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K항공사의 서류지원자수가 1만 명이 넘으면서 항공사 취업에 대한 열망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랐다.

1만 명이 넘는 지원자 안에서 도대체 누가 100명 남짓한 최종 관문을 통과할까. 승무원을 꿈꾸는 이,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단연코 궁금해 할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생겨나면서 이제 대형항공사 외에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난 것은 분명 지원자에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필자가 승무원을 지망하는 많은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면서 느낀 점은 하고 싶은 이들은 많지만 정작 더 많아진 회사의 공채 바람속에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지원자는 극소수라는 것이다.

이정경 교수(가운데)와 국민대 항공서비스경영 학생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항공사의 채용 공고에 뜨면 ‘아차’하고 준비를 시작한다. 서류지원-1차면접- 대개는 2차 면접, 많게는 3차 면접까지 이뤄지는데 이 많은 절차를 공고를 보고난 뒤에 준비하게 된다.

이렇게 바빠진 학생은 갑자기 예상치 못한 공채가 하나 둘 더 나오면서 패닉에 빠지게 된다. 항공사마다 추구하는 인재상과 개성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공채 폭풍 속에 정작 자신을 드러내기는커녕 자신이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는 2006년(LCC가 없던 시절) 한국의 두 대형항공사를 목표로 승무원 준비를 했다. 이례적으로 두 회사의 채용이 하루 차이로 발표되고 면접일정 및 입과 날짜까지 같은 날이었다.

그 당시에 승무원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은 두 항공사를 모두 지원했다. 당시 두 항공사 면접 일정이 많이 겹쳐 면접장에서는 한 회사의 면접기회를 놓쳐버려 속상해 하는 이들, 면접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계만 바라보며 허둥대던 이들이 실제로 많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필자는 두 회사의 면접을 아주 여유롭게 준비하며 면접날도 필자가 원하는 날에 보게 되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채용 공고가 나오기 전에 각 회사에 대한 분석 및 서류지원 항목까지 모든 준비를 완벽히 끝낸 뒤 다음단계인 면접 준비를 하며 반대로 공고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두 회사 채용의 시작과 함께 A항공사는 바로 지원해 첫날, K항공사는 느지막이 지원해 두 항공사의 최종 면접까지 겹치는 일 없이 모두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필자가 면접일정에 끌려 다니기만 했다면, 그 해 두 항공사에 모두 합격하는 행운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지원 순서가 아닌 방법으로 면접 순서가 결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첫 전형의 시작인 서류지원부터 후에 면접관과 대면하게 되는 그날까지 본인이 머릿속에 계산하며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서 1만명에서 100명안에 드는 지원자는 과연 있을까.

우연이 아닌 매 단계에서 최선을 다하던 순간순간의 준비와 노력이 합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제 미리 준비하지 않는 이에게 달콤한 열매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정경 국민대 평생교육원 항공서비스경영 실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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