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시즌 아웃이다. 류현진(28·LA 다저스)은 그동안 미뤄오고 숨겨왔던 어깨부상으로 인해 결국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이 됐다.

20일 류현진의 국내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에이스펙코퍼레이션 측은 스포츠한국과의 통화를 통해 "곧 다저스 측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할 것이다. 이번 주 내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류현진과 관련해 다저스 측이 공식발표를 할 것임을 확인시켜줬다.

시즌 아웃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그런 부분은 맞다. 그러나 구단 측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도 안했는데 저희 측에서 말을 잘 못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마 우려하시는 상황(시즌 아웃)인게 맞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류현진은 어깨 부상을 당했을까.

국내 무대에서 혹사 아닌 혹사당한 류현진

이미 고교시절 토미존 수술을 받은 바 있는 류현진은 2006년 프로데뷔와 동시에 200이닝 이상(201.2이닝)을 던지며 에이스이자 마당쇠 역할을 했다.

국내 무대에서 18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무려 5회로 고작 7년 있었던 KBO리그에서 대부분을 이닝이터로 보냈다. 류현진 데뷔 후 류현진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없을 정도였다. 이에 자연스레 그의 어깨는 피로누적이 되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더 강하게, 더 많이, 덜 쉬고 던진 류현진

2013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 류현진은 아무래도 더 강하고 수준 높은 무대에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하게 던져야했다. 국내에서는 일명 '스위치를 껐다 켰다'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공 하나하나에 전력투구를 해야 했다. 즉 지난 7년과는 다르게 더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던 것.

또한 고작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여야하면서 덜 쉬고 더 강하고 더 많이 던져야만했다. 4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 3.51, 5일 휴식 후 3.20, 6일 이상 휴식 후 2.48의 기록이 그가 얼마나 4일 휴식에 부담감을 느꼈는지 말해준다. 본인 역시 "확실히 4일 휴식은 피곤하다. 5일 이상 쉬면 편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13시즌 192이닝, 2014시즌 152이닝을 던져 국내무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1이닝과 KBO리그에서의 1이닝의 부담감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도 모두 출전하며 KBO리그와 다른 10월 야구를 해야 했다.

남들보다 훨씬 이른 준비, 독이 되어 돌아오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류현진은 여느 시즌과는 달랐다. 지난해 10월 말 귀국 후, 고작 3달도 채 쉬지 않고 올해 1월 초 미국으로 떠났다. 일반적인 선수들이 2월이 돼서야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류현진은 1월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경력과 200이닝 도전에 대한 욕심은 그를 더 채찍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른 준비가 결과론적으로는 더 독이 되고 말았다. 3월 시작된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도중 불편함을 느끼고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더 이상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처음엔 4월 말에 돌아올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복귀시기가 계속 늦춰졌고 결국 시즌 아웃으로 판단되며 2015 시즌 류현진의 기록은 공백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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