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방송 포스터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공중파 드라마국이 대대적인 편성 변화에 나선다. tvN·OCN 등 케이블 채널과 JTBC를 필두로 한 종편 드라마의 흥행 속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진 이들이 '편성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

지난 2월 금토극을 새 편성한 SBS는 여름 시즌 월화극을 잠정 폐지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MBC는 평일 미니시리즈 방영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앞당긴 데 이어 저녁 일일 드라마 폐지를 단행한다. 대신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아침 일일극 부활을 예고했다. 위기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중파 드라마국의 변신이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 SBS : 여름 월화극 폐지→월화 예능 편성

SBS는 지난 2월 첫 금토극 '열혈사제'를 편성,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올 여름에도 파격 변신에 나섰다. '평일 밤 10시=드라마'라는 편성룰을 깨고, 방송 3사 최초로 '월화 밤 10시 예능'을 선보인다.

이서진, 이승기.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새로 선보일 월화 예능 '리틀 포레스트'는 기존 미니시리즈처럼 일주일에 두 번, 총 16부작으로 방송된다. 배우 이서진, 이승기가 출연을 확정했으며, 맘껏 뛰놀 곳 없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HOME 키즈 동산 조성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지난 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공개 모집을 시작했고, 지원 메일만 1만여 건을 넘는 등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열혈사제'로 편성 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SBS가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MBC : 밤10시→9시 땡기고, 저녁 일일극 '안녕'

MBC '봄밤' 정해인, 한지민. 사진=윤수정 기자 pic@hankooki.com
MBC는 40년간 공식처럼 유지돼 왔던 평일 밤 10시 미니시리즈를 9시로 옮기는 초강수를 뒀다. MBC 월화드라마 폐지설도 제기됐으나, MBC 측은 드라마 편성 시간대를 1시간 앞당길 예정일 뿐이라고 정정했다. 편성 시간 변경에 대해 MBC는 "노동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여가 시간이 길어진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며 "과도한 경쟁 속에 치킨게임 양상으로 변해가는 드라마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월화·수목극 편성 변경 첫 주자는 지난달 22일 첫 방송된 한지민·정해인 주연의 수목극 '봄밤'과 3일 첫 방송한 정재영·정유미 주연의 월화극 '검법남녀 시즌2'다. 두 작품 모두 월화·수목극에서 각각 시청률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 시청률 반등을 노린 MBC의 '한 수'에 비해 다소 부진한 결과다.

여기에 더해 MBC는 또 하나의 변화를 꾀한다. 저녁 일일 드라마 폐지를 단행하고 지상파 가운데 유일하게 아침 일일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는 SBS와 정면 승부한다. 이로써 현재 방송 중인 '용왕님 보우하사'를 끝으로 MBC의 저녁 일일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빈 자리는 오는 7월 15일 첫 방송하는 MBC 아침 일일 드라마 '모두 다 쿵따리'가 채운다. 부활한 아침드라마는 전과 같이 오전 7시 50분부터 전파를 탄다.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 변화에 따른 고민의 결과"라는 MBC의 전략이 맞아 떨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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