA는 완전히 다르기에 기초부터 시작했다. 운동을 하고,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세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도 않았고, 경제적인면도 난딘에르덴을 압박했다.

그럼에도 난딘에르덴은 MMA를 포기하지 않았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실력을 키웠고, ROAD FC를 대표하는 라이트급 파이터 중 하나로 성장했다. 화끈한 경기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100만불 토너먼트에서도 절정의 타격감각으로 KO승을 이어가고 있다.

난딘에르덴이 참가하고 있는 ROAD FC의 100만불 토너먼트 ‘ROAD TO A-SOL’의 본선 토너먼트에 한국인 파이터들이 전패했다. ‘코리안 불도저’ 남의철, ‘크레이지독’ 박대성, ‘미스터 암바’ 김창현까지 모두 패했다. 한국 대회사가 개최하는 대회에 한국인이 없어 한국팬들이 실망할 법도 하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난딘에르덴이 있기 때문이다. 난딘에르덴은 “한국인 파이터가 전패해도 실망하지 마세요. 저를 한국인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제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저는 ROAD FC를 통해 생활하고 있고, ROAD FC를 통해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모든 몽골 선수들의 우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난딘에르덴이 이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 생활을 하면서 도움을 받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패배를 하고 지금과는 다르게 아무것도 아닌 선수였을 때 정문홍 대표님이 직접,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에 데려가서 스폰서십을 맺게 해주셨어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저의 가정사를 안타깝게 생각해주셔서 도움을 받았어요. 로드FC의 존재에 감사하고, 한국은 저의 은인입니다. 반드시 한국의 은혜를 갚고, 로드FC의 은혜를 갚고 싶어요. 형편이 나아지면 다른 선수들도 돕고 싶어요”

현재 난딘에르덴은 토너먼트 본선 8강에 진출했다. 그의 8강전 상대는 튀니지의 만수르 바르나위. 영국 BAMMA와 러시아 M-1 챔피언 출신의 강자다. 16강전에 이어 8강전에서 넘어야할 산도 높다.

그러나 난딘에르덴은 담담했다. 늘 그렇든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난딘에르덴의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난딘에르덴은 “전부 강한 상대라서 누구랑 붙어도 상관없어요. 상금 받으면 가족들을 위해서 쓰고 싶어요. 가장 먼저 가족들과 함께 지낼 집을 사고 싶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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