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 중인 보스턴 셀틱스와 워싱턴 위저즈의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대결은 동부지구 1번 및 4번 시드 대결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2016~17시즌 동부 최고의 가드를 NBA 팬들이 가리기에 최적의 기회이기도 하다.

보스턴의 아이제이아 토마스(28)와 워싱턴의 존 월(27)이 그 주인공들로서 벌써 2경기에 걸쳐 엄청난 기록을 뽑아내고 있다.

일단 3일(이하 한국시각) 현재까지는 토마스의 승리로 보인다. 소속팀도 2승0패로 앞서 있고 개인 기록도 앞서 보인다. 2경기 평균으로 토마스는 43득점 6.5어시스트 1.5스틸이며 월은 30득점 14.5어시스트 2스틸이다.

정규 시즌 실적 평가를 넘어 토마스와 월 사이의 진정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번 [NBA 현미경]에서는 이렇게 동시에 대활약 중이면서 나이도 비슷한 두 스타 가드를 놓고 몇몇 관점을 통해 대결 구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불꽃 튀었던 PO 2라운드 2차전 대결

3일 보스턴과 워싱턴의 2차전 대결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 일어났다. 경기 흐름은 3쿼터까지 앞서던 워싱턴이 그 뒤로 추격을 당하며 결국 보스턴에게 추월당한 양상이었다.

토마스와 월의 개인 기록도 불꽃이 튀었다. 토마스는 53득점 4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고 월은 40득점 1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다만 소속팀의 점수 흐름처럼 이 두 선수의 기록도 역전이 된 양상이었다. 3쿼터까지와 4쿼터, 연장전, 이렇게 세 부분으로 시간을 나눠 두 선수의 득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3쿼터까지 5점차로 앞서던 워싱턴이 추격을 당하며 결국 패하고 말았던 데에는 이런 에이스들의 엇갈린 득점 활약이 영향을 미쳤다.

올시즌 4쿼터 토마스의 득점 활약은 상당했다. 시즌 동안 4쿼터 평균 득점이 9.8득점으로, 러셀 웨스트브룩(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10.0득점 다음의 2위 기록이다. 게다가 NBA닷컴에서 검색이 가능한 1996~97시즌 이후로 종전까지 9.8득점을 넘기는 4쿼터 평균 득점은 나오지 않았었다.

경기 막판 토마스의 영웅 활약이 올시즌 낯설지 않다. ⓒAFPBBNews = News1
물론 포인트 가드들인 이 두 선수에 대해 득점의 잣대만 대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각자 소속팀의 에이스로 나선 올시즌이었고 4쿼터 이후 나온 토마스의 득점 장면들은 정말 고난이도의 동작을 통해 나왔기에 더욱 큰 인상을 남겼다.

▶빛났던 양 선수의 정규 시즌

올시즌 서부지구 소속의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28·휴스턴 로켓츠)의 기록이 역사에 남을 정도로 워낙 대단했기에 다소 가려졌을 뿐 동부의 토마스와 월도 상당했다.

토마스는 평균 28.9득점 및 5.9어시스트로, 28.9득점은 리그 3위에 올랐다. 월은 평균 23.1득점 및 10.7어시스트로, 10.7어시스트는 리그 2위에 올랐다. 가드 부문 올NBA 팀을 두고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퍼스트 팀에 유력하다면 세컨드 팀은 토마스와 월, 그리고 스테픈 커리(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3파전 구도로 보인다.

양 선수 모두 득점 기량이 올시즌 활짝 꽃피었다. 이에 맞춰 평균 득점도 각자 올시즌이 커리어 최고다. 토마스는 전 시즌 평균 22.2득점에서 28.9득점으로 6.7점 상승했다. 월은 19.9득점에서 23.1득점으로 3.2점 상승했다.

토마스는 중간 구역에서 결정력이 부쩍 좋아졌다. 페인트 구역 중 제한 구역을 제외한 지점에서 44.8% 야투율을 기록했는데 리그 평균(41.8%)보다 높으며 전 시즌의 33.0%보다 훌쩍 상승했다. 이 구역은 항상 저항하는 수비수 머리 위로 슛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높은 적중률을 기록하기 어렵다. 리그 최단신(175Cm) 선수로서 놀라운 성과다.

또한 미드레인지 구역에서도 전 시즌 36.5% 적중률에서 48.7%로 급상승시켰다. 미드레인지에서 100회 이상 시도한 NBA 선수들 중 5번째로 높은 적중률이다.

이렇게 2점 야투율 커리어 최고치(52.8%)를 기록한 토마스와 함께 월도 자신의 경력 중 최고의 2점 야투율(48.0%)을 기록했다. 제한구역 밖의 슈팅에 있어 향상을 거뒀고 특히 미드레인지의 점프슛에서 전에 보였던 불안정성을 가라앉혔다.

앞으로 월에게 주어진 과제라면 4쿼터 승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AFPBBNews = News1
▶시작 지점이 극과 극이었던 두 선수

NBA 경력에 있어 월은 꽃길로 시작했고 토마스는 흙길로 시작했다. 2010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혔던 월이고, 2011년에 전체 60순위로 뽑혔던 토마스이기 때문이다. NBA 드래프트 끝 순번이 60순위다.

드래프트 순위에 따라 년차에 따른 최대 계약 가능 액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월이 훨씬 유리한 길을 걷게 된다. 게다가 불과 2시즌 전까지만 해도 토마스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높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올시즌 월과 토마스의 연봉은 2배 살짝 넘게 차이난다.

하지만 현재는 기록으로도 기량으로도 토마스가 월에게 뒤쳐지지 않다고 평가하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다. 해석의 차원에 따라서는 올시즌 토마스가 월보다 좋은 활약을 했다 볼 수 있다.

이렇게 추월하고 있는 경력과 함께 토마스에게는 많은 NBA 팬들에게 호소하는 매력이 있다. 리그 최단신 선수로서 지금과 같은 맹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앨런 아이버슨이 커다란 팬 층을 형성했던 이유에 단신 선수란 요소도 분명 있었다.

▶월의 반격 가능성

아직 시리즈 2차전까지는 보스턴의 일방적 우위다. 여기에 2차전 4쿼터와 연장전에 나온 토마스의 활약이 NBA 팬들의 머릿속에 크게 자리 잡았다. 또한 1차전 전반에 신체 충돌로 인해 토마스는 앞니가 빠지는 일을 당했음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해맑게 웃으며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월과 워싱턴에게는 반격의 기회가 있다. 올시즌 보스턴도 홈 승률(73.2%)이 좋았지만 워싱턴(73.2%)도 똑같이 좋았다. 또한 1라운드에서 워싱턴이 홈경기만큼은 다 이긴 바 있다. 2차전까지 워싱턴의 일부 선수들이 불의의 신체 충돌을 입으며 경기에 빠진 시간도 있었기에 팀 자체로서 부족하다고 평하기 어렵다.

현재 플레이오프 동안 월은 51.2%의 높은 야투율을 통해 에이스 득점원으로서도 높은 활약을 하고 있으며, 평균 11.4어시스트를 통해 경기 지휘자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5일에 치러지는 3차전부터 승부처에서 보다 확실한 활약을 해준다면 반전을 이룰 가능성은 충분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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