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드디어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미국 무대에 첫 선을 보였다. 강정호는 3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타수 무안타로 첫 역할을 마친 강정호는 4일 새벽 플로리다 주 더네딘에서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인 자몽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분위기는 좋다. 강정호 스스로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타석에 들어설 때 많은 팬이 환호해 기분이 좋았다"며 다소 들뜬 소감을 밝힌 뒤 "앞으로 열리는 시범경기가 재미있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 역시 "강정호가 훈련 프로그램과 선수단 미팅 등 정규리그를 대비하는 전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강정호에게는 의구심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아직 아시아 유격수가 성공한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 이와 연계돼 항상 언급되는 것이 바로 ‘타구 질’에 따른 유격수 수비의 차이다.

워낙 괴물같은 타구가 빗발치는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에게 날아오는 송구 역시 국내무대와 속도가 차이날 수밖에 없다. 과연 강정호가 비록 시범경기지만 메이저리거들이 주축이 된 경기에서 확연히 다른 타구를 얼마나 튼실히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정호는 피츠버그가 누누이 얘기했듯 당분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2루와 3루 수비력도 갖춰져야 한다. 물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 3루수를 주로 봤고, 2루 수비 역시 자신감을 드러낸 강정호지만 실질적으로 빅리그 레벨에 부딪쳤을 때 2루와 3루수비가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강정호 본인에게나 피츠버그에게도 최상의 시나리오는 주전 유격수를 꿰차는 것이다. 결국 빅리그 평균적인 유격수인 조디 머서(2014시즌 메이저리그 유격수 평균 성적 타율 0.251 출루율 0.306 장타율 0.363, 머서의 2014시즌 성적 타율 0.255 출루율 0.305 장타율 0.387)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국내무대에서 통산 장타율 5할(0.504)을 넘겼던 ‘파워’가 얼마나 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엄청난 구속과 휘어짐이 다른 변화구를 담장 밖으로, 혹은 장타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증명되어야한다.

결국 강정호는 시범경기를 통해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로 제기되어 왔던 기본적인 유격수 수비의 완성도, 멀티 포지션 소화능력, 40홈런을 때린 파워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내야 한다. 다소 가혹한 과제이면서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전세계 야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서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거뜬히 버텨내야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있다. 강정호는 과연 왕관의 무게를 버텨낼 수 있을지 시범경기를 통해 증명될 것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