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프로농구 순위 싸움 향방이 어느덧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2경기를 통해서 정규리그 우승, 플레이오프 마지막 진출팀, 최하위 여부가 모두 가려질 수도 있다.

지난 21일 KGC인삼공사가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9-63으로 승리하면서 많은 농구 팬들의 시선이 22일 오리온-KCC의 경기가 열리는 고양체육관으로 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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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위 KGC인삼공사가 37승15패, 2위 오리온이 35승17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두 팀 모두 잔여 일정은 2경기씩 남았다. 오리온이 2경기를 모두 잡고, KGC인삼공사가 2경기를 모두 패하는 경우만이 양 팀의 순위가 뒤바뀌는 유일한 시나리오다. 승률에서 동률이 되고 정규시즌 맞대결 역시 3승3패로 동일하지만 오리온이 KGC인삼공사에 6경기 공방률에서 +6점으로 앞서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현재 KGC인삼공사가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고 있으며 6강 밖으로 밀린 SK, kt와의 승부만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최소 1승을 챙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때문에 KGC인삼공사가 축포를 터뜨릴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SK와의 승부는 24일에 예정돼 있지만 22일 숙소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 오리온이 KCC에게 패하는 경우 1, 2위 팀의 승차가 2.5경기까지 벌어지기 때문에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KGC인삼공사의 우승이 최종 확정된다.

오리온으로서는 KGC인삼공사의 자력 우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내려놓지 않을 계획이다. 일단 53번째 경기에서 오리온이 승리하고 KGC인삼공사가 패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최종전은 KGC인삼공사 입장에서도 상당한 압박 속에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KGC인삼공사와 만나는 SK, kt가 나란히 맞대결에서는 1승4패로 밀리고 있으나 두 팀 모두 최부경 가세, 김영환 트레이드 등 멤버의 변화 이후 흐름이 좋은 상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오리온도 남은 2경기가 모두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팬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으며, 4강 직행은 이미 확정됐으나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통합 우승’을 노리는 것 역시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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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리온의 상대인 KCC 역시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이미 6강 진출은 일찌감치 좌절됐지만 만약 KCC가 오리온에게 패한다면 올시즌 최하위가 확정된다.

KCC로서도 남은 2경기를 모두 잡고 kt가 최종전에서 KGC인삼공사에게 패한다면 결국 kt와의 승률에서는 동률, 맞대결에서는 4승2패로 앞서있기 때문에 극적으로 10위를 벗어날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던 KCC 입장에서는 1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하는 수모만큼은 반드시 면할 필요가 있다. 홈팬들 앞에서 인사는 이미 끝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아야 한다.

우승 희망 연결-최하위 탈출이라는 목표 속에서 오리온-KCC가 맞붙는다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전자랜드전은 마지막 6강 진출 티켓이 정해질 수도 있는 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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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LG가 KGC인삼공사에 패하면서 5위 동부는 6강 진출이 우선 확정됐다. 전자랜드 역시 LG와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졌을 뿐 아니라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상태다. 6, 7위가 뒤집히는 방법 역시 1, 2위와 마찬가지로 남은 2경기에서 전자랜드가 모두 패하고 LG가 모두 승리했을 때에만 일어날 수 있다.

삼성은 이미 3위가 확정됐기 때문에 사실 전자랜드를 상대로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6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며 체력 비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랜드에게 내심 행운까지 따라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삼성이 힘을 빼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는 생각조차도 금물이다. 이미 올시즌 삼성에게 5전 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한순간의 방심이 6강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자랜드가 6위로 정규리그를 마칠 경우 플레이오프 첫 관문에서 만나는 팀도 결국에는 삼성이다. LG의 결과를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자력으로 삼성을 무너뜨렸을 때 기싸움이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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