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호 작가, 사진집도 출간 예정

속칭 '청량리 588'로 불렸던 서울 동대문구 소재 성매매 집결지의 1980년대 모습을 찍은 사진전이 열리고 사진집도 잇달아 출간된다.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조문호(68) 씨는 1983~1988년 이 일대를 기록한 사진으로 25일부터 3월10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2층에서 '청량리 588'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고 같은 제목의 사진집을 눈빛출판사에서 낼 예정이다.

이 일대에서 조씨가 찍은 사진에는 당시 거리 풍경, 오가는 사람과 성매매 여성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조씨는 "당시 찍은 사진으로 1985년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1990년에는 전시회를 열었지만, 주인공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면서 "사진집 출간과 전시회를 계기로 그때 못다 한 그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씨는 "사회적으로 소외당하고 멸시받아온 여성들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며 "세월에 파묻혀간 그 시절 장면들은 우리 사회사의 중요한 기록이고 역사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여성들과 소통하려 노력했다"며 "촬영할 때는 해당 여성의 동의를 얻어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사진집에서 해설을 맡은 사진 비평가 이광수 씨는 "'윤락녀'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사진가는 그들이 사는 시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을 기록했다"면서 "그 안에서 택시도 지나가고 세탁소도 보이고, 촌에서 올라온 노인이 길도 묻는다"고 적었다.

전시회에선 총 67점의 사진이 내걸린다. 조씨는 19세 미만은 관람 불가라고 전했다.

사진집은 '눈빛사진가선 11'로 25일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조씨는 역시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아내 정영신 씨와 30여 년간 전국 5일장을 돌아다니며 장날 풍경과 다양한 사람들 등을 기록한 전시를 열었다.

조씨는 이외에도 그동안 아시안게임, 강원도 동강, 인사동 등을 소재로 한 사진을 촬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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