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결승 무대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 중심에는 양희종(KGC인삼공사)이 있었다.

KBL은 20일 논현동 KBL 센터 교육장에서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결승 무대에 오른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과 오세근, 양희종, 삼성 이상민 감독과 주희정, 김준일이 참석해 챔피언결정전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 등을 전했다.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와 동일하게 챔프전 미디어데이 역시 선수 및 감독들이 서로에게 질문을 남기는 시간이 주어졌다. 역시나 이번에도 불꽃 튀는 입담 속에 장외 신경전이 벌어졌다.

평소 거칠게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는 수비 스페셜리스트 양희종이 미디어데이에서도 유쾌한 도발을 시작했다.

양희종은 먼저 김준일에게 “상무 입대를 축하한다. 5월8일에 입대 날짜가 잡혔는데 챔피언결정전이 빨리 끝나면 휴식 기간도 길어지지 않나. 빨리 끝내고 쉴 생각은 없나”라는 선제 공격을 펼쳤다.

주희정에게 남긴 질문은 더욱 거침 없었다. 양희종은 “KT&G 시절 최고참이셔서 농구를 많이 배웠다. 챔프전에서 만나 영광이다. 20년 동안 프로생활을 하면서 현재도 추축이라는 점에서 존경한다”며 주희정에 대한 칭찬으로 말문을 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그런 부분에서 유독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승과는 조금 인연이 없었던 것 같은데...”라는 말을 덧붙여 주희정을 당혹감에 빠뜨렸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을 도발한 만큼 양희종에게 쏟아진 질문 역시 강렬했다.

김준일은 양희종이 우승 공약으로 30인분 한우를 팬들에게 제공하기로 밝혔던 것을 언급한 뒤 “구단 프런트의 도움 없이 사비로만 살 것인가”라고 질문에 웃음을 안겼다. 이에 양희종은 “아직 팀에서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니 사비로 사야할 것 같다”고 답변한 뒤 진행자 정용검 캐스터의 “주류와 식사비까지 포함이 되느냐”는 후속 질문에 “당연히 한우만이다. 나머지는 더치페이다”고 밝혀 또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주희정의 질문은 더욱 날카로웠다. 평소 양희종과 문태영이 만날 때마다 극도로 예민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점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주희정은 “안양에서 희종이와 룸메이트를 하며 2, 3년을 함께 했고 대표팀에서도 함께 했다. 당시에도 수비를 잘 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린 뒤 “지금처럼 더티하게 하는 부분을 찾을 순 없었다. 혹시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하는 것인가. 혹은 문태영과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했다.

이에 양희종은 “더티라는 단어는 조금 그렇다. 시상식 때도 말했지만 정해진 룰 안에서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고, 합법적 몸싸움이라 생각한다. 의도치 않게 부상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몸을 사리고 안 부딪힐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기에 너그러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양희종은 이어 “(문)태영이 형과 많이 부딪히는 것은 사실이다. 나도 맞을 때가 있고, 나 역시 보디 체크를 할 때가 있지만 경기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챔프전 때도 많이 그런 경우가 나올 것 같은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단련을 시키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하지만 주희정은 “내가 알고 있는 문태영은 조용하고 착하게 플레이하며 성격도 정말 온순하다. 유독 양희종과 매치가 되면 이상하게 불이 붙는다. 문태영은 성격이 정말 온순하다. 먼저 도발을 하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며 양희종을 다시 한 번 당황시켰다.

결국 이를 듣고 있던 오세근이 마이크를 넘겨받은 뒤 “희종이 형은 절대 그런 성격이 아니다. 대학 시절부터 대표팀을 하며 겪어봤는데 절대 먼저 상대를 때릴 스타일이 아니다”며 옹호에 나섰고, 김승기 감독까지 “선수들을 가르칠 때 ‘절대 먼저 시비를 걸지 말라’. ‘시비를 받아주라’고 가르치고 있다”며 유쾌한 신경전의 양상이 팀 대 팀으로까지 번졌다. 양희종은 “제가 먼저 하지 않습니다”라는 짧은 답변과 함께 미소를 지었다.

한편 양희종과 삼성 선수들이 강한 질문을 서로 주고받은 것과 달리 오세근에게는 육아와 관련된 훈훈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양희종은 “강도에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 세근이에게도 농구 관련 이야기를 해달라”는 억울함을 호소해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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