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GC인삼공사와 모비스가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면 오리온과 삼성은 외곽과 골밑의 승부로 압축된다.

오리온과 삼성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한다. 5전 3선승제의 승부를 통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주인공을 가린다.

두 팀 모두 저마다 뚜렷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장점의 경우 서로 상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팀 컬러를 확실히 살리느냐에 따라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KBL 제공
먼저 오리온은 양궁 부대의 화력이 돋보인 팀이었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3점슛 400개를 성공시켜 이 부문 3위에 올랐고, 특히 성공률은 37.4%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은 3점슛 성공률에서 34.9%로 2위에 올랐으나 성공 개수는 294개로 9위에 그쳤을 뿐이다. 또한 삼성은 상대에게 허용한 3점슛 성공률이 35.3%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못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오리온은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 4승2패를 기록했는데 경기당 9.7개의 3점슛을 43.9%의 성공률로 명중시킨 것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였다. 삼성전 평균 17.3점을 폭발시킨 김동욱이 무려 61.1%의 3점슛 성공률(11/18)을 자랑했고,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문태종(46.4%, 13/28), 이승현(9/22, 40.9%), 허일영(8/16, 50%), 오데리언 바셋(5/11, 45.5%) 등이 모두 매서운 외곽슛 감각을 뽐냈다.

특히 오리온은 4라운드에서 ‘두목’ 이승현이 빠진 상황에서도 무려 62%(12/21)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10점 차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단 오리온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무릎 부상 여파가 있는 김동욱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 충분한 휴식이 슈팅 감각 유지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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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삼성은 높이에서 오리온에 압도적 우위를 자랑한다. 올시즌 54경기에서 총 211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삼성은 동부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오리온이 1942개로 8위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6번의 맞대결에서도 삼성의 리바운드 마진은 무려 +53(삼성 252개, 오리온 199개)이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14.2개)와 마이클 크레익(5.8개)이 무려 20리바운드를 합작해냈고, 김준일(4.7개), 문태영(3.8개), 임동섭(3.7개) 등도 오리온이 자랑하는 장신 포워드진에 밀리는 부분이 전혀 없다.

다만 삼성은 제공권 우위 속에서도 6경기 69개의 실책을 쏟아내 오리온(47개)과 비교해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 리바운드에서부터 출발하는 삼성 특유의 속공은 정규리그 2위(338개)에 올랐지만 오리온을 상대로는 오히려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리온에게 50.1%의 야투 성공률을 허용한 모습이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진다면 제공권 우위도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추일승 감독 역시 삼성에게 리바운드 싸움에서 패하고도 승리를 가져간 적이 많았음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으로서는 단순히 높이의 우위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외곽에서도 시너지를 함께 내야만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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