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현 결승점으로 신안천일염에 3-2 승

티브로드 김정현 6단(오른쪽)이 신안 조한승 9단을 꺾고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포츠한국 강병원 기자]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18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7개월간의 장도에 올랐다.

출범 15년째를 맞은 올해도 지난 시즌의 9개팀 그대로 참가해 총 18라운드 72경기 360국에 이르는 정규시즌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상위 다섯 팀이 겨루는 포스트시즌으로 2017 시즌을 뜨겁게 수놓는다.

개막전 대진은 라이벌 두 팀의 대결로 짜였다. 지난 시즌 KB리그 3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후 올해 '새출발'을 선언한 티브로드와 이세돌 9단-조한승 9단-목진석 9단으로 이어지는 30대 트리오를 그대로 보유한 신안천일염의 대결. 한 해의 농사를 가늠하는 시금석 같은 일전에서 티브로드가 선취점을 빼앗긴 후의 3-2 역전극으로 안도의 첫 걸음을 뗐다.

시즌 첫승의 주역은 이세돌 9단이었다. 관심이 집중된 사제대결(3국)에서 제자 신민준 5단을 155수 만에 불계로 물리치며 '아직은'을 외쳤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티브로드의 2지명으로 전격 이적한 신민준 5단은 그 어느 때 보다 '보은(報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스승의 벽을 넘지 못하고 3패째를 당했다. 상변 치중부터 시작해 좌변 흑 대마를 압박해 가는 폭 넓은 반면 운영을 펼쳤으나 이세돌의 눈부신 타개 앞에서 빛을 잃었다.

개별 승부에선 예상 밖으로 단명국이 속출했다. 이세돌 9단 vs 신민준 5단 대국에 이어 2국의 류민형 5단이 신안천일염의 새내기 심재익 초단을 상대로 137수 만에 불계승했고 신안의 맏형 목진석 9단이 류수항 5단의 대마를 잡고 147수 만에 판을 끝내는 등 세 판 연달아 일방적인 승부가 펼쳐졌다.

결승점은 맨 마지막에 끝난 4국의 김정현 6단에게서 나왔다. 이번 시즌 이상훈 감독의 기대 속에 티브로드에 새 둥지를 튼 김정현 6단은 불리한 흐름의 바둑을 견디고 견뎌 조한승 9단으로부터 2집반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우세를 구축한 후 상변 흑 대마를 모질게 몰아붙이지 않은 조한승 9단의 낙관이 아쉬운 팀 패배를 불렀다.

한편 지난 시즌 디지털 계시기의 도입과 국가대표의 실시간 판정으로 업그레이드 된 화면을 선보였던 바둑TV는 이번 시즌에도 새로운 내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 오늘 벌어질 다섯 판의 관전 포인트를 흥미롭게 제시하는 시간을 마련했는가 하면, 경기 중에는 실시간 형세를 노출해 시청자들이 한 눈에 누가 우세한지를 알 수 있게 했다.

19일엔 정관장 황진단과 BGF리테일CU가 1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박진솔 7단 vs 이동훈 8단, 이창호 9단 vs 허영호 9단, 한승주 4단 vs 진시영 6단, 김명훈 5단 vs 최정 7단, 신진서 8단 vs 이지현 6단(이상 앞이 정관장 황진단).

기전 총규모 34억원의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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