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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거꾸로 됐어야했다. ‘에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선발이 아닌 1선발로 그리고 ‘깜짝 대활약’을 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선발이 아닌 2선발로 포스트시즌에 나갔어야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예상 못한 역할이 준 부담감에 짓눌리고 말았고 새벽부터 추석당일 일어났던 한국 팬들은 허탈한 한가위를 맞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1일(이하 한국시간)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란히 선발출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면 끝’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1.2이닝 7실점을 하고 말았다. 김광현도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3.2이닝 3실점의 부진한 투구를 했다.

당연히 류현진은 토론토 부동의 에이스다. 에이스가 1선발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토론토는 너무나도 이상하게 포스트시즌을 5일 남겨둔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에서 굳이 7이닝 100구나 던지게 했고 그 여파로 인해 토론토는 정작 중요한 4년만에 나선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에이스를 쓰지 못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패하자 3전 2선승제에서 두 번째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커졌다. 그동안 수많은 부담감을 이겨온 류현진이지만 이번만큼은 이 부담감에 짓눌리며 1.2이닝 7실점이라는 대참사에 무너졌다. 토론토 역시 2-8로 패하며 2경기만에 4년을 기다린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말았다.

김광현은 팀의 에이스가 아니다. 팀의 에이스는 애덤 웨인라이트다. 고참에 팀 최고 투수다. 올시즌 역시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켜 팀내 최고 fWAR을 기록하기도 했다(1.0).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 신인인 김광현에게 포스트시즌 1선발의 중책을 맡겼다. 모두의 예상을 깬 선택이었기에 현지에서도 놀라움이 컸다. 굳이 웨인라이트를 1선발로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의문도 나왔다.

아무리 김광현이 30이닝이상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해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험이 처음이다. 게다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타선도 처음이며 내셔너럴리그 중부지구 팀 외에 다른 팀을 상대한 것도 처음이다. 너무 많은 ‘처음’을 안고 있는 김광현에게 1선발을 맡기기보다 1선발로 웨인라이트를 내고 이어 김광현을 2선발이나 3선발로 고려하는게 정석이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파격수를 택했다 김광현 선발은 실패(3.2이닝 3실점)하고 말았다. 그나마 팀이 6-4로 이겼기에 망정이지 졌더라면 정말 큰 비난을 받을뻔 했다.

추석 당일임에도 새벽부터 일어나 류현진과 김광현의 동반 승리를 기대했던 한국 팬들 입장에서는 허탈한 한가위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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