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글로벌 격투기 단체인 로드FC는 대표부터 임직원까지 대부분이 한국인이며 강원도 원주에 본사를 둔 한국 격투기 단체다. “한국에 많은 인기 스포츠가 있지만 해외까지 진출한 스포츠와 단체는 없다. 로드FC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문홍 대표의 바람대로 분명 로드FC는 선발주자로서 길을 가고 있다.

선발주자로서 대표로 내세운 것은 라이트급 ‘100만불 토너먼트’다. 최종 우승자에게 100만불을 준다는 단순하지만 놀라운 발상과 금액에 전세계 파이터가 몰려들었다. 동남아, 중국, 일본, 유럽, 남미 지역 예선이 펼쳐졌고 15일에는 지역 예선 우승자들이 모여 16강전을 펼쳤다.

로드FC 제공
16강 진출자의 면면도 상당히 특색 있었다. 16강 진출자 중 한국 선수는 김창현과 남의철, 박대성이 전부다. 한국 외에는 8개국(중국, 필리핀, 러시아, 미국, 튀니지, 브라질, 몽골, 일본)의 선수가 출전할 정도로 다양한 국적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16강전을 통해 한국 격투기는 한계를 맛봤다. 강창현과 박대성은 초크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고 남의철은 경기시작 7초만에 펀치싸움에서 패하며 TKO로 졌다. 7초 패배는 로드FC 역사상 가장 최단시간 승부였다.

이로 인해 8강에는 한국 선수 없이 브라질과 몽골은 2명, 중국과 일본, 러시아, 튀니지가 각각 1명씩 100만불 토너먼트 8강에 진출했다.

물론 최종 결승 승리자와 현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의 승부가 열리기에 한국 선수가 완전 전멸했고 볼 순 없지만 토너먼트 진출자 중에 탈락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워낙 세계의 숨은 강자들이 모였고 이로 인해 한국 선수가 떨어진 것은 실력적인 면에서 한국 격투기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음을 보여주는 반증이었다. 그러나 무조건 한국 격투기의 실패로 몰아가기에도 문제는 있다.

그보다는 이번 로드FC의 100만불 토너먼트가 8강에 한국 선수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적으로 탄탄하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대회사 마음대로 매치업을 조종한다’는 의혹까지 완벽하게 씻는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한국 선수가 한명도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격투기계가 반성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뛰어난 세계 각지의 선수들이 존재하고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라는 점은 100만불 토너먼트가 실력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대회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8강 대진표.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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