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엔드게임'이 24일 개봉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올해 개봉작 중 이만큼 영화팬들을 설레게 하는 작품이 또 있을까.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어벤져스: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가족들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딸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쳐주던 그는 잠깐 사이에 증발해버린 아내와 아이들을 찾아 헤매고 슬픔에 빠진다. 비극의 원인은 마블 빌런계 최고 보스 타노스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는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소멸시켜 버렸다. 그로부터 5년 후, 생기 넘쳤던 지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타노스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히어로들은 다시 힘을 모으기로 하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이 때 등장한 앤트맨이 양자 영역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뿔뿔이 흩어져 있던 히어로들은 다시 한 번 타노스를 상대로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MCU)의 22번째 작품으로 인피니티 워 이후 지구의 마지막 희망이 된 어벤져스 조합과 빌런 타노스의 최강 전투를 그렸다. '아이언맨'(2008)을 시작으로 약 10년에 걸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대장정의 피날레로, 오랜 시간 마블을 사랑해온 팬들에겐 더없이 특별한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벤져스:엔드게임’은 마블 판타지의 최정점에 이른 작품이다. 전편과의 연속성, 참신성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 각 캐릭터성이 최고로 발휘된 히어로들, 마블 특유의 유머코드 그리고 인간사회와 마블 세계관을 아우르는 진정성 가득한 드라마가 유쾌하고 조화롭게 담겼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100% 촬영했지만, 시각적인 볼거리는 인피니티 워와 비교 불가다. 시리즈 중 가장 웅장하다. 제작진은 마치 “이게 마블이야!”라고 외치듯 마블만의 화려한 그래픽과 흥미진진한 상상력을 스크린 가득 채워 넣었다. 특히 후반 30여분간 휘몰아치듯 펼쳐지는 전투신은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이다. 마블 영화 사상 최고의 신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 캡틴 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앤트맨, 블랙 팬서, 헐크, 토르, 캡틴 마블 등의 얼굴이 하나씩 찬찬히 잡히는 장면은 비장미 가득하면서도 마치 마블 팬들을 위한 헌사인 듯 애틋하기까지 하다. 반가운 얼굴 로키(톰 히들스턴),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비롯해 ‘마블의 아버지’ 스탠리의 깜짝 카메오 출연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역대 마블 영화 중 최장 러닝타임(3시간58초)을 자랑하는 이 영화가 물리적인 시간보다 짧게 느껴지는 이유다.

“스낵과 휴지를 준비하라”던 제작진의 관람 팁도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기본 골격은 그대로지만 분열로 가득한 세상, 각기 다른 형태의 선이 모여 공공의 적을 상대하는 공동체주의 철학은 한층 확장된 스케일로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남긴다. 여기에 ‘중대한 최후’를 맞는 핵심 캐릭터와 “인생은 해피엔딩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마지막 대사가 기어코 울컥하게 한다. 쿠키영상은 없다. 영화는 24일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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