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극적이어서 축하용 샴페인·물도 준비 못 해

(AP=연합뉴스) 김효주가 우승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프로골프대회에서 동료 선수가 우승하면 샴페인이나 생수를 뿌리는 축하 세리머니는 이제 하나의 관례가 됐다.

우승한 선수가 동료가 뿌려준 물을 뒤집어쓰고 우승 소감을 말하는 모습은 이제 프로골프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된 것.

하지만 15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김효주(19·롯데)가 우승한 뒤 물을 뿌려주는 동료 선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동료 선수가 우승했는데 축하도 안 해주냐는 뒷말들이 무성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김효주의 우승 모습을 지켜본 골프 관계자들은 김효주의 우승이 예상하지 못한 극적 드라마여서 동료 선수들이 샴페인 같은 축하용품(?)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6번홀(파3)에서 김효주가 보기를 적어내면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카리 웨브(호주)가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고, 이 격차는 18번홀(파4)에 들어설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김효주가 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돌았고, 폴라 크리머 등 일부 선수들은 베테랑 웨브의 여덟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을 준비했다.

하지만 김효주가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했고, 웨브는 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자는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김효주는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지만, 너무나 극적이었기에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지 못하고 시상식에 들어서야 했다.

한편, 김효주를 비롯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선수들은 대회장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편을 운행하는 항공사가 파업을 하는 바람에 항공편을 바꾸는 소동을 벌였다.

일단 파리로 가는 다른 항공 티켓을 구한 김효주는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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