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수사대 반장 박강윤 역 맡아

"성장해가는 신입 경찰 잘 소화한 최우식 보며 뿌듯"

"브로맨스 비결은 즐거운 현장에 있어"


배우 조진웅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조진웅이 새해 첫 개봉 영화 '경관의 피'로 '사라진 시간' 이후 1년 6개월 여만에 관객들과 만났다. 조진웅, 박희순, 박명훈 등 충무로의 에이스들과 최근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우식이 주연을 맡은 '경관의 피'는 지난 5일 개봉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파이더맨: 노웨이홈'과 엎치락뒤치락 1위를 놓고 경쟁 중이다.

영화 '아이들'(2011)의 이규만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박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으로 최근 언론시사회와 개봉 이후 "새해 벽두 빛낼 리얼 범죄 수사극” “명품 수트만큼 잘 뽑힌 범죄 스릴러” “흑과 백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회색지대에 서 있어야만 하는 경찰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한다” 등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조진웅은 '명량'(김한민 감독/2014), '암살'(최동훈 감독/2015) 등 두 편의 천만 영화와 관객 18만명이 관람한 예술 영화 '사라진 시간'(정진영 감독/2020), 그리고 안방 극장 시청자에게 그를 가장 강인하게 각인시켜줬던 tvN 드라마 '시그널'(연출 김원석, 극본 김은희)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부터 좋은 시나리오와 제작진과의 의리로 똘똘 뭉친 작품까지 종횡무진 활약을 보이며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

지난 7일 배우 조진웅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경관의 피'의 출연 과정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배우 이제훈과, 영화 '퍼펙트맨'에서는 설경구와 멋진 브로맨스 호흡을 펼쳤던 그는 '경관의 피' 최우식과의 숨막힐듯 쫀쫀한 브로맨스 호흡에 꽤 만족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였다. 조진웅은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1시간여 동안 여러 차례 파안대소의 웃음을 보여줬다.


-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위여서 기분이 좋았겠다.

▲ 개봉을 앞두고 울컥했었는데 첫날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이어서 힘든 상황이었지만 1위를 해서 정말 기분 좋다. 한국 영화를 향한 뜨거운 관심에 정말 감사하다.

- 이규만 감독과는 경성대 동문이라는 인연이 있더라.

▲ 학교 다닐 때부터 잘 만나고 지냈던 선배님이다. 후배들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분인데 이번에 방대한 내용의 시나리오를 2시간 내로 획기적으로 잘 모으셨다. 캐스팅 당시 감독님을 만나서 박강윤이라는 인물을 빨리 현장에 가서 표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다.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는데 우리가 노리고자 했던 지점이 잘 짚어진 것 같아 행복했다.

- 박강윤은 범죄자 검거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불법도 개의치 않는 인물이다.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인물인데 표현에 어려움은 없었나.

▲ 박강윤이 저와 비슷한 점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저도 궁금한게 있으면 새벽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고민을 찾아간다. 연기는 가슴과 이성이 만나야 하고 거기서 오는 팽팽한 기류가 있어야 한다. 연기할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캐릭터를 파야 하고 끝까지 가봐야 한다. 그래서 불나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어렵고 힘든 것을 알면서도 또 새로운 캐릭터를 맡게 된다. 그런 면에서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감정 이입을 위해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 배우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했다. 경계에 서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 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 동료들과 내 자신을 믿었다. 이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믿었다.


- '끝까지 간다'와 '시그널'에 이어 또 경찰 역이다. 차별을 두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 특별한 부담은 없었다. 변별력을 위한 노력도 따로 하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감독도 전작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가져와서 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잘 분석하고 공부하면 길은 보인다. 이번에도 현격하게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실수 있을 것이다.

- 최우식과의 브로맨스는 전작들을 뛰어넘는 긴장과 반전이 있다.

▲ 상대 배우와의 화학적 반응은 캐릭터마다도 다르고 호흡 맞추는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다 다르다. '전작보다 더 잘 해야지'라는 생각은 있을수 없다. 전혀 결이 다르다. 이번에 최우식과 작업할 때 이런 시너지들이 있었다. 실제로 저보다 후배이다보니 '밥은 먹었냐'라고 물으며 자연스럽게 챙기게 됐다. 자연스럽게 나올수 있는 이런 마음들이 우식씨와 저와의 케미를 뒷받침해줬던 것 같다. 되게 재미 있었다. 우식이가 최민재를 소화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고 그것이 작품을 관통하는 흐름을 잘 이해해서 캐릭터 자체를 성장시켰을 때 선배로서 굉장히 흐뭇한 느낌이었다.

- 매번 뛰어난 브로맨스 호흡을 펼치기 위한 특유의 비결이 있다면.

▲ 현장은 무조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 촬영 장면도 힘들고 표현해야 하는 내용도 쉽지 않은데 현장 생활까지 심각하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주연배우로서 나름 해야될 임무들이 있지 않나. 제가 현장을 즐기고 또 즐겁게 만들려면 스태프와 호흡, 협연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을 잘 이끌고 가는 것이 중요한 지점 중 하나다. 제가 안으로 뛰어들어서 작업할 때 같이 협업해야 한다. 현장 분위기가 장면으로, 또 작품으로 엮어져서 관객분들께 자연스럽게 가지 않나 싶다.


- 박강윤은 배우 조진웅의 장점을 망라한 캐릭터다. 187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파워풀한 매력과 '범죄와의 전쟁', '끝까지 간다'와 '아가씨' 등 악역 캐릭터와 '블랙 머니' 등에서 선보인 강직한 선한 인물을 오가는 이중성, 경찰 조직 중간 수뇌부로서의 카리스마 등을 선보였다. 인물 표현에 있어서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면.

▲ 박강윤이라는 인물의 소신과 목적의 줄기는 분명히 보여져야 했다. 이 인물의 소신과 신념, 가야할 목적은 분명한데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가 고민 지점이었다. '박강윤은 악한 인물인가'라는 질문도 계속 가질수 있도록 해야 했기에 잠시도 헷갈려서는 안됐다. 매순간 감독님과 표현의 정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이야기하고 선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이 있었다.

- 액션 연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 이번에 액션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무술 감독이 시키는 대로 평소 하던 대로 했다. 최우식은 유도 베이스의 액션이 많았는데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많이 받았다. 연습을 충분히 했기에 현장에서도 잘 하더라. 저는 덩치가 크잖나. 액션 하시는 분들이 저를 제압해야 하는 장면에서 꼭 두세 명이 함께 온다. 저보다 덩치 큰 사람이 별로 없잖나. 무술 감독님이 늘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인다고 하시더라.(웃음)

-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신이 있다면.

▲ 힘든 액션 장면을 찍고 나서 몸에 멍이 들어 있고 하면 막 신나고 그런다. 뭘 한 것도 같다. 감정신은 잘 해내고 나면 신명나고 즐겁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한 목적으로 정진한다. 과정이 행복하다. 반대로 매일 한강 다리를 쳐다볼 때도 있다. 어려운 신을 앞두면 지금 나한테 사고가 일어나면 안될까 상상도 한다. 결국에는 현장의 스태프, 감독, 상대 배우를 믿는 방법 밖에 없다.

- 지난해 예쁜 딸을 얻었다. 지금 한창 자라고 있을 텐데 자녀가 주는 행복도 상당할 것 같다.

▲ 아이가 뒤집기를 할까 하고 궁금해 하고 있으면 뒤집고 일어설까 싶으면 걷고 뛰고 말을 한다. '아빠 어디야' 소리를 한다. 새해 목표는 우리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다. 너무 행복하고 눈에 밟힌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말을 알 것 같다. 아이를 바란지 너무 오래 됐는데 얻은 아이다. 아빠 나이가 많아서 조금 안고 있어도 힘들긴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

- 언론 시사회, 라디오 홍보, 무대인사 등에서 '경관의 피' 팀 팀웍이 정말 좋다. 정말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는 게 느껴진다.

▲ 무대인사에서는 무조건 팬 서비스를 해드려야 한다. 웃길 수 있으면 웃겨 드려야 한다. 영화 한 편을 보러오는 게 쉬운 시기가 아니잖나. 영화를 보러 와주신 관객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기회만 된다면 GV 행사도 꼭 열고 싶다. 우리 영화의 N차 관람을 꼭 권하고 싶다. 관객과 너무 만나고 싶다. 우리는 그걸 할려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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