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2016~17시즌 NBA의 트레이드 시장은 마감됐다. 이제 30개 구단은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노릴 수는 없다.

트레이드 시장 마감 직전 가장 화제를 모은 트레이드는 단연 드마커스 커즌스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멘탈 문제와 그로 인한 파울 관리를 제외하면 농구 실력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바로 그 멘탈 때문에 팀의 리더로서 의문부호가 따랐고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선수였다.

결국 새크라멘토 킹스는 커즌스와 함께 포워드 옴리 카스피를 내주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로부터 신인 버디 힐드, 새크라멘토 출신 신인왕 타이릭 에반스, 뉴올리언스가 고향인 언드래프티 출신 랭스턴 갤로웨이, 2017년 1라운드 지명권과 미래 2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렇게 서부 8위 경쟁을 하는 두 팀 중 더 높은 곳에 있던 팀은 리빌딩을, 더 낮은 곳에 있던 팀은 플레이오프를 겨냥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한편 이 두 팀과 함께 서부 8위를 놓고 경쟁 중인 댈러스 매버릭스도 이번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10일 계약 선수에서 2년 계약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가드 요기 페럴과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드 세스 커리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베테랑 가드 데런 윌리엄스와 결별을 택했다.

또한 많은 출장 시간을 확보하지는 못해도 출전할 때마다 팀의 에너자이저 역할을 해준 ‘심바’ 저스틴 앤더슨에 베테랑 센터 앤드류 보것, 그리고 18번째 순번까지 보호가 되는 1라운드 픽을 내주며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너렌스 노엘을 영입했다.

살라 메즈리(우)를 막는 너렌스 노엘(좌). 이제 이 두 수비형 빅맨은 동료가 됐다. ⓒAFPBBNews = News1
▶ 뛰어난 수비형 빅맨인 노엘

사실 노엘의 이적은 가능성이 0이라고는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필라델피아 입장에서 우선 순위로 내보내려고 했던 빅맨은 자릴 오카포였기에 다소 놀라움을 안겼다. 6피트 11인치(약 211cm)의 신장을 가진 노엘은 드래프트 익스프레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드래프트 직전 측정에서 윙스팬이 약 225cm 정도로 팔이 긴 선수다. 또한 지우개라는 뜻의 ‘이레이저’, 통곡의 벽과 같은 느낌을 준다는 의미에서 ‘너렌 월’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나다.

노엘은 조엘 엠비드라는 괴물의 등장으로 팀 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3년차인 이번 시즌에 출전 시간이 평균 20분에 못 미쳤고 그로 인해 평균 블록 기록도 1개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30분 가량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았던 지난 두 시즌에는 모두 1.5개가 넘는 블록을 기록했다. 또한 20분에 못 미치는 출전시간에도 이번 시즌 1.5스틸 및 상대의 패스를 건드린 횟수를 세는 디플렉션 수치에서 2.8개를 기록했다. 이는 208cm 이상 선수 기준으로 스틸은 단독으로 디플렉션은 공동으로 3위에 올라있는 수치다.

이러한 1차 수비 지표뿐만 아니라 2차 수비 지표에서도 노엘은 매우 좋은 선수임이 드러난다. 박스 스코어를 기반으로 한 수비 보정 지표인 DBPM에서 노엘은 3.7을 기록하며 필라델피아에 있는 기간 동안 팀 내 1위를 차지했다. DBPM이 3.7이라는 것은 해당 선수가 100번의 포제션에서 평균적인 선수보다 3.7점을 더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노엘의 더 무서운 점은 1994년생으로서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엔 현재의 모습만 유지한다고 해도 댈러스에 확실히 도움이 될 선수다. 출전 시간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신뢰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노엘은 선수 가치를 비교할 때에 가장 많이 쓰이는 2차 스탯 선수 효율성 지표인 PER에서 20.9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기록이 출전시간을 25분에서 30분정도의 수준으로 늘렸을 때 유지될 수 있다면 댈러스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반면 노엘의 반대급부로 내보냈고 필라델피아 이적 후 바로 웨이버 공시가 된 센터 앤드류 보것의 PER은 노엘의 절반도 안 되는 9.4다. 보드 장악력, 림 보호 능력은 아직 살아있지만 공격에서 최소한의 받아먹는 것 마저 성공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에너자이저 역할은 해줬지만 경기 당 2.4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30% 미만의 성공률을 보여준 저스틴 앤더슨은 3점슛 시도, 성공에서 리그 상위권인 댈러스의 입장에서는 없을 때 아쉽기는 해도 부재가 사단을 나게 할 존재의 선수는 아니다.

이제 새로운 팀을 찾아야하는 앤드류 보것. ⓒAFPBBNews = News1
결국 댈러스는 센터 포지션에 조금 더 나은 공격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수비력을 보여줄 수 있는 노엘을 생각보다 적은 출혈로 데려왔다. 노엘은 기존의 센터보다 더 젊은 자원을 영입하면서 당장 이번 시즌의 전력과 다음 시즌 전력에까지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엘의 영입 대가로 내준 1라운드 픽이 앞서 말했듯 18픽까지 보호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을 때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단어의 철자를 보면 ‘e’와 ‘e’가 다르긴 하지만 ‘노엘’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노엘이 과연 댈러스에게 2월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영입이 될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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