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냉정하게 봐야한다. 물론 국내 선수들이 있다고 왠지 그 팀이 강해보이는 느낌도 있고 호의적으로 보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색안경’이다. 아직 스토브리그가 한창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류현진이 뛰어줘야 하는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진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내야진은 물음표만 가득하다.

ⓒAFPBBNews = News1
15일(이하 한국시각) FA시장 마지막 선발 대어로 여겨졌던 자니 쿠에토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3,0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잭 그레인키를 놓친 다저스 입장에서는 현재, 클레이튼 커쇼-알렉스 우드-브렛 앤더슨에 부상에서 복귀할 류현진으로 이루어진 좌완 선발 4명으로 한 시즌을 이끌고 가야할 처지다.

냉정하게 보자. 일단 커쇼는 설명이 필요없다. 여전히 우리 시대의 에이스며 내년에도 그 모습은 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 선발 로테이션이다.

▶다저스, 커쇼 빼고 누가 확실한가?

일단 2015시즌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데려왔던 알렉스 우드는 다저스에서 솔직히 부진했다(12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4.35). 다저스 정도의 팀전력이니 4승이라도 했고 투수친화구장인 다저스이기에 평균자책점 4.35는 더 높았어도 할 말이 없다. 그가 나아질 확률도 있지만 반드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또한 브렛 앤더슨도 내년 시즌 받는 1년 1,580만달러의 값어치를 해줄지 의문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나섰지만 180.1이닝밖에 못 던질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부족(경기당 평균 5.2이닝 소화)했고, 평균자책점도 3.69(FIP 3.94)로 평범했다(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3.96, FIP 3.96). 부상 병동인 앤더슨이 6년만에 풀타임 시즌을 뛰었기에 내년에 이 급작스러운 과부하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키는 힘들다.

3년 4,500만달러에 FA계약을 맺은 이와쿠마 히사시도 불확실하기 매한가지다. 물론 지난 4년간 평균자책점 3.17로 뛰어났던 이와쿠마지만 2015시즌 부상으로 시즌의 반 정도를 날릴 정도로(20경기 129.2이닝 소화)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내년이면 만 35세 시즌으로 완연한 30대 중반이다.

문제는 류현진도 가지고 있다. 오죽하면 LA 타임스는 ‘LA 다저스는 2016년 류현진을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기사로 과연 제대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받은 어깨수술은 그 누구도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장담키 힘든 수술이었다.

류현진과 다저스는 심지어 개막에 맞춰 복귀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과연 그것이 자신하는 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잘 돌아온다고 해도 예전과 같이 평균자책점 3점 초반대를 찍으며 2선발급 활약을 해줄 수 있을지는 더 장담키 힘든 것이 객관적 상황이다.

포스팅을 노리는 마에다 켄다 등을 영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2,000만달러로 포스팅금액이 정해진 일본의 포스팅 시스템 속에서 여러팀과 자유경쟁에서 마에다를 데려올 수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다저스 선발진은 커쇼를 제외하곤 모두 물음표만 가득하다.

다저스의 자랑 커쇼(왼쪽), 다저스가 놓친 쿠에토. ⓒAFPBBNews = News1
▶피츠버그, ‘4번타자’ 워커 빠진 내야진, 물음표만 있다

강정호가 뛰는 피츠버그의 내야진 역시 상황은 매한가지다. 얼마전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닐 워커는 사실 앤드류 맥쿠친 뒤를 받쳐주던 4번타자였다. 물론 그의 파워나 타격 스타일이 4번타자급은 아니었지만 피츠버그의 팀 사정상 워커는 4번타자로 나선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그가 떠나고 보강된 선수는 아직 없다. 일단 내야 계획은 1루수를 영입하고 2루수는 조시 해리슨, 유격수는 조디 머서, 3루수는 강정호로 간다는 것이다. 닐 헌팅턴 단장이 밝힌 계획이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자. 일단 1루수에 누가 올지 아무도 모른다. 물론 페드로 알바레즈보다 최소한 수비는 나을 것이기에 다행이지만 FA시장에서 확실한 1루수라고는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뿐인데 피츠버그가 고액을 원하는 데이비스를 잡을 확률은 0에 수렴한다.

그리고 워커를 대체할 2루수 해리슨도 불안하다.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해리슨이긴 하지만 아직 2루수로는 100경기도 뛰지 못했다(99경기). 수비력에서 워커를 앞선다고 확신하기 힘들고, 타격은 이미 2014시즌의 성적(타율 0.315 OPS 0.837)이 거품임이 드러났다(2015시즌 타율 0.287 OPS 0.717).

유격수 머서는 수비력에서는 변함없었지만(2014 수비WAR 6.8, 2015 6.6), 공격력에서 심각한 하락을 겪었다(2014 타율 0.255 OPS 0.693, 2015 타율 0.244 OPS 0.613). 어차피 타격에서 큰 반등을 기대할 수 없는 머서의 플레이스타일 특징상 수비로 공격을 메워야만 한다.

주전 3루수가 확정인 강정호 역시 객관적으로 보면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강정호가 부상을 당한 부위는 무릎이다. 내야수에게 무릎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부상 후 곧바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강정호는 내년이면 ‘소포모어 징크스’가 있는 2년차다. 이제 강정호에 대해 파악한 투수들은 중심타선에서 뛸 강정호를 잡기위해 철저한 분석을 할 것이다.

떠난 워커. ⓒAFPBBNews = News1
그리고 워커가 빠지면서 내야진이 헐거워진 것도 언급해야한다. 워커가 있을 때는 너무 좋은 선수가 많아 아쉬웠지만 워커가 빠지면서 순식간에 피츠버그 내야는 한명이라도 이탈하면 마이너리그급 백업들이 대체해야하는 수준이 돼버렸다(플로리몬, 핸슨).

물론 류현진이나 강정호가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연스레 다저스와 피츠버그의 고민은 상당부분 덜게 된다. 하지만 냉정한 시각에서 봤을 때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큰 문제를 안고 있고 이 문제는 쉽게 풀기 힘들고 스토브리그를 지켜봐야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