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드디어 끝났다. 2014시즌을 앞두고 맺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추신수(38)의 7년계약이 28일(이하 한국시간)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종료와 함께 끝났다.

7년간 텍사스에서 트레이드없이 쭉 뛰어온 추신수의 지난 7년과, 2020시즌은 어땠을까. 그리고 내년에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까.

2013년 12월 텍사스 입단식에서의 사진. ⓒAFPBBNews = News1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7월 24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9월 28일까지 팀당 60경기의 단축시즌으로 종료됐다. 이제 30일부터 약 한달가량 16개팀으로 확장된 포스트시즌이 열린다.

종료와 함께 2020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을 정리해본다.

추신수는 28일 최종일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루방면 번트안타를 때린 후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악이 된 계약 마지막해, 추신수의 2020시즌

추신수는 올해도 어김없이 텍사스 레인저스내 최고 연봉자이자 최고참 선수였다. 전력이 약한 텍사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지만 60경기 단축시즌이다보니 ‘혹시나’하는 기대를 품게하려면 추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60경기 중 절반수준인 3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리고 그 활약도는 매우 부진했다(타율 0.236 출루율 0.323 장타율 0.400 5홈런 15타점 13득점 6도루).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도 -0.1에 그쳐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 수준인 대체선수 기준보다도 못한 활약을 했다. wRC+(조정득점생산력)에서도 87에 그쳤다.

텍사스에서 총 7년을 뛰며 추신수가 fWAR에서 마이너스, wRC+에서 100이하를 기록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렇게 부진하다고 평가받았던 2016년과 2017년에도 war은 0.5와 0.6을 기록했고 wRC+에서도 100을 간신히 넘겼었다.

즉 냉정하게 아무리 부상이 있었다 할지라도 결과론적으로 2020시즌은 추신수의 7년 계약을 모두 통틀어 최악의 시즌이 됐다.

2018 올스타에 선정됐던 당시의 추신수와 가족들의 레드카펫 모습. ⓒAFPBBNews = News1
▶7년간 추신수는 ‘돈값’ 했나

올해 2000만달러를 받아야 했던 추신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약 778만달러밖에 수령하지 못했다(스포트랙 자료). 이로 인해 원래 7년 1억3000만달러였던 계약은 2018시즌 올스타 선정 인센티브 10만달러 포함 약 1억1688만달러, 한화 약 1373억원으로 수정됐다.

‘돈값’을 했는지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지표는 팬그래프가 제공하는 활약도 대비 달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추신수는 계약 첫해인 2014년 300만달러, 2015년 2740만달러, 2016년 500만달러, 2017년 360만달러, 2018년 1810만달러, 2019년 1400만달러, 2020년 -110만달러 어치(27일까지)를 했다. 총 7000만달러값을 한 것이다.

1억1688만달러에 약 4688만달러가 모자라다.

fWAR로 봐도 2014년 0.4, 2015년 3.4, 2016년 0.6, 2017년 0.5, 2018년 2.3, 2019년 1.7, 2020년 -0.1을 기록하면서 7년간 총 fWAR 8.8에 그쳤다. FA직전시즌이었던 2013시즌 추신수는 한해에 fWAR 6.4를 기록했던 바 있었다. WAR 1당 900만달러의 가치라고 봐도 7920만달러 수준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은 가장 기대하고 중요했던 계약 첫 3년동안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약 첫해인 2014년 추신수는 WAR 0.4에 그쳤는데 이때 텍사스는 다르빗슈 유, 프린스 필더, 아드리안 벨트레, 호아킴 소리아 등을 보유하며 포스트시즌에 나가기 위해 노력하던 때였다.

2015년에는 계약기간 중 가장 뛰어난 WAR 3.4를 기록해 팀도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호세 바티스타에게 굴욕적인 ‘빠던’을 당하며 패하고 말았다.

2016년에는 부상으로 고작 48경기밖에 뛰지 못하며 시즌을 망치고 말았다. 이해를 끝으로 필더가 은퇴하고 팀 에이스인 다르빗슈가 2017시즌 중 LA다저스로 트레이드되며 사실상 텍사스의 황금기는 끝났다. 실제로 이후 텍사스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결국 첫 3년의 활약이 매우 중요했지만 2015년은 잘하고 나머지 2년을 망친 것이 결정적이었고 2017년에는 추신수도 35세의 선수가 되며 부상과 함께 노쇠화가 찾아왔다.

ⓒAFPBBNews = News1
▶‘39세’ 추신수는 2021시즌에도 메이저리그 생존이 가능할까

1982년생인 추신수는 내년이면 만 39세다. 2020 메이저리그에서 만 39세 이상의 선수는 개막 기준 4명밖에 없었을 정도로 최고참이다. 게다가 추신수는 FA자격을 갖췄고 2021시즌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 자유롭지 않다.

즉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선수영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당장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내에 끼치는 무형의 영향력을 기대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여유를 가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신수는 2020시즌을 최악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자신은 ‘부상 때문에, 시간이 더 있었다면’이라고 항변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팀들이 보기엔 38세 선수로 노쇠화가 왔다고 보기 충분하다. 은퇴해도 전혀 이상치 않은 나이이기 때문.

이미 현지에서도 “추신수가 내년 메이저리그 계약을 보장받긴 쉽지 않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냉정하게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잔류를 원한다면 메이저리그행이 보장되지 않는 스플릿 계약이 최대치일 가능성이 높다. 즉 스프링캠프때 경쟁을 해 어린 선수들을 넘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수비력에서 기대하기 힘들기에 지명타자 자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타격에서 압도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국내 복귀 역시 가능성이 낮다. 추신수는 공개적으로 고향팀인 롯데 자이언츠행을 원하지만 추신수는 2007년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 당시 SK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아 KBO리그에 복귀한다면 무조건 SK로 가야한다. 또한 규정상 1년간 트레이드가 될 수 없다. 박찬호때처럼 그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SK에서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추신수 입장에서는 2021시즌 메이저리그 잔류를 위해 스플릿 계약을 받아들여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하거나, 일본팀이 원할겨우 일본행을 택하거나, 국내 복귀 때는 SK로 오는 세가지 선택지 중 골라야 한다. 하지만 추신수의 자녀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지금도 미국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고 아들들의 경우 미국 국적을 택했다는 점에서 추신수가 미국을 떠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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