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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오빠’들도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들었다. 유니폼 대신 정장을 입고 코트 위에서 지략 대결을 펼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지난 4월21일 프로농구 2개 구단이 나란히 새 감독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LG는 현주엽 MBC스포츠 해설위원, 동부는 이상범 전 KGC인삼공사 감독과 나란히 계약 기간 3년에 도장을 찍었다.

특히 현주엽 해설위원이 LG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나타난 몇 가지 변화들이 있다. 현역 최고령 감독은 김진(56) 감독에서 오리온 추일승(54), 모비스 유재학(54) 감독에게 넘어갔으며, KBL 무대를 누볐던 선수 출신 감독은 8명으로 늘었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에서 대학생 신분으로 오빠 부대를 이끌고 다녔던 1970년대생 감독도 6명이나 된다.

  • 올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감독. 이 중 LG와 동부가 사령탑을 교체하면서 프로무대를 경험한 선수 출신은 총 8명으로 늘었다. KBL 제공
▶‘오빠 감독’, 파격 아닌 자연적 흐름

다수의 ‘오빠 감독’들이 프로팀의 수장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파격적인 세대교체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올해 10개 구단 감독들의 평균 연령은 46.9세로 1년 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다. 또한 현재 최고령인 유재학 감독이 대우에서 만 35세의 나이로 최연소 감독 타이틀을 거머쥔 1998년 당시만 하더라도 감독들의 평균 연령(42세)은 현재보다 한참이나 젊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8년(평균 연령 약 45.2세) 역시 마찬가지다. 50대 이상의 감독들이 다수 자리를 지켰던 시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4대 프로 스포츠의 다른 종목과 비교했을 때에도 프로야구 감독(평균 53.5세)보다는 6~7세 가까이 젊지만 프로배구 감독(평균 46.4세)보다는 근소하게 많고, 프로축구 감독(클래식 기준 평균 47.4세)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의 선봉에 섰던 소녀들도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됐다. 이들에게는 ‘여전한 오빠’로 통할 수 있지만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농구대잔치를 누빈 선수들이 오늘날 프로팀 지휘봉을 잡는 것도 더 이상 파격적인 현상은 아니다.

2011~12시즌 문경은 감독이 SK의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이러한 흐름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당시 막내 사령탑이었던 문 감독도 이제는 5번째로 나이가 많은 지도자다.

  • LG 현주엽 감독. KBL 제공
▶‘스타 출신’ 현주엽 감독이 불러올 바람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감독들의 평균 연령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당대 최고의 스타 출신 감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KBL에도 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고려대 출신의 현주엽 감독이 LG를 책임지게 되면서 삼성 이상민, kt 조동현 감독 등 대학 시절 라이벌 관계였던 연세대 출신과의 자존심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현주엽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을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 꼽았다. 감독이 아닌 코치를 역임하고 있지만 고려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오리온 김병철, SK 전희철 코치와의 만남 역시 화제가 될 수 있는 요소다.

LG와 현주엽 감독 모두 우승 반지가 없는 ‘무관’의 아픔을 씻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현주엽 감독이 깰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이미 1970년대생 감독들 가운데 SK 문경은, KCC 추승균,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례로 경험한 상태이며,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서는 김승기, 이상민 감독 중 한 명이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게 된다. 스타 출신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은퇴 이후 지도자 경험 없이 해설위원만을 거친 현주엽 감독이지만 과거 허재 감독 역시 플레잉 코치 경험만으로도 KCC에서 팀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때문에 소통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색깔을 빠르게 구축해나간다면 이러한 영광을 재현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또한 선수 시절 포인트 가드를 방불케 하는 농구 센스를 자랑했고, 빅맨으로서도 명성을 떨쳤다는 점에서 김종규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의 성장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LG는 27일 현주엽 감독을 보좌할 김영만, 박재헌, 강혁 코치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 동부 이상범 감독. KBL 제공
▶만만치 않을 60년대생의 힘

오빠 감독들의 바로 위 기수라고 할 수 있는 이상범 감독이 새롭게 만들어갈 동부의 모습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상범 감독은 ‘리빌딩 마스터’다. KT&G(현 KGC인삼공사) 코치와 감독대행을 거쳐 2009년 정식 사령탑에 오른 그는 뚝심 있게 리빌딩을 추진했고, 2010~11시즌 박찬희와 이정현, 이듬해 오세근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하며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양 팬들에게 안겼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을 삼킨 동부가 이상범 감독 영입에 공을 들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운 대목.

‘산성’이라는 전통적인 팀 컬러를 갖춘 동부지만 그 중심에 서 있던 김주성의 노쇠화, 윤호영의 잦은 부상 등을 감안하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웅 역시 상무 입대가 확정됐기 때문에 5월1일부터 열리는 FA 시장에서 이상범 감독의 밑그림이 새롭게 그려질 수 있다.

복귀를 알린 이상범 감독 외에 또 다른 1960년대생 지도자들 역시 다음 시즌에는 오빠 감독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비록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추일승, 유재학, 유도훈 감독 모두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의 신임 속에 재계약을 체결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어느덧 최고령이 된 유재학, 추일승 감독 역시 저마다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경험의 위대함을 다시 보여줄 여지가 충분하다.

오빠 감독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흐름을 보다 다양하게 뒤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1960년대생 감독 4인방이 베테랑 파워를 보여줘야 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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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4/29 0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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