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21일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50초29, 전체 4위의 성적으로 결선에 올랐다.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인천=박대웅 기자] 예선 성적은 4위에 그쳤지만 구간별 기록 속에서는 어느 정도 희망이 보였다. 박태환(25)이 결선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3연패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21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50초2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터치, 3조 1위이자 전체 4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날 박태환은 라이벌 쑨양(1분48초90)보다 1초39 늦게 결승점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1분48초99), 마쓰다 다케시(1분50초20)에게도 뒤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선 기록은 박태환 뿐 아니라 우승 후보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같은날 오후 곧바로 결선이 진행됨에 따라 메달권의 선수들은 체력 비축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지 않기 때문.

반면 반응 속도의 경우는 체력 소모를 요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집중력 유지 차원에서도 예선부터 전력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태환은 바로 이 반응 속도에서 0.66초를 기록하며 전체 참가자 중 1위에 올랐다. 이는 0.82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25명 중 24위에 그친 쑨양과 확실히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실격(이후 번복) 해프닝'을 겪으며 흔들린 경험이 있기에 예선에서 보여준 쾌조의 반응 속도는 분명 박태환의 심리를 편안하게 해줄 요소가 될 수 있다.

박태환에게 기대되는 또 한 가지 요소는 바로 막판 스퍼트다. 이날 박태환은 50m단위의 구간별로 각각 25초85(~50m), 28초20(50m~100m), 28초46(100m~150m), 27초78(150m~200m)의 기록을 냈다. 50~100m, 100~150m 구간에서는 상위 4명 중에서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고, 초반 50m까지의 성적도 3위에 그쳤지만 마지막 구간만큼은 쑨양(27초5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힘을 빼고서 경기에 임했지만 평소 폭발적인 뒷심이 강점으로 꼽히는 박태환은결선에서도 예선과 유사한 패턴, 즉 막판 스퍼트에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6번 레인에 배치돼 상대적으로 3(마쓰다), 4(쑨양), 5(하기노) 레인을 한 번에 견제하기 쉽다는 점에서 스퍼트를 올릴 타이밍을 잡기에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

박태환은 예선을 마친 이후 몸상태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쑨양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기를 하러 이곳에 왔다. 기록에 도전하는 레이스를 하겠다”며 자신과의 싸움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선에서 묵묵히 본인의 컨디션을 점검한 박태환이 과연 결선에서는 진정한 실력을 뽐내며 금빛 물살을 가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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