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만에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격전이 나왔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치러진 2라운드 5차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휴스턴 로켓츠를 연장전에서 110-107 신승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시리즈 3승2패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앞선 4경기는 각자 2승2패의 시리즈 접전이 나왔지만 각 경기의 내용은 완연한 대승과 대패의 교차였다. 최소 11점차에서 최대 27점차까지 막판 접전을 거치지 않은 경기들의 연속이었다.

5차전 막판 마누 지노빌리의 블락으로 샌안토니오가 접전에서 살아남았다. ⓒAFPBBNews = News1
샌안토니오와 휴스턴의 정규 시즌 맞대결 4번은 2점차 3번과 6점차 1번의 접전들이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접전의 경기들을 예상할 법했으나 이제 딱 1번 나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리즈가 혈전이라 말할 이유는 충분하다.

▶부상의 속출

2차전 샌안토니오의 25점차 대승에 큰 기여를 했던 토니 파커가 해당 경기 4쿼터에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하며 향후 몇 개월 동안 농구를 할 수 없는 큰 불행을 겪었다. 그리고 4차전에서는 휴스턴의 네네도 부상을 당하며 플레이오프 나머지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이 부상들은 양 팀에게 각각 큰 타격이다. 파커는 모처럼 좋은 득점 활약을 하던 중이었고, 휴스턴은 주전 제외 벤치 인원을 네네 포함 3명만 기용하던 터였다.

3차전과 4차전에 파커 대신 신인 가드 디전테 머레이를 선발로 내세웠던 샌안토니오는 5차전에 머레이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또한 휴스턴은 연장 접전으로 치달은 5차전에서 단 7명의 선수만 기용했다.

이렇게 양 팀 모두에게 선수기용에 있어 고심을 끌어낸 결과가 나왔고 이를 반영하듯 5차전은 혈전이 나왔다. 게다가 샌안토니오는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마저 4쿼터에 발목을 삐끗하는 장면이 나왔고 연장전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6차전의 출전을 예고했지만 레너드의 상태가 어떨지에 따라 승부의 저울이 기울 수도 있다.

▶휴스턴의 3점슛 정확도에 따라 갈리는 승부

이번 시리즈를 아주 간단하게 도식화한다면 휴스턴이 3점슛을 얼마나 잘 꽂아 넣느냐가 관건이다. 2번의 승리에서 휴스턴은 각각 44.0%와 44.2%의 고감도 3점 정확도를 기록했다. 반면 3번의 패배에서는 32.4%, 30.8%, 33.3%의 낮은 대역을 형성했다.

이에 비해 샌안토니오는 2차전 및 3차전의 37.5%와 36.0%를 빼면 모두 33% 이하의 3점슛 침체를 겪고 있다. 1라운드 당시 41.0%에 달하던 정확도가 2라운드에선 33.6%으로 뚝 떨어졌다.

휴스턴은 2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42.8회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런 팀에게 있어 3점슛 정확도는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경기 당 11.2회의 3점 시도를 기록 중인 제임스 하든이 단독으로 던지는 3점슛 정확도도 중요하다.

원래 드리블 치며 던지는 3점슛을 즐겨 사용하던 하든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극단적으로 심화됐다. 플레이오프 동안 하든이 던진 총 106회의 3점슛 중 패스 받은 직후 던진 3점슛은 단 8회뿐이다.

스크린을 이용한 스위치를 통해 상대 빅맨을 공략하는 전술이 하든의 주 공격법이다. ⓒAFPBBNews = News1
5차전에서도 하든이 15회의 3점슛을 시도하면서 패스 받은 직후 던진 3점슛은 한 번뿐이다. 나머지 13회에서 드리블을 치다 던졌으며 한 번은 볼을 잡고 수비수와 긴 대치 끝에 던졌다. 이런 과정 속에 전반전에는 7회 시도 중 3개(42.9%)를 성공시켰지만 후반전에는 5번 중 1개만 성공시켰다. 그래서 결국 경기 전체에선 26.7%의 저조한 3점슛 성공률이 나왔다.

2라운드 동안 32.1%에 그치는 하든의 3점슛 성공률은 이런 성향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하든을 제외하고 2라운드에서 경기 당 3점슛 시도가 5회 이상인 휴스턴 선수들 4명은 40%를 넘는 정확도를 기록 중이다.

▶샌안토니오의 하든에 대한 대처

3차전에서 하든에게 야투를 허용하는 대신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대처를 강화하며 해결법을 찾은 듯한 샌안토니오지만 그 뒤로 계속해서 고전 중이다. 특히 페인트 구역으로 파고들어온 하든을 거의 막지 못하고 있다.

페인트 구역 야투에 있어 하든은 4차전에서 7회 중 6개 성공, 5차전에서는 9회 중 7개를 성공시켰다. 일단 드리블로 돌파해 들어온다면 실점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5차전 막판에는 하든의 침투를 저지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장전에서 하든은 3점 라인 밖에서만 3번 슛했고 3점 라인 안으로 들어갈 때 턴오버를 3번 범하고 말았다. 샌안토니오의 대니 그린 및 조나단 시먼스 같이 활동량이 좋은 가드들이 하든을 적극 담당할 때 나온 장면들이다.

▶예측이 어려운 미지수의 시리즈

2,3차전 샌안토니오의 2연승을 제외하면 직전 경기의 내용이 다음 경기의 승부를 예측하는 전조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 2차전 파커의 부상은 3차전에 샌안토니오가 어려운 경기를 가지리란 전망을 주기도 했다.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는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부상을 당한 주력 선수들도 있고 평소 또는 정규 시즌의 실적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뜻밖의 활약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대신 큰 줄기를 통해 전망하자면 샌안토니오가 계속 식어있던 3점슛 온도를 높이거나 하든의 페인트 구역 침투를 최근 2경기보다 저지할 수 있다면 6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수 있다. 반대로 하든이 턴오버를 적게 범하면서 패스를 잘 건네 휴스턴의 3점슛이 뜨거워진다면 승부는 뒤집어질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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