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유명 만화 ‘슬램덩크’에서 팀 주장 채치수는 주인공 강백호에게 이렇게 말했다. 과연 올시즌 NBA에서도 적용되는 얘기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비 리바운드를 포함한 전체 리바운드의 수에 한해서는 맞는 얘기에 가깝다.

2016~17시즌 특정 팀이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따낸 단일 경기는 지난해 11월16일(이하 한국시각)에 펼쳐진 시카고 불스-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시카고는 총 67개의 팀 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25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 외에도 6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팀이 6경기에서 추가로 나왔는데 포틀랜드에게 2점차로 패한 덴버 너겟츠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승리했다.

특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1월22일에 펼쳐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에서 팀 리바운드 60개를 잡아내며 37점 차 대승을 거뒀다.

팀 리바운드가 60개를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 경기였던 12월18일 골든스테이트와 포틀랜드의 경기에서는 골든스테이트가 56리바운드를 기록해 31리바운드에 그친 포틀랜드에 무려 45점 차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는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승리를 위한 리바운드 다툼은 이처럼 치열하다. ⓒAFPBBNews = News1
▶공격 리바운드는?

그렇지만 리바운드 수치를 팀 전체 리바운드가 아닌 공격 리바운드로만 한정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번 시즌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공격 리바운드를 가장 많이 잡아낸 팀은 12월8일에 브루클린 네츠를 상대했던 덴버였다. 이 경기에서 덴버는 무려 26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경기는 5점차로 패했다.

이밖에 20개 이상의 팀 공격 리바운드가 나온 경기는 7차례 더 있었는데 그 중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에서 29점차 대승을 거둔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제외하면 모두 패했다. 특히 18점 이상의 격차로 대패한 경우가 3번이나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우선 공격 리바운드를 20개 넘게 잡아낸 팀들의 3점슛 성공률에서 공통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

물론 공격 리바운드 20개 이상을 잡아내고도 29점차 대승을 거둔 샌안토니오는 예외다. 그들의 해당 경기 3점슛 성공률은 정확히 50%였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우에서 3점슛 성공률이 30%를 넘긴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공격 리바운드 20회 이상을 유일하게 3번이나 기록한 덴버는 이 3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이 각각 29.7%, 29%, 28%에 그쳤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도 세컨드 찬스 득점 기회를 기대하기보다 저조한 야투에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지배하고도 최악의 3점슛 성공률을 보여준 팀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올시즌 최고의 3점슛 팀인 휴스턴 로켓츠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1일 샌안토니오와의 경기에서 15.8%의 처참한 3점슛을 기록하는 동안 20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 경기에서 패하며 휴스턴은 11연승에도 실패했다. 이 경기는 이번 시즌 기준 한 팀이 30개 이상 3점슛을 시도한 경기에서 두 번째로 낮은 성공률(1위 골든스테이트 15.6%, 레이커스전)로 남아 있다.

덴버는 20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고도 댈러스에게 20점 차로 대패를 당했다. ⓒAFPBBNews = News1
물론 공격 리바운드가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특히 림과 가까운 거리에 진입한 후 나오는 공격 리바운드의 경우 세컨드 찬스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거나 반칙을 쉽게 유도할 수도 있는 등 좋은 선택지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20개 이상의 공격 리바운드가 나온 경기들은 대략 30개 정도의 3점슛을 시도한 경기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농구팬들이 알고 있듯 슛 시도가 림과 멀면 멀수록 빗나가는 슛의 리바운드는 먼 거리에서 이뤄질 확률이 높다.

즉, 요즘의 리그 트렌드인 공간 창출과 많은 3점슛 시도를 생각하면 결국 너무 많은 공격 리바운드는 결코 팀에 좋지 않은 징조이고 패배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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