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귀포=이재호 기자] 놀라운 3위였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등 전통의 명문 등을 모두 넘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내용도 참 알찼다.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1,2위는 예상됐지만 제주는 연봉 총액에서도 53억원 수준으로 클래식 12개팀 중 6위였다. 6위의 투자를 하고 3위의 성과를 낸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 최강의 공격진을 갖췄다는 전북과 득점에서 동률(71득점)을 이루며 K리그 최다득점팀이 됐다. 제주의 축구는 늘 2~3골이 터지는 재밌는 경기로 관심을 끌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제주 클럽하우스로 복귀해 한 달 남은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조성환 감독은 “지난 시즌의 득점력을 유지하면서 실점을 30%가량만 줄이면 성적은 물론 정말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의 목표는 득점 유지와 실점률 30% 줄이기임을 천명했다.

올해로 감독 부임 3년째가 되는 조 감독은 “요즘에는 3년을 기다려주는 팀도 많이 없다. 그래도 성과가 나오니(2015시즌 6위, 2016시즌 3위) 제주에서도 믿어준다. 그래도 다소 투자가 소극적인 면이 있는데 올해 3위 이상의 성적이 나면 모기업인 SK에서도 더 축구단에 투자를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는 반드시 ACL이든 리그든, FA컵이든 우승컵 하나는 꼭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실점 낮추기? 경쟁과 집중력 향상으로 도전

올해 화두로 ‘실점률 30% 낮추기’로 정한 조성환 감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점률을 낮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결국 조직력으로 풀어야합니다. 작년 경기를 보면 개개인의 집중력이 순간 결여된 부분이 큰 실수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면 이제 선수들도 분명 책임감을 더 느껴야할 겁니다. 한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경기에, 세 번은 리그 판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알짜배기 영입이 많은 만큼 경쟁자들이 많기에 분명 선수들 스스로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 부분을 이용해 실점률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주전 수비수였던 조용형이 7년여만에 국내로 복귀했고 주장 오반석은 조 감독 부임 이후 계속해서 주장을 맡고 있다. 중앙 수비진에 플러스 요인으로서 기대를 모은다.

팀의 핵심 수비형미드필더 권순형은 “수비가 보강됐지만 실점은 수비만의 잘못은 아니다. 11명의 선수 모두 집중력과 책임감을 가지고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며 구단에서 강조하는 ‘실점률 30% 감소’에 대해 선수들의 독려를 유도하기도 했다.

▶조용형, 멘디, 이찬동 등 영입선수 기대…우린 한 선수에 기대지 않는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ACL 진출과 맞춰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이찬동(전 광주)과 진성욱(전 인천), 울산 현대에서 뛰었던 외국인 공격수 멘디, 약 7년여만에 국내에 복귀한 팀 레전드 조용형(전 스좌장), 풀백 박진포(전 성남), 수비형 미드필더 최현태(전 서울), 골키퍼 이창근(전 수원FC) 등 전포지션에 영입이 됐다. 팀 스쿼드는 두터워졌고 베스트 11에 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조용형의 경우 국가대표와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화려한 선수경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카타르에서 컵대회 우승을 제외하곤 제대로 우승을 못해봤다고 하더라고요. 선수 본인도 우승컵에 대한 욕심이 강합니다. 이근호가 강원으로 이적했지만 리더 자리를 조용형이 대체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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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멘디에 대해서는 “울산에서의 모습 그대로만 해주면 된다. 움직임과 득점력, 그리고 제주에 없는 타겟 공격수로서 역할을 기대한다”며 “진성욱도 정말 피지컬이 뛰어나고 기대치가 높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많은 영입 선수에 분명 흡족해하지만 조 감독은 “우리팀은 지난 시즌에도 그랬지만 한 선수에 의존하는 경기를 하진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도 한 선수가 몰아 넣은 것이 아닌 다양한 선수들이 함께 골을 넣었기에 다득점의 성과가 가능했다. 이 색깔은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를 명문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조성환 감독은 이제 제주도 명문팀으로 도약할 시기라고 했다. 객관적으로 제주가 포항이나 서울, 전북과 같이 화려한 과거나 현재의 트로피를 지닌 팀은 아니다.

조 감독 역시 “제주는 늘 중위권 정도를 할 팀이라는 평가가 꾸준히 따라다닌다. 강등은 아니지만 우승도 아니라는 평가 말이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정말 명문팀 반열에 제주를 올려보고 싶다. 작년 3위를 통해 명문팀으로 갈 기반을 다졌다면 올해는 벽돌을 쌓는 단계”라고 말했다.

“명문팀의 조건은 좋은 인프라와 시스템, 그리고 우승컵과 같은 결과가 따라주는 것입니다. 우린 뛰어난 유소년 시스템과 최고의 구장 등 환경적 요인은 갖추고 있습니다. SK축구단 역시 1989년 우승 이후 30여년간 우승컵이 없습니다. 상당히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최근의 행보를 봤을 때 분명 명문팀이 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항상 제주하면 ‘강팀’으로 분류되고 우승권으로 여겨지는 팀이 되게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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