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놓친 돈으로 선발+마무리+2루수 보강으로 쪼갠 다저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잭 그레인키를 놓쳤다. 그러자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은 나름의 묘수를 고안해냈다. 바로 그레인키를 놓친 돈으로 그동안 문제가 됐던 불펜과 선발 로테이션, 그리고 2루수 강화를 위해 쓴 것이다.

폭스 스포츠, MLB.com 등 다수의 현지 매체들은 8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가 신시내티 레즈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유망주를 주고 데려오는 트레이드에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양 팀은 이 트레이드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고 있지 않지만 다저스는 채프먼을 받고 신시내티는 2명의 유망주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과연 다저스가 훌리오 유리아스, 코리 시거와 같은 자신들이 그토록 아꼈던 유망주를 내주느냐다.

왼쪽부터 그레인키, 채프먼, 이와쿠마. ⓒAFPBBNews = News1
만약 다저스가 채프먼을 영입하게 된다면 분명히 다저스의 불펜은 한층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이미 A급 마무리 캔리 젠슨이 있는 상황. 젠슨은 2010년 데뷔 후 지난 4년간 최소 25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지난 3년간 젠슨보다 많은 세이브(108세이브)를 올린 투수는 단 3명(크렉 킴브렐, 그렉 홀랜드, 휴스턴 스트리트)뿐 이다.

채프먼이 오게 된다면 젠슨은 트레이드가 되거나 혹은 8회 셋업맨 혹은 더블 마무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채프먼의 평균 100마일짜리 강속구와 지난 4년간 최소 33세이브를 거뒀던 꾸준함은 ‘젠슨보다는 채프먼’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하기 때문이다.

다저스에게 불펜 강화는 오랜 숙제였다. 전임 돈 매링리 감독을 가장 괴롭혔던 불펜이 무너져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세인트루이스에게 무릎을 꿇었었다. 프리드먼 사장 역시 이를 알기에 아예 채프먼이라는 초특급 투수를 데려와 팀을 강화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최근 잭 그레인키가 라이벌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충격적인 계약(6년 2억650만달러)으로 이동하면서 곧바로 시애틀 매리너스의 일본인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를 영입했다(3년 4,500만달러).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채프먼 트레이드 소식과 묶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프리드먼 사장. ⓒAFPBBNews = News1
프리드먼 사장은 연간 3,000만달러 이상을 줘야했던 그레인키를 놓치면서 쓰지 못한 돈을 연간 1,500만달러인 이와쿠마와 연봉 중재 2년차로 올해 약 1,300만달러 이상이 예상되는 채프먼(2015시즌 연봉 805만달러)으로 막은 것이다. 이와쿠마와 채프먼을 합치면 대략 2,800만달러인데 여기에 약간의 돈을 보태 비어있는 2루수에 채이스 어틀리와 1년 700만달러 재계약을 하며 약 3,500만달러를 투자한 셈이다.

결국 그레인키의 연봉으로 3선발급 선수(이와쿠마)와 마무리(채프먼), 2루수(어틀리)를 모두 메운 것이 다저스 프리드먼 사장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와 6년계약 연봉 3,440만달러)=이와쿠마(3년계약 연봉 1,500만달러) + 채프먼(FA까지 2년남음 연봉 1,300만달러 예상) + 어틀리(1년계약 연봉 700만달러)

물론 다저스 입장에서도 에이스 그레인키를 잡는 것이 가장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레인키가 애리조나와 연봉 3,441만달러라는 충격적인 금액으로 계약하면서 다저스는 자신들이 준비했던 실탄을 곧바로 다른 곳에 쓰는 차선책으로 이번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효율이다. 그레인키 하나가 승리에 기여하는 바가 클지 그 돈으로 쪼갠 이와쿠마, 채프먼, 어틀리가 더 승리에 기여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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