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가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아사다 마오(27)가 21년간 신어왔던 스케이트를 벗는다.

아사다는 10일 밤 본인의 블로그에 “갑작스럽지만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끝내는 결단을 했다”며 은퇴 사실을 알렸다. 아사다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5살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아사다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켰고, 2004~05시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성인 무대에서는 동갑내기인 김연아의 벽에 막혀 만년 2인자에 머물러야만 했다.

국제 연맹의 연령 제한으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사다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3번의 트리플 악셀을 선보였지만 당시 여자 피겨 역대 최고점(228.56점)을 기록한 김연아에 미치지 못해 눈물을 쏟아낸 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에는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의 사망으로 슬픔에 잠긴 중에도 2011 일본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아사다는 2013년에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마지막 올림픽을 위해 배수의 진을 쳤지만 6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다.

아사다는 2014~15시즌 휴식 이후 지난해 다시 복귀해 2018년 2월에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겨냥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일본피겨선수권에서 12위에 그치는 등 세월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 미야하라 사토코, 히구치 와카봐, 미하라 마이, 혼다 마린 등 차세대 주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결국 마오는 고심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아사다는 “피겨 스케이팅 인생에 후회는 없다”며 “내게 은퇴는 큰 결단이었지만 인생에서 하나의 통과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꿈과 목표를 발견하고 미소를 잊지 않고 전진해 나가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응원에 정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트리플 악셀 성공 여부 및 ‘점수 퍼주기 논란’이 줄곧 따라다녔고,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해 2인자의 꼬리표를 끝내 벗어던지지 못했지만 아사다 역시 본인의 언급대로 피나는 노력 속에 후회 없는 피겨 스케이팅 인생을 걸어온 선수다.

특히 소치 올림픽을 마친 뒤 눈물을 쏟아냈던 아사다는 동갑내기 라이벌 김연아에 대해 “매우 훌륭한 선수다. 주니어 시절부터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주목을 받았는데 그런 점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힘든 점도 많았지만 스케이팅 인생에서 하나의 좋은 추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연아를 인정했다.

김연아 역시 2년 전 은퇴 기자회견 당시 가장 기억나는 라이벌로 마오를 꼽으면서 “너무 오랫동안 비교를 당했고 경쟁도 했다. 둘만 계속해서 10년 넘게 라이벌이라는 상황 속에 경기를 했기 때문에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동안의 고생에 박수를 보냈다.

1인자와 2인자의 구분은 과거의 일일 뿐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 서로를 더욱 빛내왔고, 피겨 스케이팅이 아닌 제2의 인생도 응원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