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후 어린이 장건강 관리는
설사때는 반드시 전문의 찾아 정확한 진단 필요
사람많은 곳 피하고 육류·어패류는 익혀먹어야

여름철 장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갓 돌이 지난 남자아이의 엄마인 직장여성 이진수(32)씨는 얼마 전 아이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물놀이시설을 다녀온 후 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프다고 칭얼댔다. 대수롭지 않게 감기 정도로 생각한 이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로부터 장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다행히 1주일 정도 지나자 아이의 상태가 좋아졌지만 병원을 안 찾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를 친다.

이번 주를 고비로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찜통더위가 시작되면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는 식중독과 함께 장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등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어린이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올 여름 장바이러스에 의한 무균성 뇌수막염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평소의 8배에 이르고 있다. 또 중국 대만 등지에서는 장바이러스로 인한 수족구병이 무섭게 퍼지고 해외여행시 주의가 요구된다.

장바이러스는 특별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게 문제다. 또 장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한다.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는 “장바이러스는 여름철에 유행하는 만큼 자기 몸의 상태를 잘 표현하기 힘든 5세 이하의 어린이가 감기증상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감염률은 남녀 구분이 없지만 남자아이가 장바이러스에 걸렸을 경우 유독 증세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장바이러스는 장염, 뇌수막염, 수족구병 이외에 비특이성 열성질환, 포진성 구협염, 호흡기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장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장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는 수영장과 같이 사람이 많이 운집한 장소를 가지 않는 게 좋다.

한편 찜통더위가 시작되면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식중독은 좋지 않은 음식물, 즉 유해물질이나 독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은 뒤 갑자기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는 병이다.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은 여름철은 식중독과 함께 장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어린이 건강에 남다른 주의가 필요하다.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가 뇌수막염에 걸린 어린이환자를 청진하고 있다.
동서신의학병원 소화기센터 차재명 교수는 “식중독에 걸리면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가 생기면서 탈수가 되기 때문에 몸이 나른해지고 식은 땀을 흘리며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탈수현상이 나타날 때는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주사하거나 이온음료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은 식중독과 증세가 비슷한 만큼 설사 등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은 대부분 포도상 구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포도상 구균은 상처에 잘 자라므로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서는 안 된다. 여름철 식중독이나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을 청결하게 보관하고, 조리하기 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냉동육류를 조리하기 전 실온에 방치하지 말고 하루전 쯤 냉장실로 옮겨 녹인다. 또 여름철에는 육류나 어패류를 완전히 익혀 먹는 생활습관을 들여야 한다.

■도움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