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실내=박대웅 기자]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KBL 사상 처음으로 선수, 코치, 감독의 자리에서 모두 챔프전 정상에 오른 인물이 됐다.

KGC인삼공사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8-8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GC인삼공사는 7전4선승제의 결승에서 4승2패를 기록해 2011~12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당시에는 정규리그 2위에 그쳤다면 올시즌은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프전까지 석권하며 진정한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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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 첫 통합 우승의 경사를 누렸다면 김승기 감독은 말 그대로 겹경사를 누렸다. 이번 우승으로 선수-코치에 이어 감독으로도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기 때문. 특히 선수 시절과 코치 시절에는 조연으로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면 이번에는 한 팀의 수장으로서 KGC인삼공사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최고의 성과를 이뤄 더욱 의미가 컸다.

우승 후 김승기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여러 가지 일이 많았다. 마음고생도 많았고,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통합 우승이 더욱 감동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눈물을 흘렸던 점과 관련해 “정규리그가 끝나고 부모님과 아내가 생각났는데 말이 안 나왔다. 눈물이 나올까봐 말을 돌렸다. 부모님이 선수, 코치, 감독 때까지 마음 고생을 나보다 더 하셨다. 부모님 이야기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내가 사고를 너무 쳐서 아내 역시 지금 가장 기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눈시울을 또 한 번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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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 감독은 “지금은 농구판에 안 계시지만 과거에 정말 혹독하게 잘 배웠다”며 따로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전창진 전 감독과 관련된 발언도 남겼다. 그는 “너무나 잘 배웠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잘 배우지 못했다면 중간 중간 잘 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사람에게 잘 배운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전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 양희종, 오세근 등 모두가 잘 해줬고 지난 시즌 아쉬움을 사이먼과 사익스가 잘 채워졌다. 라운드를 진행할수록 수비에서 잘 맞아 들어가는 것을 봤다. 6라운드에 전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당시 3개 팀이 공동 1위였고, 상대전적에서 불리했는데 잘 극복해줬다”며 통합 우승까지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돌이켰다.

이 밖에 김 감독은 삼성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삼성과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오늘까지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본다. 이상민 감독에게 멋진 경기해줘서 고맙다는 말,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삼성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며 “서로 근성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불미스러운 일(이정현-이관희 충돌)도 있었지만 그런 상황을 이겨내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나와선 안 된다고 얘기했다. 근성 있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런 점은 없어졌으면 하고, 모든 팀 선수들이 잘 해쳐나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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