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맨 인 블랙’은 건재했다. 윌 스미스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감독 F. 게리 그레이)이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맨 인 블랙3'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리부트 시리즈다. 영국 런던을 주 무대로, 기존의 설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 MIB 에이스 요원 H(크리스 헴스워스)와 신참 요원 M(테사 톰슨) 콤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들과 함께 새로 합류한 리암 니슨은 두 에이전트와 함께 위험에 빠진 런던을 구하는 본부장 ‘하이 T’로 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M의 어린 시절과 그가 요원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그토록 바라던 요원이 된 M. 의욕이 넘치는 M과 탁월한 능력에 섹시한 매력까지 갖춘 H는 한 팀으로 뭉친다. 두 사람은 조직 내부에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역대급 작전에 나서게 된다.

‘맨 인 블랙’ 시리즈의 매력은 단연 기상천외한 배경과 재기발랄한 설정이다. 이번에도 지구 곳곳에 외계인이 숨어 살고 있다는 독특한 상상력과 악동 같은 외계인을 잡는 강력한 액션으로 무장했다. 이전 시리즈에서 기괴한 이미지로 ‘B급’ 느낌을 물씬 풍겼던 외계인들은 한층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시선을 빼앗는다. 초반부터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외계인 베이비 루카와 강아지 외계인 프랭크, 재치 넘치는 포니까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인형 같은 외모로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며 관객을 반긴다.

가장 도드라지는 건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의 호흡이다. 지난 2017년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각각 토르와 발키리로 만났던 둘은 이 영화에서 MIB 요원으로 색다른 스파크를 만든다. 전편의 레전드로 불리는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콤비 그 이상의 시너지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에게 각각의 서사와 임무를 독립적으로 부여하면서 무게중심을 골고루 실어 탄탄한 버디물을 가능케 했다.

사진='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스틸
특히 테사 톰슨이 연기한 M은 눈에 띄는 캐릭터다. 어린 시절 우연히 부모님의 기억을 지우는 요원들을 보게 된 그는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 끝에 MIB 본부를 찾아낸다. 똑똑하고 열정적인 그는 뛰어난 능력으로 지구는 물론 우주까지 종횡무진하며 요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항상 혼자 일하던 H는 끝내 “우린 ‘맨 앤 우먼 인 블랙’”이라고 소개하며 M을 풋내기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한다. 주체적인 성격과 뛰어난 능력 등 M은 외부적인 설정이나 주변 백인 남성 캐릭터에 매몰되지 않고 한층 풍부하게 다뤄진 여성 캐릭터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처럼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특유의 유머 코드는 물론 M의 성장사를 담은 드라마까지 담아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선사한다. 새로운 콤비의 파트너십과 예상 못한 반전의 묘미까지, 마지막까지 즐길 거리가 많다.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을 즐기는 데 무리는 없다. '맨 인 블랙'이 SF액션물의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와 그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좋은 기회다. 12일 개봉.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