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17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가 가장 유력한 선수는 현재까지는 워싱턴 대학의 가드 마르켈 펄츠다.

펄츠는 1998년 5월29일에 태어난 선수인데 이날 NBA에서는 마이클 조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이 속해있던 시카고 불스가 레지 밀러가 버티고 있던 인디애나와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에서 89-92로 패한 날이기도 하다.

국내 NBA 인기가 최고조이던 조던 시대부터 NBA를 봐온 농구팬의 수가 꽤나 많다는 점에서 이러한 펄츠의 나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펄츠 다음 순번으로 지명될 것이 유력한 선수가 있다. UCLA의 1997년생 가드 론조 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드래프트 상위 지명이 유력시되는 론조 볼. ⓒAFPBBNews = News1
펄츠에 이은 2순위가 예상되는 선수인 론조 볼이지만 이슈 제조기로서는 누가 뭐래도 1순위인 선수이기도 하다. 바로 론조 볼의 아버지 라바 볼의 존재 때문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 유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이른바 될성부른 떡잎인 볼을 잡으려 시도했지만 아버지 라바 볼의 터무니없는 요구로 협상은 결렬됐고, 결국 라바 볼은 자신이 만든 독자적 브랜드인 ‘빅 볼러 브랜드’를 통해 론조 볼 관련 상품을 제작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 ‘빅 볼러 브랜드’에서 파는 론조 볼의 시그니쳐 농구화의 가격이 또 기가 막힌다. 론조 볼의 대학시절 등번호 2번을 붙인 농구화 ‘ZO2’의 가격은 495달러(약 55만5885원)이다. 농구 선수 조던은 몰라도 신발 브랜드로는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인 조던 시리즈의 가격을 생각하면 기가 찰 액수다.

게다가 라바 볼은 드래프트 순번이 정해지기도 전에 자신의 아들이 갈 팀은 LA 레이커스 한 팀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니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NBA의 시스템 자체를 무시하는 발언이기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라바 볼은 이러한 것 외에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등을 인터뷰에서 걸고넘어지며 어떤 식으로든 론조 볼의 이름을 언론에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그 내용들은 많은 농구팬들에게 어이없음과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들이기 때문에 아들인 론조 볼의 이미지조차 덩달아 안 좋아지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아버지인 라바 볼이 이렇게까지 띄우려 노력하는 론조 볼은 어떤 유형의 선수일까. 이러한 아버지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행보들을 보면 코트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대부분의 슛을 자기가 던지려 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큰 욕심을 보일 것 같은 선수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선 포인트가드로는 상당히 큰 6피트 6인치(약 198cm)의 키를 가진 론조 볼은 트랜지션 상황에서 장점을 보이는 선수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본인의 빠른 속도를 이용한 공격 마무리 혹은 빠른 패스가 일품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볼 호그’ 기질은 없고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즐겨하는 선수다. NBA 유망주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신인 드래프트 예측 결과도 알려주는 사이트 드래프트 익스프레스는 볼을 NCAA 최고의 공격 설계사로 표현하기도 했다.

볼은 큰 키를 통해 자기보다 작은 상대와 매치업이 될 시 높은 곳에서 리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바운드 가담력 또한 나쁘지 않은 선수이며 어떤 플레이를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이 상당히 빠른 선수다. 이러한 상황 판단력으로 인해 대학 무대에서는 농구를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포지션 대비 큰 신장을 활용하는 론조 볼. ⓒAFPBBNews = News1
하지만 볼 역시 무결점의 선수는 아니다. 우선 앞서 말한 트랜지션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강점을 보이는 선수이지만 트랜지션이 아닌 코트 상태가 정돈된 상태에서의 공격에서는 약점을 보인다. 스텝 백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미드 레인지 게임은 그의 대표적인 약점이다.

또한 큰 키에 비해 86kg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는 볼은 딱 봐도 탄탄한 느낌을 주는 선수가 아니다. 즉 피지컬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어 대학무대보다 더 상위 무대인 NBA에서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렇듯 볼은 전체적인 신체 능력을 측정하면 본인의 가치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유형의 선수이기에 신인선수들의 신체 능력을 측정하는 드래프트 컴바인에 참가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속공 상황에서 많은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신 포인트 가드 론조 볼은 충분히 매력적인 신인이며, 그의 아버지가 원하던 LA 레이커스가 2픽을 가져가면서 레이커스 행 확률도 높아진 상황이다. 과연 론조 볼이 정말 레이커스에 지명이 될지, 또한 어떤 활약을 NBA에서 보일지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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