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시즌 전자랜드전 3전 전패의 치욕을 씻어냈다. 이날 kt 선수들의 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독기가 가득했다. KBL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인천삼산=박대웅 기자] 집념의 승리였다. kt가 전자랜드전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kt는 2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전에서 80-69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3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5승16패를 기록, 전자랜드를 밀어내고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올시즌 3전 전패를 당한 것을 비롯해 평균 18점 차 열세의 참담한 맞대결 결과를 설욕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kt는 일찌감치 전자랜드전 복수극을 벼르고 있었다. 지난 26일 KGC인삼공사에게 승리를 거둔 이후 수훈선수로 꼽힌 조성민은 “전자랜드와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항상 질긴 인연이고 매 경기가 전쟁이었다. 올시즌에는 우리가 세 번을 다 졌다. 하지만 4번이나 질 수는 없다. 이번에는 되갚아 줘야할 것 같다”는 굳은 다짐을 남겼고, 이재도 역시 “(조)성민이 형과 같은 생각이다. 5위 자리가 걸린 중요한 시합이기 때문에 체력보충을 잘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전창진 감독도 지난 3라운드 맞대결 56-81 완패 이후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던 사실을 털어놨다. 전 감독은 “전자랜드는 근성을 가진 팀이다. 하지만 우리 역시 그런 힘이 있고 충분히 매치업이 되는 팀이기도 하다. 세 번까지 내리 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10년 동안 감독을 하며 시합에서 진 것을 탓한 적은 없었는데 당시에는 경기 이후 선수들을 크게 다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찰스 로드가 그동안 전자랜드를 만나면 궂은일을 하기보다 오버하려는 경향이 잦았다. 팬들에게 진정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중거리슛보다 리바운드나 픽앤롤에 의한 덩크슛을 더 많이 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 마음가짐이 많이 좋아졌고, 미팅 때에도 선수들을 불러 모아 열심히 수비를 하자는 말을 하더라”며 이번 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실제 로드는 이날 전반에만 호쾌한 덩크슛 두 방을 포함해 18점을 몰아치는 한편 4리바운드 2블록(4쿼터 최종 기록 27점 7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하며 근성 있는 모습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특히 전반까지 8분 여 동안 코트를 누빈 테렌스 레더를 무득점 무리바운드로 완벽히 지워내는 모습을 통해 팀이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성민 역시 19점 3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치며 단지 말로만 독기를 품은 것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조성민은 승리 직후 “3차전이 끝나고 프로농구 선수로서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고 운을 뗀 뒤 “그 뒤로 선수들이 각성을 하면서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다. 특히 로드가 가운데서 집중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조성민은 “앞으로 2번을 더 이겨야 3승3패가 되기 때문에 오늘 승리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묘한 웃음을 지은 뒤 남은 전자랜드와의 맞대결도 여전히 불꽃튀는 전쟁이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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