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7)이 자신에게 TKO 패를 안긴 표도르 에멜리아넨코(31.러시아)와 재대결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홍만은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표도르와 경기에서 암바(팔 꺾기 기술)로 1라운드 TKO로 진 뒤 인터뷰에서 "표도르와 다시 한번 맞붙고 싶다.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준비를 잘하고 방어 연습을 더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입식 타격 위주로 훈련을 해 온 최홍만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그라운드 기술을 허용하는 종합격투기(MMA) 룰로 치러진 만큼 더 준비를 해서 재대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최홍만은 1라운드 초반 표도르에게 기습적인 암바로 진 뒤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링에서 잃어나지 않는 등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둘의 재대결이 최소 2년 이내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홍만과 표도르의 소속 단체와 활동 무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의 경우 표도르가 2006년까지 자신이 활동했던 프라이드가 K-1에 선수 수급 요청을 하면서 한시적으로 가능했던 것이었다.

프라이드는 지난 해 미국 최대 격투기 단체인 UFC에 흡수되면서 향후 일본에서 격투기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또 최홍만은 K-1, 표도르는 M-1 글로벌 소속으로 최홍만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가 주요 활동무대이다. 반면 지난 해 M-1 글로벌과 계약한 표도르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열릴 격투기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격투기에서 상품성 가치가 높은 표도르는 앞으로 시장이 큰 미국에서 주로 뛸 가능성이 더욱 높다. 더구나 표도르는 "랜디 커투어와 대결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UFC 소속의 정상급 파이터와 대결을 바라고 있다.

표도르는 "2월~3월 미국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는 3~4 경기 정도 출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해 치르는 경기 수가 많지 않아 M-1 글로벌과 계약이 돼 있는 2년 이내 최홍만과 다시 대결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표도르는 이미 한국 땅을 세 차례나 밟았고 러시아 국기인 삼보를 통해 한국과 교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자주 말해 왔다.

최홍만이 MMA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특별 이벤트를 통해 표도르-최홍만의 재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표도르 소속 단체를 먼저 설득해야 하고 거액의 대진료를 제공해야하는 등 풀기 힘든 과제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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