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종목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 선수들은 20대 중·후반이면 기량이 만개한다. 짧은 시간 전성기를 누려도 30대 초·중반이면 은퇴를 고민한다.'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따로 없다.

스포츠 인생을 결정하는 10대 때 선수 생활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각 분야의 10대 선수들은 가히 최고의 10대 선수 생활을 보냈다고 해도 무방하다. 향후 한국의 스포츠를 이끌고 나갈 10대 루키들을 조명해봤다.

▶축구 : 세계가 인정한 재능, 자타공인 '메시의 후계자' 이승우

한국 축구계는 2014년 9월, '이승우 광풍'에 미소 지었다. 고작 1998년생, 만 16세의 나이지만 AFC(아시아축구연맹) U-16 챔피언십에서 4경기에서 5골 4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MVP까지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일본과의 준준결승을 앞두고 "일본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다"는 당찬 발언 이후 실전에서 중앙선 뒤에서부터 개인 드리블을 통해 수비 세 명에 이어 골키퍼까지 젖히며 골을 넣는 놀라운 플레이는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미 그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알려질 대로 알려진 한국축구 최고의 유망주였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떠났던 스페인에서 1년 만에 최고의 재능으로 불리며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등이 뛰는 '세계 최고의 팀' FC 바르셀로나에서도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최전방 공격수인 그는 바르셀로나 유망주 중 1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인판틸A에서 28경기 38골, 14~15세 선수들로 구성된 카데테B에서는 무려 14경기 22골을 넣는 충격적인 활약을 했다. 이 활약에 힘입어 현재 유소년팀의 최고 단계인 후베닐A까지 합류했다.

후베닐A에서 1998년생은 이승우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1~3살 많은 형들로 구성돼있고 현지 언론 역시 3년 후 바르셀로나 예상 포메이션에 이승우가 메시, 네이마르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그를 더 주목하고 있다.

▶골프 : 세계 최고 무대를 정복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김효주

지난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자정, 국내 골프팬들은 숨죽인 채 TV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미 19세에 국내무대를 제패했던 김효주가 LPGA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대회 4라운드 18번홀을 돌고 있었기 때문. 이 18번홀에서 김효주는 4.5m 버디 퍼트로 호주의 카리 웨브에 재역전승을 거뒀고, 그렇게 전국은 늦은 밤 함성이 울려 퍼졌다.

1995년생으로 19세의 나이로 우승한 것은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세 번째이며 한국선수가 LPGA 비회원 자격으로 우승한 것도 2008년 신지애, 2011년 유소연 이후 세 번째다.


ⓒAFPBBNews = News1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때는 100여 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리면서 귀국 장면이 TV로 생중계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국민적 스타로 거듭난 것. 19세의 나이에 이미 세계랭킹 10위에 진입했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11번째 한국인이 된 김효주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LPGA에 진출한다. 이제 국내무대를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김효주가 과연 박세리-박인비로 대표되던 한국 여자 골프계의 판도를 바꿀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테니스 : 이형택 후 끊긴 한국 테니스의 미래로 급부상한 정현

한국 테니스는 2000년대 후반 이형택과 조윤정의 은퇴 이후 이렇다 할 후계자가 보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지난해 정현(18)이라는 깜짝 유망주가 등장하며 테니스계는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그가 이름을 떨친 것은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을 하면서부터다. 비록 주니어이지만 테니스에서 '윔블던'이 갖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한국 선수가 준우승까지 차지했다는 소식은 침체됐던 테니스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현은 준우승 이후에도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려 9월 남자프로테니스(ATP)발표 세계 랭킹 18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00위권에 한국 테니스가 이름을 올린 것은 2010년 2월 197위에 올랐던 임규태 이후 무려 4년 7개월만의 경사다. 현존 한국 최고 랭킹이며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나이가 아직 만 18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테니스협회 제공

정현은 29일 열렸던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임용규와 함께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미 그는 역사를 쓰고 있다.

이형택은 한때 세계랭킹 36위까지 오르며 한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간판이었다. 그런 이형택이 "나를 뛰어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특별한 관심을 드러낼 정도다. 정현이 이형택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는 그 순간 한국 테니스 역사는 새로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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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나갈 10대 루키선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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