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구를 고비 없이 제패하고 올라온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이널에서 만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완연한 고전을 겪고 있다. 첫 2경기를 모두 패한 가운데 점수 차도 각각 22점차와 19점차, 대패의 연속이다.

이와 같은 구도는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도 나왔다. 당시에도 골든스테이트와 맞붙었던 클리블랜드는 첫 2경기에서 각각 15점차와 33점차로 역시 심한 고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3차전은 확연히 달랐다. 30점차의 대승을 거두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르브론 제임스에게 다시금 힘겨운 파이널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도 클리블랜드에게 파이널 3차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3연패와 1승2패는 가능성 측면에서 천지차이다. 이제껏 NBA 플레이오프에서 0승3패를 뒤집은 시리즈는 전무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3차전에서는 단 1점차의 신승이라도 따내야만 하는 클리블랜드다.

그렇다면 지금의 구도를 뒤집기 위해 클리블랜드에겐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까.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인 클리블랜드

골든스테이트는 속공 역습으로 유명하다. 우승을 차지했던 2014~15시즌부터 3시즌 연속 속공 득점 리그 1위에 올랐다. 게다가 지난 두 시즌엔 각각 20.9득점씩이었던 골든스테이트의 속공 득점이 올시즌엔 22.6득점으로 상승했다.

플레이오프 때의 골든스테이트 속공 득점도 유독 올시즌이 높다.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에선 20점 아래의 속공 득점에 순위도 1위가 아니었지만 올시즌엔 21.9득점으로 2위 워싱턴 위저즈(17.5)와 큰 차이를 두고 선두에 있다.

문제는 골든스테이트가 플레이오프 중 파이널에서 가장 높은 속공 득점(29.0)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골든스테이트는 1차전에서 27득점, 2차전에서 31득점을 속공을 통해 뽑아냈다. 클리블랜드가 공수전환 시에 제대로 된 수비 대처를 하지 못한 탓이 컸다.

1차전에서는 클리블랜드의 무려 20번에 달하는 턴오버가 빌미가 됐지만 2차전에선 9번에 그친 턴오버가 나왔음에도 31점에 달하는 속공 실점이 나왔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는 달랐다. 골든스테이트가 1,2차전 대승을 거두긴 했어도 속공에선 각각 9득점 및 14득점만 올렸다. 그리고 3차전 패배에선 골든스테이트의 속공 득점이 8득점에 그쳤다. 구성원 측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클리블랜드가 이 속공 실점 감소를 위해 전 시즌을 참고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위축된 클리블랜드 조력자들

동부 플레이오프 팀들을 상대로 평균 116.8득점을 올렸던 클리블랜드는 파이널 2차전까지 평균 102.0득점에 그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부지구 플레이오프 동안 활약했던 조력자들의 득점 위력이 떨어진 점이 크다.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이 적극적으로 공격에서 나서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화력 지원이 없다면 주득점원에 몰리는 수비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3점슛에 특화된 선수들이 많은 클리블랜드이기에 3점슛 하락이 가장 큰 신호로 나오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클리블랜드는 동부 팀들을 상대로 43.5%의 확률로 경기 당 14.6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는 31.7%의 확률로 9.5개에 그쳤다.

물론 클리블랜드의 주력 플레이메이커 제임스가 패스하는 경로를 골든스테이트가 꽤 잘 틀어막고 있는 점이 주효하고 있다. 하지만 기회를 맞이한 클리블랜드 선수들이 잘 넣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동부 팀들을 상대로는 딱히 오픈이 되지 않더라도 곧잘 넣던 클리블랜드이기에 홈에서 치르는 3차전에 반전을 일으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슈팅 컨디션이 중요하다.

▶뜨겁게 달아오른 케빈 듀란트

1차전에서 38득점, 2차전에서 33득점을 올리면서 케빈 듀란트가 2경기 연속 골든스테이트의 득점 선두 활약을 펼쳤다. 골밑과 외곽 모든 지점에서 클리블랜드의 수비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듀란트는 클리블랜드에게 큰 벽이 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일단 1차전 듀란트가 작렬시킨 6회의 덩크는 클리블랜드 쪽 수비 실책이 컸다. 2차전에서는 듀란트의 덩크가 1회에 그치긴 했으나 바스켓과 먼 거리에서도 듀란트의 슈팅 정확도가 대단했다.

파이널 2경기 동안 듀란트는 미드레인지에서 50%, 3점 구역에서도 50%의 드높은 슈팅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정규 시즌 당시 미드레인지에서 47.3%, 3점 구역에서 37.5%의 정확도에 비해 모두 상승했다. 그래도 결국 클리블랜드는 되도록 듀란트가 바스켓 근처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을 필요가 있다. 외곽 슈팅 정확도는 갑자기 식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자신감 회복

앞선 파이널 2경기는 모두 3쿼터에 크게 갈렸다. 하프타임에 각각 8점차와 3점차의 크지 않은 점수 차를 유지했던 경기들이다. 물론 2경기 연속 3쿼터에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밀렸던 클리블랜드의 후반전 부진이 큰 문제였다.

다만 홈으로 돌아온 클리블랜드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전 시즌 파이널도 완연한 불리함을 갖고 시작했던 승부였다. 그러다가 따낸 3차전 승리는 역사적인 파이널 시리즈 역전을 이뤄낸 발판이었다.

이미 플레이오프 14연승이라는 신기원의 NBA 기록을 달리고 있는 골든스테이트의 위력이 대단하긴 하다. 이에 맞서 클리블랜드는 전 시즌에 자신들이 해냈던 위업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무엇을 수정해야하는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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