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보스턴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시카고 불스에게 97-111의 일방적인 패배를 당하며 2연패에 몰렸다. 이제 22일 3차전과 24일 4차전을 시카고 적진에서 치러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현재 보스턴과 시카고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의 차이를 확실히 말해 주고 있다. NBA 동부지구 1위와 8위의 싸움에서 1위 팀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의 빅맨들이 가진 신체조건 열세가 플레이오프 시작부터 크게 드러나고 있다. ⓒAFPBBNews = News1
▶가랑비에 옷 젖었던 1차전의 보스턴

보스턴이 102-106으로 패했던 1차전은 경기 전체에 걸쳐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팀의 에이스 아이제이아 토마스는 가족에게 닥친 급작스런 비극을 접했음에도 33득점을 올리며 활약을 다했다.

경기 흐름도 14번의 동점과 10번의 리드 교체가 일어났고 점수 차도 최대 9점차까지만 났을 정도로 한쪽으로 기우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하지만 보스턴이 경기 내내 은연중 시카고에게 크게 밀렸던 부문이 있었다. 바로 리바운드로, 이 경기의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공격 리바운드에서 시카고가 20회를 기록하는 동안 보스턴은 12회를 기록했다.

슈팅이 실패해서 떠오른 볼들 중 잡아낸 비율 측면에서 이 경기는 매우 드문 사례를 남겼다. 시카고는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 45.5%를 기록했고, 반대로 보스턴은 54.5%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 정규시즌 중 한 팀이 45%를 넘기는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한 NBA 경기는 딱 4번만 나왔다. 그리고 시카고가 정규 시즌 중 가장 높게 기록한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은 37.8%였다. 한편 보스턴 측의 가장 낮았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55.8%였다.

즉 양 팀 입장에서 시즌 중 최고치와 최저치를 플레이오프에서 기록했다. 이로 인해 야투율 43.0%와 3점슛 성공률 36.8%를 기록한 보스턴은 야투율 42.9%와 3점슛 성공률 30.8%를 기록한 시카고에게 슈팅 정확도의 우위를 가졌음에도 패했다. 야투 시도에서 5번, 자유투 시도에서 4번의 차이가 났다.

▶소낙비를 맞은 2차전의 보스턴

2차전은 거의 일방적인 흐름이 나왔다. 보스턴이 앞선 시간은 채 5분이 안됐다. 공격 리바운드는 시카고가 12번, 보스턴이 11번으로 크게 밀리진 않지만 슈팅 정확도와 턴오버에서 크게 밀렸다.

50.6%의 야투율과 40.0%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시카고에 비해 보스턴은 46.3%의 야투율과 30.3%의 3점슛 성공률을 남겼다. 그리고 턴오버는 시카고가 10번, 보스턴이 16번 범했다.

시카고는 슈팅 정확도에서 시즌 동안 약점을 보였다. 정규 시즌 3점슛 적중률(34.0%) 리그 25위에 경기 당 3점슛 성공(7.6개) 리그 28위에 그쳐있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정규시즌 중 20번째로 좋았던 40%의 3점슛 적중률을 기록했다. 양 팀이 똑같이 10개의 3점슛을 꽂았지만 적중률의 차이가 10% 가량 났다.

특히 시카고의 드웨인 웨이드는 시즌 동안 31.0%의 3점 정확도를 기록하다 2차전에서 4개 중 3개를 성공시켰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전 시즌에도 나왔다.

2015~16시즌 동안 겨우 15.9%의 3점슛 적중률을 기록했던 웨이드는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52.2%를 기록했다.

시카고의 이런 높은 정확도의 슈팅이 나오면서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가 1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4어시스트는 올시즌 동안 론도가 기록한 2번째로 많은 어시스트다.

과거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웨이드가 플레이오프 경험의 무서움을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2경기 연속 리바운드 열세에 처한 보스턴

1차전의 리바운드 점유율은 극단적인 값이라 해도 보스턴은 시즌 동안 수비 리바운드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 동안 보스턴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75.3%)은 리그 27위에 그쳤다. 반면 시카고는 시즌 동안 리그 4위에 오른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27.0%)을 기록했다.

다만 올스타 휴식기 뒤의 기간 동안엔 시카고의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23.8%)은 리그 18위에 그쳤고, 보스턴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76.7%)이 리그 13위까지 오르며 어느 정도 상쇄됐으리라 여겨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실전에서 나오고 있는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마침 시즌 중에 보스턴이 시카고에게 패한 2경기도 리바운드 열세가 원인이었다.

▶반전의 가능성

일단 보스턴 측이 리바운드 열세를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리바운드보다 경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부문에서 앞서야 한다. 우선 슈팅 정확도가 따라줘야 하고, 그 다음으로 턴오버 관리다.

슈팅 정확도는 보스턴이 1차전에서 가까스로 앞섰고 2차전에서는 크게 밀렸다. 턴오버도 1차전에 거의 비슷하다 2차전에서 크게 밀렸다.

시즌 성과 면에서 슈팅 정확도는 보스턴이 앞선 부문이다. 야투율에서 보스턴(45.4%)은 16위였고 시카고(44.4%)는 25위였다. 대신 턴오버는 비율 측면에서 시카고(13.8%)가 보스턴(14.3%)에게 살짝 앞섰다.

한편 1차전은 시카고 측에서 꽤 이변이 일어났다. 2년차에 플레이오프는 올시즌 처음 접하는 바비 포티스가 10번의 야투 시도 중 8번 성공시켰다. 페인트 구역 밖에서 8번 시도 중 7번 성공시켰는데 매우 이례적이다. 시즌 동안 포티스는 페인트 구역 밖에서 39.3% 적중률을 기록했다.

앞선 2경기에서 나온 극단적인 값들이 소강되고 보스턴이 자신들의 장기를 살릴 수 있다면 3차전을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신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기지 못할 경우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0승3패를 뒤집은 사례는 전무할 정도로 희박한 가능성의 상태에 빠진다.

NBA 역사에서 동서 각 지구별로 8팀씩 플레이오프 대진을 짜기 시작한 1984년 이후로 8번 시드 팀이 1번 시드 팀을 꺾고 2라운드에 진출한 사례가 총 5번 있었다. 이 몇 안 되는 불명예를 당하지 않기 위해 보스턴은 3차전에서 큰 약진이 필요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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