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LG가 김진 감독과 결별을 택하면서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또 다른 감독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12일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 김진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게 됐다고 발표했다. 결재 과정이 남아 있어 공식 발표를 한 것은 아니지만 구단 측에서는 지난 10일 김 감독에게 재계약 불가 입장을 이미 통보했다.

지난 2011년 LG의 6대 사령탑에 내정된 김진 감독은 6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KBL 제공
2013~14시즌에는 40승14패의 성적으로 지금껏 LG를 거친 그 어떤 감독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14~15시즌을 앞두고 3년 간 연봉 4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한 이후로는 첫 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을 뿐 4강에서 모비스에 탈락했고,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플레이오프 티켓조차 거머쥐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6시즌 동안 김 감독이 LG에서 남긴 성적은 157승167패.

LG가 김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서 후임 감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타 구단들의 움직임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사령탑은 김진 감독 외에도 전자랜드 유도훈, 동부 김영만 감독이 있다. 삼성 이상민 감독도 같은 경우에 해당됐지만 최근 구단에서 플레이오프에 집중할 수 있도록 3년 재계약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반면 유도훈, 김영만 감독의 경우 6강 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상황. 이들은 김진 감독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일정 부분 성과를 남긴 것도 사실이지만 한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공통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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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도훈 감독은 2009~10시즌 감독 대행을 시작으로 8년 동안 전자랜드와 한솥밥을 먹었다. 구단과의 관계 역시 끈끈했다. 2012~13시즌 이후 계약 기간이 만료된 당시에도 유 감독은 모기업의 미래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전자랜드에 남는 선택을 했다. 당시 타 구단의 러브콜이 실제로 있었으나 실리를 쫓기보다 의리를 택했다. 전자랜드 역시 두터운 신뢰를 유 감독에게 드러냈다.

성적도 비교적 꾸준했다. 2010~11시즌에는 ‘서태힐 트리오(서장훈-문태종-허버트 힐)’를 앞세워 구단 역대 최고 승률(0.704)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이를 시작으로 2014~15시즌까지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꾸준함도 보였다. 지난 시즌 온갖 악재 속에 17승37패로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1년 만에 팀을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었다.

특히 유 감독은 강렬한 카리스마 이면에 선수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이를 바탕으로 하는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 ‘감동랜드’의 중심에 우뚝 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도 끝내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염원을 이루지 못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의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빅맨 대신 포워드형 선수를 선호하면서 높이에서 해마다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하며, 단단한 조직력에 비해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다소 더딘 모습이다. 구단에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

김영만 감독도 대행 꼬리표를 떼고 2014~15시즌 지휘봉을 본격적으로 잡은 이후 팀을 꾸준히 중상위권 반열로 이끌었다. 계약 첫 해부터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끈 것을 비롯해 3년 모두 동부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게 4전 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인 이후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오리온전(3연패), 올시즌 모비스전(3연패)까지 플레이오프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또한 ‘동부 산성’의 팀컬러를 부임 이후 줄곧 계승해왔지만 부족한 공격력 및 잦은 실책 문제는 수년째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김주성의 노쇠화, 윤호영의 부상, 허웅의 군 입대 등 다음 시즌 역시 강한 전력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 리빌딩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동부 역시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 밖에 재계약 기간은 내년까지 남아 있지만 SK 문경은 감독, kt 조동현 감독, KCC 추승균 감독 역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외국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해외로 이미 떠났거나 떠날 일정을 잡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계속 부여하는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으나 다음 시즌에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이들 주변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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